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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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oica 98.***.187.97 4570

    우시장 가는 길

    성낙일

    새벽 네 시에 트럭이 왔다.
    송아지를 태운 트럭이 동네를 빠져나갈 때까지
    어미 소의 울음소리가 트럭을 따라왔다.

    새벽 입김들로 우시장은 후끈하다.
    살 사람과 팔 사람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중개인의 판정이 떨어지면
    더러 아쉽고 서운한 실랑이가 남아도
    돈 다발을 풀고 세기 시작했다.
    많이 받으나 적게 받으나
    돌아서서 아버지는 흐뭇해 하셨다.

    그 날의 흥정이 결산되는 장국밥 집에서
    약간씩은 취한 사람들의 흥겨운 목소리를 들으며
    국밥을 한 그릇 먹고 나오면
    산등성이 너머로 붉은 태양이 솟고
    아버지는 내 손을 끌고
    장이 선 읍내로 향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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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titled 4 – Sigur Ros

    • 꿀꿀 64.***.152.131

      오랜만에 오셨군요,,
      이글 은 시라기 보다는 한편의 수필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점점 이런 정경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 eroica 98.***.187.97

      저도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