아이가 피곤하다며 축구경기에 가기 싫다고 했다.
날도 들쑥날쑥한 것이 감기 걸리기 쉽상일 것 같고
정말로 아이가 피곤해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러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기어이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지지난주 경기전에 한 아이가 공을 빼앗고 놀리고 했는데
지난주 연습 끝나고 가려는 아이를 또 그렇게 놀렸는지
아이가 분해하면서 울었댄다.
아이엄마가 그 아이 엄마에게 주의 시키라고 얘기하니
우리애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니라며
“또 설사 그런다해도 팀 전력에 무슨 문제 있어요?” 했댄다.
내아이를 놀리는 아이가 축구를 잘하긴 한다.
그런데 내아이만이 아니라 여러 아이들을 놀리고 울리고 한다.
아이들 축구 하는데서 다른 아이들 울리고 한다고해도
팀전력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엔
내아이가 축구 잘하니 축구 못하는 애들이 울건 싫증을 느끼건
그런 것쯤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생각하나보다.
전에 들었을 때 미국 온지 10 년 좀 넘었다고 한 것 같은데…
그저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가보다.
한국사회가 워낙에 치열하니 그럴 수 있지만
10 년쯤 지났으면 이제 좀 “나” “우리”의 범주를 넓힐 때도 되지 않았나?
스킬 익힌 내 아이 하나 경기 잘하는 것보다
다른 아이들과 팀웍을 배우는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지금처럼 한국아이들이 많아지기 전엔
부모들끼리 다같이 모여서
모든 아이들을 응원해주고 그랬다.
다른 아이 이름을 잘 모르는 나는
이름은 못부르고 다른 아이가 공을 잡으면
같이 박수쳐주고 그냥 환호 질러주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부모들과 떨어져서
다른 곳에서 외국인 부모들과 같이 응원한다.
자기아이만 유별나게 응원하고 소리지르는 게
내 눈엔 좀 안좋아보여서이다.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니 외국인 부모들이 떨어져 있겠지…
인종에 상관없이 같이 잘 놀고 학교에서도 인기 좋은 아이를 보며
굳이 그아이에게 “한국인”임을 심어줘야할 이유가 있을까?
더구나 그런 못된 한국아이를 겪고있는 아이에게?
단지 우연의 연속인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않좋은 경험을 하는 곳은 한국아이들이 많은 곳에서이다.
한국계 2세들 있는 곳, 한국인이 없는 곳에선 아주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
내 아이가 앞서가는 그룹에 속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기는 것, 1등 하는 것보다
규칙을 지키고 진 것, 틀린 것, 실수한 것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라고 가르치고있다.
하지만 내 아이가 바닥을 기고 있으면 그때도 그럴 수 있을까?
글쎄…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은 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