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6살 아이 키우기

  • #84399
    30something 142.***.3.15 7261

    고아원에서 9개월 되었을 때 입양해 온 아이입니다. 결혼하려는 여자가 한 5년 전에 아이들 둘을 중국에서 입양했거든요. 

    아무래도 caregiver들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 해서인지 성격이 상당히 날카롭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자기 물건에 손 대는 것을 잘 참지 못 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요. 아무래도 early attachment issue 에 기인하는 문제들 같습니다. 
    한 1주일 정도 처음으로 집에서 계속 같이 지내봤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네요. 일에 집중도 못 하겠고 계속 놀아주기를 요구하는 탓에 육체적으로도 고달프고요. 원래 애들 가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결혼하기도 전에 애들이 둘이나 생겨버렸으니 참 난감합니다. 애들을 위해 힘들지만 최선을 다 하는 약혼자를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막상 뛰어드려니 겁부터 납니다. 혼자 사는데 너무 익숙해서겠죠.
    p.s. 저나 약혼자나 둘 다 citizenship 이 있고요, 저는 중학교까지 한국에서 살다가 이민을 왔습니다. 법적인 신분이나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결혼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힐 필요가 있어 보여서 추신합니다.
    • Block 98.***.168.69

      입양에 대한 경험이 없어 그 아이가 더 sensitive한지는 모르지만 아이를 키워보면 4~6살 때는 소유욕이 스스로 절제할수 있는 능력보다 클때라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서 때도 잘 부리고 남과 타협하지는 않고 자기 주장만 강할때죠… 한 1~2년만 더커도 자기 절제력과 사회성은 엄청 좋아집니다.
      애를 키우면서 일에 집중하는건 불가능(?)합니다. 방법은 애와 놀아줘서 애를 지쳐 떨어지게 하는 방법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죠… 애를 키우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한없는 사랑을 줄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많은것을 희생할 준비가 돼야 애키우는걸 시작할수 있다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입양 자격이 결혼을 한 가정만 가능한데 미국은 아닌가 봅니다?

    • 엄마 69.***.36.255

      Block님 말씀대로 4-6살때가 제일 소유욕이 강합니다. 우리 둘째가 6살에, 첫째가 11살인데,
      첫째가 웬만하면 둘째한테 지네요. 6살의 둘째가 징징 거리면서 짜증네면, 첫째가 그냥 지는게 편하니깐 다 해주네요. 근데, 저희 첫째가 6살때는 동생한테 안지려고 하고 그랬거든요. 아마도 그 시기가 지나면 아이들이 다들 자기 성격도 형성이 되면서 어른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10살을 경계선으로 생각하는 것도 많이 어른스러워지네요.

      자기가 낳은 내 자식도 애 키우는 게 쉬운일은 아니니깐요. 그래도 입양해서 키우시겠다고 맘 먹으신 것만으로도 참 대단한 결심을 하신 거라고 생각됩니다.

    • 30sthg 198.***.89.215

      두 분 경험담을 들으니 조금 안심이 돠네요. 약혼자가 원래 남편이 있었는데 심한 성격차이와 (전형적인 science phd 학생) 언어폭력으로 수 년간 고생하다 본인과 아이들을 위해 이혼을 하였습니다. 약혼자 성격은 조용하고 성실하면서 약간 완벽주의 성향이 있습니다. 전 좀 easy-going 하면서 즉흥적이고요.

      reactive attachment disorder (RAD)가 의심이 되어 아동심리학자를 만나보기도 하였다는데 오히려 의사가 엄마를 나무라기만 하고 별 도움이 안되었는 모양입니다. 가끔 큰 애하고 다투다가 ‘엄마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다른 엄마를 찾아나가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아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더군요. 자기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증거인데,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걱정이 될 정도로 둔감한 것 같습니다.

      그에비해 3살 짜리 동생은 “i’m sorry” 라는 말을 잘 하고, 언니가 소리를 지르거나 가지고 있는 물건을 달라고 요구하면 망설이는 것 없이 잘 건네줍니다. 다른 사람과 마찰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려는 성향이 평상시에 항상 드러납니다. 뭘해도 잘 웃고 농담이나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데 잘 때 마다 똥이나 방귀에 대한 말도 안돠는 우스갯소리로 중얼거리다 잠드는 편입니다.

      그런데 큰 애는 제가 농담을 해도 빤히 쳐다보다 울먹거릴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대화중에 context나 nuance를 포착해 내는 사회능력이 덜 발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물론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봐야겠지만요. 제 여동생 성격도 아주 흡사한데 나이가 들어도 근본적인 기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전문기술이나 지적인 능력보다 사회적인 능력계발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편이라 이런 증상이나 이슈에 무척 민감한 것 같습니다.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더 심각해져가는 요즘 세대들의 대인관계능력의 퇴화현상을 보면 경각심을 늦출 수가 없네요.

    • Block 98.***.168.69

      그렇군요.
      원글님의 답글을 읽으면서 제가 또한번 실수한게 아닌가도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의 다양성은 정의하기가 어려워 일반적인(무언이 일반적인지 정의하기도 힘들지만) 잣대로 뭔가를 비교한다는 것이 참으로 위헙하다는걸 알면서도 이번에도 쉽게 비교를 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6살의 나이가 아직 인성이 확립되지 않고 settle되는 시기이니 너무 근심하지도 말고 너무 방심하지도 말고 지금 하시는데로 사랑으로 잘 주의깊게 지켜봐 주시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랑 99.***.92.26

      여자가 입양한 아이들도 아이지만, 그 여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할거 같아서 그 원글님의 마음이 더 흥미로운걸 어쩔수 없네요.
      중국여자..이혼한 여자…그리고 애가 둘딸린 여자…거기다 입양한 아이들…그 아이들의 법적 아빠는 누가되는지, 양육비 책임은 어떻게 될지…그런 현실적인 것도 좀 궁금해지구요.

      애들이야 시간을 들이면서 인내하고 놀아주고 사랑한다는 걸 지속적으로 확신을 주어야할텐데…큰 애같은경우 짧은 시간에 될일은 아닐거 같습니다. 애들이 그런말하더라도 어른한테는 충격이 될지 모르지만, 애들은 그런 말이 어른에게 미칠 영향을 전혀 모르고 한말일수도 있고 단순하게 하는 말이거나 또는 때로는 어른의 사랑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물어볼수도 있고(이런 테스트할줄 아는 아이라면 정말 영악한 아이겠지요) 그런데…차근차근 인내있게 사랑으로 지속적으로 설명해주면 아이들도 점차적으로 알아들을거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여자분의 전남편의 성격을 묘사하는 방법이 좀 거슬리네요. 싸이언스 어쩌구 저쩌구…
      물론 원글님이 그 여자분에게 빠죠있고, 팔이 안으로 굽는건 어쩔수 없지만요.

      • 사랑 99.***.92.26

        제가 좀 삐딱하게 보는 버릇도 좀 있는데, 그게 아니고 기분나쁘시면 용서하시구요.

        사랑은 페이크할수 없는 겁니다. 잠자리에서 별 감언이설 떠는 것은 페이크가 가능하지만요. 애들에게는 절대로 페이크가 안됩니다. 혹시, 원글님이 그 여자를 정말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다른 외적인걸 원해서 그여자랑 결혼을 생각하시는거라면 당장 그만 두세요.
        사랑해서라도 힘든게 보이는데(원글님의 표현속에서도 보이고), 사랑하지 않고 딴맘이 있어서라면 6개월도 못가서 발병 날껑께. 중국여자랑은 아니지만, 애둘 딸린 한국여자랑 어떤 한국남자랑 그런 실제 케이스가 갑자기 생각나서요. 그놈의 영주권이 뭔지…

    • 그거시 64.***.211.64

      입양아라서 그런가라는 생각은 완벽히 내다 버리시고, 항상 진실되게 그리고 한결같이 대하십시오. 일방적인 것 같아도 결국에는 아이가 신뢰하게 될겁니다.

      제가 난 자식들인데도 그 성격으로 인해 너무 힘듭니다. 만약 입양했다고 하면, 쟈내들이 입양되어서 저런가 했겠죠. 엉성한 작전/배려, 이런거는 민감한 아이들에게 상처와 냉소만 키워줍니다. 진실되고 한결같이! 수십년이 걸리더라도.

      자기 혼자 버티지 못하는 날이 옵니다. 그 때 누구를 믿고 reach out할까요? I love you, you can count on me 말만 한 사람들이 아니라, 항상 변함없던 사람입니다.

    • 30sthg 142.***.3.15

      @Block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잘 압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진단을 하기 위해서 통계적인 접근을 도입하게 되면 “일반적”이거나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증상이나 대처방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과학을 공부하다 경영관리 쪽에 있으니 그런 식으로 문제를 접근하게 되네요.

      Block님의 말씀 덕에 개인에게는 개별성만이 존재할 뿐, 일반화할 수 있는 특성은 없다는 어떤 교육철학자의 말이 아주 오랜만에 상기되네요. 전문가로부터 확실히 진단을 받지 않는한 자꾸 아이의 행동양식을 문제화 시키는 생각방식을 버려야겠습니다. ^^

    • 30sthg 142.***.3.15

      @사랑님

      약혼자는 좀 보수적이고 독립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독일계 미국인이고, 서로 교제하게 된 것은 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전 남편이 워낙 폭력적이고 아이들에게 무관심해서 더 이상 그 사람과 아무런관계도 유지하고 싶지 않아 alimony는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학교 다닐 때 full scholarship을 받을 정도로 수재였는데다가 일도 잘 하는 편이라 주중에 full-time nanny를 둘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그 만큼 일을 많이 해야하니 잘 시간도 모자라 항상 지쳐있고 집안 일을 봐 줄 사람이 없는 상태입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지내면 장기적으로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혼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마음씨가 정말 곱고 배려심이 많아 연애할 때 종종 이견은 많았지만 언성을 높여 다투거나 폭력적인 언행을 본적이 없고 (이런 사람 정말 싫어합니다), 저처럼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여러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들 등등 같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여자들을 만나보고 데이트도 해 봤지만, 평생을 같이 집안에서 생활공간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가능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죠. 그 뿐 아니라, 자녀 양육에 대한 가치관, 노후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고요. 제 주변 식구들 중에 이혼한 분들이 많아 배우자에 대한 저의 기준이 좀 까다로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내 스스로를 서포트할 수 있는 경제적인 기반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 큰 아이들 둘을 맡게 되어 생긴 심적부담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네요. 약혼자는 그런 부담감을 저에게 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제 성격상 마음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하고 있는 중에 애들이 심심하다고 놀아달라 그러면 자꾸 제 부모님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좋은 부모가 되지도 못 하고 일에도 집중하지 못 하는 내 모습을 보면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도 큽니다. 젊은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겠지만, 제 인생계획과 주어진 현실 간의 차이가 커지는 것 같아 상실감도 드는 요즘입니다. 이제 혈압약과 스테로이드가 없이는 거동이 불편하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빠, 엄마라고 불렀던 부모님의 연로하신 모습을 보는 것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 사랑 75.***.95.28

        궁금하지만 답변을 원한건 아닌데, 답변을 해주셨네요. 아주 개인적인 일이고 결정인지라(정말로 영주권 때문에 결혼하는것이라 할지라도) 일일이 답변을 해주실 필요는 없으실텐데요.

        그런데, 많은 여자들과의 교제를 통해서 이분(처음에 내가 왜 중국여자라고 기억하게 된건지 모르겠네요)이 맞는 분이라고 판단하셨다고 생각하신다니, 본인께서 잘 알아서 하실줄로 믿습니다.

        다만, 그분과 결혼하는 결정을, 여러가지 조건(자신이 처한 조건, 그 여자가 처한 조건, 내가 그여자로부터 얻을수 있는것)으로만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성격은, 큰소리를 내면서 싸우느냐 마느냐 이런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들이 있습니다. 차라리 소리내면서 싸우는게 더 나을경우도 많구요.

        제 생각에, 이 결혼 유지하시기에 아주 힘들것 같습니다. 원글님은 서로 성격도 맞고 은퇴계획도 맞고 한다지만, 이런거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처음엔 맞는다고 생각했던것들이 그렇게도 다르다는걸 알게 될수 있어요. 문제는 그 다름을 극복해내는 사랑이고 희생인데, 저쪽에 그런 덕목이 별로 없으면, 또 이혼 당합니다. 아마 전남편은 이 여자에게 이혼당한걸로 추측되는군요. 이유야 전남편 이야기를 안들어봤으니 알수 없고요.

        부모님께서도 참 안타까움속에서 마지못해 승락하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 선택도 본인이 하시는것이고 그로인한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라는거 잘 아시리라 여깁니다.

        아이들은, 정말 이쁜애들은 아무 노력안해도 이쁩니다.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요. 근데 점점 자라면서 정말 미운짓하고 인내력을 시험할때가 많은데, 정말 내자식이 아니라면 정떨어지기 쉽습니다. 한번 마음속에서 정떨어지면 절대로 다시 정붙지 않고 아이들도 벌써 그걸 압니다. (난 경험도 않했으면서 너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게 문제입니다.) 정말 내자식이라고 생각하든지, 이 아이들을 구원해주는게 이땅에서의 내사명이고 내 운명이라든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런 힘든거 이겨내시기 힘들겁니다. 아이들 있는데서는, 일과 아이들을 저울질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행운을 빕니다. 산다는게 정답이 없이, 살면서 계속 실수하고 배우는 것이겠지요. 처음부터 선택이 잘못된줄 알면 누가 그런 선택하고 살았겠습니까.

    • 엄마 12.***.172.4

      … 좀 놀랬습니다…
      사랑님께서 원글님께.. 이 결혼은 유지하시기에 아주 힘들것 같습니다라고 적어두셔서요.

      어떤 사랑하는 커플, 어떤 결혼한 커플이든.. 정말 사람일은 모릅니다.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해서 남들에게 축복 많이 받은 사람들이 10년 뒤에는 죽이네 살리네 하면서 헤어지기도 하구요. 남들이 다들 쯧쯧거리면서 절대로 하면 안되는 결혼한다고 뜻어말리는 커플들이 죽을때까지 사랑하면서 사는 경우도 있구요. 선보고 그냥 이 사람 정도면 되겠다 하고 사랑도 별로 없이 결혼했는데, 정말 죽을때까지 친구처럼 잘 지내면서 사는 사람도 봤습니다.
      어떻게 제 삼자의 입장에서 남의 맘을 다 속까지 아는 것처럼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놀랬습니다.

      저는 원글님의 글을 읽고 느낀 점이 있다면,
      정말 현명하시고, 올바르신 생각을 하시는 분이시고, 약혼자 분의 힘든 부분도 참 잘 이해해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식도 어디로 굴러갈지 모르구요. 어떻게 자랄지 모르는 세상입니다. 아무리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라도 하루 종일 운다고 패서 죽이는 세상입니다. 내 자식이 아니면 정떨어지기 쉽다고 적으신 글에는 정말 그 말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해서 정떨어지는 거 아닙니다. 내 자식이 아니라도, 그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질문하고 알아보고 하시는 원글님 맘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와 약혼자님을 얼마나 생각하시는 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아시는 분은 입양아를 오랜동안 돌보고 키우셨고, 결국은 결혼도 시키셨고.. 그 입양아였던 분도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를 부모로 생각하고 정말 잘 하세요. 사춘기때는 반항도 했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찾아내서 만나기도 했구요. 그렇게 만나고도 자신을 길러준 부모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더군요.

      실제로 저희 아버지도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바빠서, 키워준 부모가 따로 계시는데, 낳아준 부모에 대한 정보다, 키워준 부모에 대한 정이 정말 각별하셨습니다. 한때 반항하고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으셨는데, 키워주신 부모가 정말 사랑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것에 대해서 항상 감사해 하셨습니다.

      원글님께서 힘든 선택을 했다고 해서 꼭 나쁜 길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자신의 생각와 신념을 굳게 하시고, 약혼자님을 서포트 하신다는 생각으로 힘내세요. 제일 첫글에 일주일 정도 함께 하셨다고 적혀 있으시니 아마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실껍니다. 좋은 부모가 따로 있겠습니까. 자기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래도 좋은 부모 되는건 정말 힘듭니다. 가끔 스트레스 쌓일때, 내가 낳은 내 아이에게 괜히 화풀이 했다가도.. 정말 미칠듯 미안해지는게 부모입니다. 입양해 온 아이라고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느 부모나 키우다 보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걸 쉽게 생각하는 사람 없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꼭 힘내세요. 길거리에 내버려지는 아이,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 굶어죽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원글님을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 ddanzy 76.***.36.72

        긍정적인 관점에서 인커리지 하시는 글 좋습니다. 다만 몇가지 딴지가 드는 생각은..

        “아무리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라도 하루 종일 운다고 패서 죽이는 세상입니다.”
        ==> 얼마전 기사를 인용하신거 같은데, 그 사건의 여러 배경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할수 있는게 아니고, 부부간의 신뢰자체가 이미 깨진 파탄된 가정의 경우로 이해되더군요. 부부가 서로 같이 살지도 않은 상태에서 밖에서 낳아온 자식이라는 말까지 있었구요. 그렇다고 아이를 죽인다는게 합리화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사랑과 신뢰가 이미 가정내에 없고, 증오만이 이미 가득한 가정의 경우였기 때문에 그 증오가 연약한 아이에게 표출된 걸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버지도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바빠서, 키워준 부모가 따로 계시는데,”
        ==> 실제로 댓글님에게 생기신 일이시라고 하시니, 그리고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부모가 “바쁘다”고 다른 부모에게 자식을 맡기는 경우는, 상상할수 있는 유일한 경우가 “조부모”에게 맡기는 경우군요. 삼춘부부나 이모부부도 조부모만한 사랑을 줄수 있는 부부가 없구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이 아버지 어머니 사랑보다 각별한 경우는 종종 주위에서 보게 됩니다.

        정상적인 경우의 친부모라면 어디 양부모의 보살핌과 비교할수 있겠습니까? 정상적인 친부모가 제데로 키울 입장이 아니고, 여러 이유로 상황이 안되니까, “차선책”중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양부모를 택하는 것이지요. (양부모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죽도록 서로 사랑해서 선남선녀가 축복속에서 하는 결혼도 요즘세상엔 그렇게 깨지는데, 그럼 문화도 서로 다르고, 다른 애들까지 딸려있는 그런 여자(!!! 이부분에서 불편한 감정이 드는게 어쩔수 없는 여자분들이 많겠지요. 그러나 애딸린 외국 남자도 마찬가지에요.)와 결혼한다면 얼마나 더 불안한 케이스인지는 상식적으로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예전의 중매 결혼이 연애결혼보다 오히려 더 불안요소를 제거한 결혼이고 안정적인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매결혼과 연애결혼의 당사자들이 결혼에서 가지는 기대수준자체도 차이가 있고요. 기대수준이 높을수록 실망도 급속도로 높아지지요.) 낙관적으로 희망을 가지는 것은 본인들에게는 정말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미 주사위가 던져지지 않은 상황속에서 주사위가 던져지는 상황을 보는 주위의 사람들은 마냥 낙관적일수는 없지요. 주사위가 1-6까지라는게 뻔한데, 7 이나올수도 있을거라고 좋은 말만 해주어야 하겠습니까?

        게다가 이 남자분 잘해야 30대 중반이신거 같으신데…
        (영주권은 가지고나 계신분인지 자꾸 궁금해지는것도 어쩔수 없구요. 행여나…”밑져야 본전”, 아니, “밑져도 영주권은 건질수 있쟎아”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조심하세요. 영주권보다 인생의 더 큰것을 잃어버릴수 있습니다. 뭐 꼭 원글님께 드리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서 살다보니 어쩔수가 없군요.) 세상에 놀랠일많은데, 그리고 애키우다보면 놀랠일많은데, 이정도가지고 놀랬다고 하시니 저도 놀래겠습니다.

        • 엄마 12.***.172.4

          에구,,, 딴지님,,, 저는 두 자식의 엄마된 입장에서 자기 자식이 아닌 아이를 둘이나 약혼자분과 함께 기르시는 원글님을 응원하고 싶어요. 패서 죽이는 세상이라는 둥, 저희 아버지 케이스 등등 이런건 단지 예를 든것 뿐입니다. 이런 것을 일반화해서 말하고 싶지 않구요~~(저는 몇가지 예로 일반화 시키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그렇게 들리셨다면 제 글솜씨가 부족해서 입니다.) 참! 저희 아버지의 양부모님을 한국적인 상황까지 고려하셔서 왜 친척이나 조부모로 생각하셨을까요? 정말 피 한방울 안섞이신 양부모님이셨는데, 그분들께서 낳으신 자녀들이 있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아버지를 사랑으로 보살펴 주셨답니다 – 이것도 절대로 일반화 해서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이런 예를 든것 뿐입니다. 저도 자식 낳고 키우기 전에는 몰랐는데, 키우다보니 참 제가 모르는게 많더라구요. 아무리 사랑으로 키우려고 해도 아이들은 그 아이들 나름대로의 성장단계와 개개인의 성격도 다 달라서 딱 잘라서 정답이 없어서 참 힘들더라구요. 그냥 원글님의 미래의 삶이 잘 될지, 못 될지 판단하기 전에 응원해드리고 싶었어요. 좋은말만 해드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구요, 제 생각을 적은것 뿐이랍니다. 참! 딴지님의 의견도 이해하고 존중한답니다. 이 세상 누구나 자신의 맘 속 생각은 다르니깐요. 그럼요.

        • ddanzy 75.***.93.163

          원글님 응원하고 싶은 심정 이해갑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아니면 내 생각엔), 그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은거지요.

          그런데, 정말 선남선녀가 처음부터 사랑으로 다른 힘든 조건 없이 한 결혼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세상에, 염불보다는 배고픔에 잿밥에 관심이 있어서 출가한 스님처럼, 어설프게 동정심이나 “나도 그런대로 착한사람이야”하는 심정으로 이여자와의 결혼생활에 도전했다가 결국 서로 상처만 받고 끝장날 가능성이 많아서, 정말 중요한 문제들…사랑과 희생이나 사명감이나 이런것들(스님에게는 잿밥보다는 염불)이 제기되는거구요. 특히나 조건들을 보고, “하다 안되면 말지뭐”…이런식의 태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오히려 이남자가 한번 아빠처럼, 또 다음번엔 저 남자가 또 아빠처럼,,,왔다가 사라지면 아이들에게 상처만 남깁니다. 물론 본인에게도 상처구요. 관람자의 입장에서 응원하기 이전에, 경기에 임하는 선수에게 선수본인의 마음자세를 한번 보라고 전하는 뜻이었습니다. 그 여자는 그 아이들이 그 여자의 선택이었으니 자신이 끝까지 지고 가야할 짐이자 큰 재산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그 여자와 짐을 같이 꾸려가고자 하는 전동반자와 어떤 이유(본인이 무슨 이유를 갖다 대든)든 관계를 (아마 이여자의 이니시에이션으로…그여자에게 물어보세요, 누가 이혼소송먼저 했는지.) 끊은상태입니다. 원글님이 그 여자를 정말 조건없이 사랑해서 결혼을 원한다(i doubt it though)고 해도 원글님과는 상관없이, 그 여자와의 관계는 그 여자의 다른 어떤 이유에 의해서 또 끊어질수 있구요. 아이들이 짐으로 판명될지 다른것고 비교할수 없는 재산이 될지는 그 여자의 몫이구요.

          표현상에 “바빠서”라고 하셨는데, 부모가 “바쁘다”고 자식을 버리면서까지 입양을 시키는 경우는 없죠. “바쁘다”는 것보다는 먹고살기 힘들거나 뭔가 절실한 피치못할 이유가 있었겠지요. 이 표현을 말그대로 받아들이면, 바쁘면 데이캐어에 보내는 요즘 세상이기때문에, 딴지걸수 밖에 없겠어요. 데이캐어 못보낼 형편이면 입양시켜야 되는건 아니니까.

          만약 원글님이, 미국에서 자라서 미국문화에 완전히 동화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사실 이런 댓글 달지도 않았을 겁니다. 미국사람들이야 이혼도 밥먹듯이 하고 결혼도 그냥 그때그때 편의상 하는게 다반사이니까. 그러나 원글님이 한국에서 자라서 영어도 네이티브수준도 안되고 미국의 자라는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다면? 영어쓸 중국아이들(이미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문화적으로 복잡한 상황이 되어버린), 이혼한 백인 여자, 그리고 그 속에서의 가정 이외에 받을 문화적 스트레스들…. 글쎄욥니다.

          • 엄마 12.***.172.4

            어머… .. 전 댓글 다는 거 그만 할께요.^^

    • 3살반 24.***.147.3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보통의 아빠가 그 나이 또래 아이들과 일주일을 놀아준다는 건 보통 힘든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아이는 3살 반쯤 되는데,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나 제가 잘 놀아주는 편이지만, 어느 분이 말한 것처럼 같이 놀아서 애가 먼져 지쳐 떨어지는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끝없이 놀아달라고 하는 것은 특별한 성장 환경보다도 어린 아이들에게 공통적인 특성이 아닐까 합니다.

    • 30sthg 142.***.3.15

      의외로 많은 의견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ddanzy 님

      >> 원글님이 그 여자를 정말 조건없이 사랑해서 결혼을 원한다(i doubt it though)고 해도 원글님과는 상관없이, 그 여자와의 관계는 그 여자의 다른 어떤 이유에 의해서 또 끊어질수 있구요. 아이들이 짐으로 판명될지 다른것고 비교할수 없는 재산이 될지는 그 여자의 몫이구요.

      이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 결혼에 대한 철학은 “사랑”에만 그 기반을 두지 않습니다. ddanzy님이 의미하신 것이 사랑의3가지 요소 중 –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신뢰 및 헌심(commitment) – “열정”에 제한한 것인지 아니면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통틀어 말씀하신 것인지 분명치 않지만, 본문에 추신으로 달았 듯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결혼하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제가 배우자에게서 원하는 조건은 그런 경과적이거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여자도 적잖이 교제를 해 봤고 (학교,직장,교회,소개팅 등) 다른 문화권 여자들과도 가까운 친구나 직장동료로서 지내봤지만, 저의 동반자로서 가장 신뢰가 가는 사람은 제 약혼자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열정적인 감정보다 책임감, 인내심 그리고 배려심 같은 퀄러티에 배우자 선택에 있어 훨씬 큰 비중을 둡니다. 감정은 호르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좋다가도 미워지고, 밉다가도 좋아지는 게 사람 감정이니까요. 그리고 약혼자가 이런 저의 조건을 만족시켜 줬기 때문에 진지하게 결혼을 고려해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ddanzi님의 우려가 영주권을 목적으로 한 결혼이 아니냐는 의문에서 기반한 것인 듯 하여 말씀드린 것이고요, 자녀들 양육에 대한 문제는 저의 친자식이든 입양한 자식이든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결혼의 동기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었기를 바라며, 그에 대한 불필요한 추측성 코멘트는 더 없으면 합니다. ^^

      • m 68.***.143.225

        원글님은 좋은아빠이자 훌륭한 남편의 자질이 충분히 있으신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혼녀분이 상당히 지혜롭고 따듯하고 생각이 깊으신분이라는 느낌도 들구요. 좋은분들끼리 서로 만나셨으니 아이들도 잘 자랄것 같습니다. 늘 조금씩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다보면 행복한 가정 이루실 수 있을거예요. 아이들도 잘 자랄거구요. 꼭 행복한 가정 이루세요~

        • 30sthg 68.***.86.222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 ㅡ1 75.***.80.86

        원글님이 좋은아빠이자 훌륭한 남편의 자질기질이 있는지는 전혀 알수 없지만, 상당히 날카롭고(섬세할수도 있고…세심하고는 좀 다른) 머리가 발달된 분인것 같습니다. (AB형 같애 ㅋㅋ).

        아이들은 아이들 수준의 어른을 좋아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을 품어주면서 또 자기수준으로 놀아주는 어른. 그리고 어른이 방향성도 꼭 지혜롭게 보여주어야 지요. 애들은 금방 웃다가 울다가 짜증내다가 화내다가 하니까.

      • -1 75.***.80.86

        그나저나 어머니가 여간 섭섭한게 아니겠습니다. 아버지들은 섭섭해도 그냥 겉으로 별 표현안하고 넘어가실수 있겠지만..
        제가 아는 이민 오신분의 아드님이 하버드나온 미국여자랑 결혼해서 사는데 항상 얼마나 마음아파하는지… 아들이나 며느리나 돈도 많이 버는데 경제적으로도 부모님께 하나도 도움주는것도 없는것처럼 보이고…(그아주머니, 자식한테는 맘상할까봐 그런소리도 못하고…)

        • 30sthg 68.***.86.222

          음… 부모님 모두 약혼녀를 좋게 생각하십니다. 어머니는 특히 캐톨릭 교회에서 오래전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해 오셨기 때문에 약혼자가 아이들 둘 입양해서 혼자 키우고 있는 것에 대해 아주 대견스러워하시고요. 순두부찌개나 파전 같은 한국음식도 곧 잘 하고, 부모님 집에 올 때 마다 작지만 이런저런 선물 챙겨서 오는 것 보면 개인주의적인 여타 미국여자들하고는 많이 다른 편입니다. 결혼하고 나면 처음 몇 년 간은 저의 부모님과 같이 살고 싶다고 해서 부모님도 기특해 합니다. 한국말은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우려고 하니, 큰 걱정은 안 하는데 순진한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30sthg 142.***.3.15

      해당 이슈에 관련해서 리서치를 좀 해 봤는데요, 스티븐 핑커의 “Blank Slate” 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네요. 개인적으로 교육방침에 관해서는 존 듀이, 버트런드 러셀, 노엄 촘스키 같은 교육철학자들의 생각들을 많이 참고하는 편인데, 스티븐 핑커의 ‘parenting 과 child outcome’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안심이 되기도 하네요. 얼마전 WSJ 에 소개되어 부모들에게 큰 논란을 일으켰던 예일대 법대교수 Amy Chua 의 “Battle Hymn of the Tiger Mom” 책에서 소개된 양육 스타일과 크게 대조되는 이야기라 더 흥미롭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URL을 따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스티븐 핑커 – the Blank Slate
      http://www.ted.com/talks/lang/eng/steven_pinker_chalks_it_up_to_the_blank_slate.html
      (한국어 자막을 선택해 볼 수도 있습니다.)

      The Tiger Mom in (Scientific) Perspective
      http://www.psychologytoday.com/blog/between-the-lines/201101/the-tiger-mom-in-scientific-perspective

    • 그냥궁금 65.***.4.7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데,
      한국에서 중학교까지만 다니다 온 원글님은 어떻게 한국말을 그리 잘 하시나요?

      한국에서 대학까지, 그리고 상당기간 회사까지 다니다 온 저는 이제 미국에 좀 살았다고 상황에 맞는(잘 사용하지 않는) 한국말 단어도 생각나지 않던데요.
      사실 한국 사람이라고 다 한국말을 잘 하는것은 아니지만요.

      혹시 한국말을 사용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 30sthg 68.***.86.222

      @그냥궁금

      말씀하신 대로 잘 쓰지 않는 말은 한국어든 영어든 잊어버리기는 마찬가지더라구요. 비즈니스 용어들을 아버지께 한국말로 설명하려면 잘 못 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고등학교,대학 시절에는 집 보다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한국어를 쓸 기회가 많지 않아 한국말로 글을 쓰려니 어휘도 많이 잊어버리고, 문장 구조도 한국식+영어식이 뒤섞여서 다른 사람들이 읽어봐도 잘 이해가안되는 그런 상황이 돼 버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자꾸 run-on sentence를 쓰는 버릇이 있어요).

      몇 년 전 한국에서 1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주말에 틈틈이 광화문이나 강남대로 대형서점에 들러 한국책 좀 많이 봤던 게 도움이 됐는 지 모르겠습니다. 주로 넌픽션 한국 문화사회 비평서적이나 교육,철학 관련 책들을 여러권 사와서 요즘도 가끔 읽습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번역서는 읽지 않습니다. 중학생들이 날림 번역한 것 처럼, 분명 한글로 인쇄 돼 있는데 한국말이 아닌 것 같은 경우가 많더라구요.

    • working mom 66.***.86.2

      I am mom has 6 years old girl.

      There is one rule for kids. Negociate and enforce the rule.
      The kids do not understand a lot of stuff
      but if you regulate their schedule, they expect what happens next.

      1. pick one or two outdoor activity(if the kid is boy, hard one) or whatever the kid like.
      Let them choose one.
      It will satisfy the kid and sooth his mind. Because the kid got what he wants and they feel like they have control for that.

      2. try to give the kid a job that help parents.
      Let the kid be proud of something, achieve something.

      For example, my kids are learning skating, So every TUE and SAT, they excercise.
      They are responsible to clean up game room and their room every weekends, mostly Sunday.
      If they are good, they got $2.00 allowance. If they are not good, only $1.00.

      Every weekends, we go to the park or swiming release their energy.
      EVery Friday, it is free TV night.

      I realized whenver they are satisfied, they sit on sofa and read books!!
      Amazing.

      Finally, try not to rely on TV. It only makes them more nagging.

      Good luck!
      I really respect what you and your spouse are doing.

      • wise mom 76.***.79.138

        Mom, i think you’re a great mom.

        Try not to rely on too much TV, movies or games whatever. It only makes them more nagging…it is the same to adults like us too. Too much freedom, too much free time, too much choice are not good. Even more, if possible, get rid of TV from the house.

        By the way, they are not married yet….she is his fiancee, not a spouse, Mom.

    • 30sthg 68.***.86.222

      @working mom 님

      유용한 팁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6살짜리 아이한테 ‘너하고 싶은 것 해라’는 식의 approach는 좀 적절하지 못 했던 것 같네요. “what do you want me to do?” 라고 물어보는 애한테 이래라저래라 시키는 것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 같네요.

      용돈 주는 것에 대해서는 현금 대신 크레딧 개념을 이용한 scorecard 를 쓰고 있습니다. 뱅킹이나 경제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인데요, 크레딧을 많이 벌면 동생한테 나눠줄 수도 있고 (서로 협의를 해서), 모자라면 빌릴 수도 있도록 규칙을 정했습니다. 특정 부분의 performance가 좋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등), 월말에 정산하면서 보너스를 주기도 하고요. 보통 식구들하고 다 같이 나가서 치즈케익을 사 먹는 걸로 보너스를 줍니다.

      종종 그런 규칙을 무시하고 자기 감정대로 행동하는 게 지금 가장 어려운 점이 아닌가 싶네요. “But I want to do this now” 라는 식으로 떼를 쓰면 객관적인 기준을 들어서 그건 fair 하지 않다고 얘기를 해도, 아직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발달상태가 아닌 것 같아 ‘객관적’이라는 개념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네요.

      여러분들 조언을 참고하면 그저 시간을 좀 더 두고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