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뇌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 #84311
    곰아저씨 216.***.224.218 9141

    어제 다급히 걸려온 동생의 전화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여동생의 출가, 저의 이민생활로 홀로 지내시던 어머니가 이상한 모습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 원래 외손녀 보려 주 3~4회는 오셨습니다. ) 
    핸드백 두개를 들고, 지갑도 없이 음식 흘린 자국의 남루한 모습으로 말이죠. 
    어머니가 치매가 오신것 같아 병원엘 갔더니, 자꾸 큰 병원으로 옮겨가라고 하고 검사를 거듭하다가 
    MRI 판독으로 뇌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수술이나 약물치료는 아예 포기하는게 나을거라는 의사의 말을 들을 정도로 심각하시구요. 

    작년에 환갑을 치루셔서 앞으로도 30년은 건강하게 사실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지난달, 여동생과 갓난 조카딸과 함께 저희집에 방문하셔서 3주간 즐겁게 보내다 가셨구요. 
    현재 미국에서 L비자로 직장생활중이나 비자 만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법무팀 처리 미숙으로 비자연장신청이 제대로 처리 되지 않아 회사 및 법무팀과 골치아픈 실랑이 중이었습니다..  한 2~3 개월정도 제가 한국방문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구요. 

    일단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대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간병
    –  저는 미국, 여동생은 이제 딸아이 돌을 준비하는 터라 손이 부족함. 말기암환자전문의료기관 의 호스피스 서비스 건보지원 확인 해볼것. 
    – 병명 알리기. 현재 기본일상생활에 약간의 지장이 있을 정도로 뇌손상 진행, 심상이 심약하게 변하신듯하여 망설여짐. 

    어머니 주변 정리
    – 분실 신용카드 유무 확인후 정지
    – 귀중품 옮긴후 집은 문단속. 
    – 가끔씩 정신이 맑아질때 주변에 빌려준 돈, 세입자 미수금액, 부동산등 내용 정리할것. 
    – 어머니 명의 건강보험 가입 검색후 http://itgura.tistory.com/1268 암 공제 가능여부 확인

    임종 대비
    – 장례절차, 장례정보 조사
    – 아내 가입한 상조회 활용가능한지 알아볼것.
    – 여동생과의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법적용내용 알아볼것.
    – 어머니가 그동안 사시던 집이 아주 복잡합니다. 외할아버지 소유집을 돌아가신후에 계속 사셨고, 어머니 형제분들과의 분할 상속건이 남겨져 있는 상황입니다. (어머님이 2남5녀중 막내딸)

    상황이 바뀌는 대로 추가로 올리겠습니다. 
    어머니 간병 , 주변정리, 추후 장례, 재산분할 등에 대해 부모님 상례를 치뤄보신 분께 조언을 구합니다

    • 꿀꿀 64.***.152.131

      먼저 뭐라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 직접 준비 해본적은 없고,, 11년전에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돌아가셨을땐,, 교회에 장의사 셨던 장로님과,, 공무원이셨던 외사촌 매형,, 등이 저희 아버지와 평소 친분이 있어서 주변정리나 장례치르는데 어려움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저희는 재산같은건 거의 없어서 크게 골치 아픈건 없었던거 같네요,,
      이래저래 복잡하신데,,미국에서 있으면서 신경쓰긴 너무 어려우신듯 한데요,,
      암튼 힘내시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 가시는데 편안하게 해드리시고,, 후회없이 효도하시길 바랍니다,,

    • psalm 157.***.98.203

      다른 의사를 더 만나보실것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회복될 가능성은 무척 낮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치료조차 포기하는 것은 나중에 후회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자신이 Brain Tumer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6월경에 발견했고요. 저는 4기중 3기였습니다. 아마 어머님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기 정도부터 증상을 보이는데, 지난달에 방문하셨다고 하니 그때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봐선 저와 같은 종류의 암인것 같습니다.
      저도 많은 의사들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직장생활하면서 치료중입니다.

    • psalm 157.***.98.203

      댓글을 달고 다시 읽어보면서 혹시라도 연로하신 어머님을 괴롭히는 조언을 드린것이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암과 싸울때는 체력이 중요하고 또 뇌쪽이어서 누군가는 옆에서 늘 보살펴 드려야 합니다. 제가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드린 말씀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 Block 12.***.134.3

      부모님에게 자식이 가장 필요할때 곁에 못있는것이 가장 큰 불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은 최악의 경우 다시 잡으면 되고 영주권이던 뭐던 어떤것이 우선순위가 있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L비자면 여행이 자유로운 주재원 비자인데 왜 한국 방문이 어려울까요? 갱신을 위해서 꼭 미국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을듯한데요. 회사에 좀더 알아 보시고 다시 금방 돌아오시더라도 만사 제치고 일단은 한국을 가시는게 부모님에게도 본인에게도 후회가 안남을 일일듯 싶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그놈의 영주권 때문에 부모님 임종을 못지킨걸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 . 71.***.229.25

      block 님. 곰아저씨 아내입니다. 지금 비자가 9월 11일 만기인데 연장신청이 아직 안된 상태입니다. 지금 나가면 간단하게 못들어옵니다. 님 말씀처럼 그렇게 쉽다면 우리가 지금 왜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곘습니까. 비자 문제 해결되자마자 나가려고 계획중이구요. 다행히 지금 당장은 위독한 상태가 아니지만 그래도 저희도 속이 탑니다. 오늘 남편은 회사에 가서 비자문제로 컨퍼런스 콜 할겁니다. 왜 하필이면 이런 문제가 겹쳤는지 정말 속이 새까맣네요.

      • Block 12.***.134.3

        그러게요, 힘든일이 겹치는건 항상 왜인가 싶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하고 잘알고 지내는 분이 두분이나 영주권 때문에 부모님 임종을 같이 못한 분이 계셔서 안따까워 말씀 드렸습니다. 나이들어 가면서 누구나 언젠가는 부모님을 보내드려야 하는데 그때 같이 할수있다면 최소한의 자식된 도리는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라도 정신이 계실때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다면 더 더욱 좋겠지요.

        • . 71.***.229.25

          네. block님도 걱정되셔서 한말씀 해주셨는데 제가 너무 까칠하게 응답한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어서 어머님 조금이라도 건강하실때 가서 뵙고 해드리고싶은것도 해드리고 그러고 싶네요. 일단 한국은 조만간 나갈꺼 같습니다. 변호사측에서도 비자를 확실하게 해결도 안해주는 분위기여서 이차저차 안되면 확 귀국해서 다시 첨부터 시작하는 얘기도 남편과 했네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 본인도 64.***.211.64

      본인께 사실대로 알려드리는게 좋지 않나요? 어머님께서도 자신이 이상한줄 아실텐데, 정확한 설명이 없으면 더 힘드실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후회되는 케이스를 봐서 말씀드리는 것인데, 제가 상황이나 어머님 성격을 모르니 뭐라 할 입장은 아니군요, 그냥 한 번 더 생각하시고 결정하시라고. 본인에게 힘들어도 최선일 수 있거든요. 무슨 결정을 하시든 그게 정말 어머님을 위한 것인지, 주변 사람을 위한 결정인지 잘 구분해서 하시면 좋겠습니다.

    • 조심스럽게 71.***.88.215

      어머님께 병명과 상태를 알려드리는건…정말 조심스러운 일이네요.
      제가 아는 사람이 2년전에 악성뇌종양 3기 진단을 받았고, 저도 그때 한국가서 만나보고 오긴했는데, 병원에서도 몇개월 못간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잘 지내고 있고, 이사람은 본인이 치료받아서 다 나은걸로 알며 밝게 잘 지내거든요. 마음의 병이 몸을 더 심하게 무너뜨릴수도 있어요.
      휴…암튼 부모님만 한국에 덩그러니 남겨두고 미국와서 사는 자식으로선 남의 일 같지 않으네요.
      힘내시고,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