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 #84231
    eroica 98.***.187.97 4235

    몸소 청빈을 실천하시며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서 한평생을 보내신 법정스님의 명복을 빕니다.

    ==

    법정스님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털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우리가
    만족할 줄 모르고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불안하고
    늘 갈등상태에서 만족할 줄 모른다면
    이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한 부분이다.
    저마다 독립된 개체가 아니다. 전체의 한 부분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의 한 부분이다..
    세상이란 말과 사회란 말은 추상적인 용어이다.
    구체적으로 살고 있는 개개인이
    구체적인 사회이고 현실이다.

    우리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혈연이든 혈연이 아니든
    관계 속에서 서로 얽히고 설켜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 한 때이다.

    한 생애를 통해서
    어려움만 지속된다면 누가 감내 하겠는가.
    다 도중에 하차하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이 한 때이다.
    좋은 일도 그렇다.
    좋은 일도 늘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사람이 오만해진다.

    어려운 때일수록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
    덜 가지고도 더 많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무심히 관심 갖지 않던 인간관계도
    더 욱 살뜰히 챙겨야 한다.
    더 검소하고 작은 것으로써 기쁨을 느껴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은
    어떤 사회적인 지위나 신분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일이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이런 어려운 시기를 당했을 때 도대체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직위나 돈이나 재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써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따라서
    삶의 가치가 결정된다.

    잡다한 정보와 지식의 소음에서 해방되려면
    우선 침묵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침묵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는
    그런 복잡한 얽힘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내 자신이 침묵의 세계에 들어가 봐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일상적으로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는가.

    의미 없는 말을 하루 동안 수없이 남발하고 있다.
    친구를 만나서 얘기할 때 유익한 말보다는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
    말은 가능한한 적게 하여야 한다.
    한 마디로 충분할 때는 두 마디를 피해야 한다.
    인류 역사상 사람답게 살아간 사람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침묵과 고독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세상을 우리들 자신마저
    소음이 되어 시끄럽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찾고 있으나
    침묵 속에 머무는 사람들만이 그것을 발견한다.

    말이 많은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든 간에
    그 내부는 비어 있다…

    ==

    Arirang – Laurent Guanzini

    ==

    평생 ‘무소유’의 정신을 간직한 법정 스님은 입적하기 전 마지막 말도 무소유의 가르침이었다.

    법정스님의 다비준비위원장을 맡은 진화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은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법정스님은 입적하기 전날 밤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해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법정스님은 머리맡에 남아 있던 책을 저서에서 약속한 대로 스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해줄 것을 상좌에게 당부하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법정스님은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말도 남겼다고 전했다.

    진화스님은 “법정스님은 평소에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고 상좌들에게 당부해 오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정스님은 산문집 ‘무소유’에 실은 1971년에 쓴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에서 “요즘은 중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한 술 더 떠 거창한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그토록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이 만약 내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나를 위로하기는커녕 몹시 화나게 할 것이다”라고 썼다.

    또 “생명의 기능이 나가 버린 육신은 보기 흉하고 이웃에게 짐이 될 것이므로 조금도 지체할 것이 없이 없애 주었으면 고맙겠다. 그것은 내가 벗어버린 헌옷이니까. 물론 옮기기 편리하고 이웃에게 방해되지 않을 곳이라면 아무 데서나 다비해도 무방하다. 사리 같은 걸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을 나는 절대로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는 말도 적었다.

    조계종과 법정스님의 출가본사인 송광사, 스님이 회주로 있던 길상사 등은 이런 유지를 받들어 별도의 공식적인 장례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기로 했으며, 13일 오전 11시 송광사에서 다비식을 진행하는 것 이외에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또 조화나 부의금도 접수하지 않기로 했으며 조문객을 위해 길상사와 송광사, 스님이 17년간 머물렀던 송광사 불일암 등 3곳에 간소한 분향소만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길상사에 있는 스님의 법구가 언제 송광사로 운구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연합뉴스

    • NJ 130.***.8.250

      입적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눈물이 핑 도네요. 글로써 많은 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신데, 더 이상 그 분의 가르침을 접할 수 없다니 많이 슬프네요. 법정 스님같은 분이 또 나오시길 바래봅니다. 생사윤회를 끊고 가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다시 인간세상에 오시더라도 그 생에서는 깨달음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 Jeremy 71.***.31.105

      한귀 한귀 주옥같은 말씀 깊이 새기며 사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