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209
    KK 216.***.119.186 4134

    하루하루 살기 힘드네요. 다들 열심히 사는 모습 참보기좋읍니다. 근데 난 왜 이리 사는 재미가 없는걸까요.

    • 꿀꿀 64.***.152.131

      글쎄요,, 어렸을때 부터 워낙 특별히 무엇이 재밌는 삶인지 몰라서 그냥 하루 하루 치열하게 살았던거 같은데요,,학교 다닐적엔 죽으라 공부도 해봤고, 대학가선 술독에 빠져 폐인처럼 살다,, 어린나이에 군대 지원해서 최전방 땅개로 군생활도 하고, 제대해선 또 열심히 공부도 하고,,여자 뒷꽁무니 많이 쫒아 다녀보고,
      취직해선 출장 다니는 재미도 있고,, 결혼해서 미국 오게 되서 애도 셋이나 나아서 하루 하루 애들 놀아주고, 목욕시켜주고,,학교 라이드 해주고,,
      그냥 그런거 아닐까요?
      지금회사는 출장이 좀 많아서 가족과 일상으로 부터 가끔 벗어나게 해주네요,, 와이프는 불만이 많지만,,
      3월초에도 중국 출장인데,,
      메니저가 허락해줘서 한국 들러서 한 4-5일 쉬다 오게 됬네요,, 어머니 환갑이 머지 않아서 가서 용도도 드리고 맛난거좀 사드리고오려고요,,
      오늘도 회사일은 뒷전이고 둘째 유치원 자원봉사 2시간 하고 왔고요,,
      주말엔 큰애 둘째 다니는 한국학교 staff 으로 매주 봉사하고 있기 때문에 또 바쁘네요,,
      어디 여행좀 가고 싶은데,,그건 허락이 잘 안되네요,,
      그나마 최근에 children’s museum 연회원 가입해서 주말엔 또 거기 대꼬 가야 겠어요,, 근데요,, 열심히 사는건 재밌어서 라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살아지는거 같아요,,
      재미는 알아서 챙겨야겠지요,,
      전 밤마다 이 늦은 나이에도 애들 다 자고 나면 온라인 게임도 합니다,,
      물론 욕을 바가지로 먹지요,ㅋㅋ
      근데요,, 겜하다가 같이 만나는 젊은 사람들,, 은근 재밌어요,,
      만날일 없어도 가끔 보면 인사하고 겜도 같이 하고,,
      그냥 그렇게 되는데로 살지요 머,, 힘내시고요,,
      하다못해 운동이라도 해보세요,, 그리고 그런 것에 자꾸 재밌다 재밌다,,최면을 걸어주세요,,

    • Block 12.***.134.3

      살기가 힘든것과 재미가 없는것은 다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글님은 살기가 힘드신지? 사는게 재미가 없으신지? 혹은 둘다 이신지?
      저도 사는게 힘들고 사는게 재미없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만…
      삶에 재미를 찾으려면 참 할것은 많은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의 의지의 박약이 문제지요. 불과 몇년전만 해도 참 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한해한해 하고 싶던게 무뎌져 가는데 당황스러움이 있네요.

      저는 골프를 안치는지라 대부분의 한인 남자들의 커뮤니티도 시덥잖고, 혼자 할수있는 자전거, 등산, 요리(?), 목공, 프라모델, 술퍼먹기에 취미가 있습니다. 미국오기전에는 꼭 경비행기 자격을 따겠다 생각했는데 왠지 이제는 시덥잖고, 스카이다이빙이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시덥잖고, 스키/스노우보드 메니아였는데 겨울에 스키장 한번을 안가게 되네요….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 싶었는데 시덥잖고 그냥 바다가에서 굴사다가 공원가서 구워 먹는게 더 좋(?)네요….

      나이가 들어가는건 상관 없는데 열정을 잃어 가는게 겁납니다.
      재미보다는 passion을 generation 해야 겠습니다.

    • done that 72.***.246.226

      여기를 들락거리면서 느끼는 건 이사이트를 더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두분님의 말씀이 참좋네요. 의지의 박약이 문제라는 말은 제자신의 말인 것같고요.
      그래서 신랑이 콤퓨터를 그만 보고 나가라고 하는 것도요.

      살기가 힘들면 목적이 있어서 (식구를 챙기고, 여기서 더 좋은 곳을 가고, 승진하고, 아이들 자라는 것보고), 힘이 들더라도 많은 순간이 흐믓해지실 겁니다. 문제는 어느정도 자리는 잡은 것같고 나이는 중년이고 내꿈은 어디갔는 가, 열심히 살은 것같은데 왜 이모양일까? 하면서 드는 바닥이 없는 나락으로 빠질 때가 무서운 것같습니다. 그걸 벗어나는 데 몇년이 걸렸지만 위님의 말씀처럼 재미가 있을 까 없을 까를 따지면서 생각하기 보다는 무조건 부딪혀보시는 게 좋은 일같습니다. 그리고 어느것을 하던 아이가 새로운 것을 보고 즐거워하던 그마음으로 즐길려고 합니다.

      악기를 해보았는 데, 재능이 없다는 게 판정나고, 운동을 하는 데 유연성이란 건 하나도 없고, 그래도 이것저것 찔러보면서 살아갑니다.

    • KK 216.***.119.186

      댓글 달으신 분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어떻게 살아가냐, 결국 본인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겠죠. 저는 어렸을때 집안이 여유있는 편이 아니라 학업외 취미생활 을 할수있는 뭔가를 배우지 못한점도 인생의 무료함에 한몫을 하는것 같네요. 악기를 다룰줄도 모르고, 스포츠에 매료되지도 못하고, 미술 이나 클래식에도 감동을 못느끼고.. 인생을 좀더 행복하게 사는 기본이 약한것 같아요. 우리부모세대는 더 하셨겠죠. 우리세대가 과도기 세대인것 같아요. 지금 뭘해보려도 마음같질 않고.. 20대 초반에 혼자 이민와서 학교마치고 미국 직장 15년째 다니는데 승진은 이제 더이상 못할것 같고 이정도 수준으로 은퇴할때 까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야 한다는 게 믿을수없는 사실로 다가오고… 교회를 않다니니 한국친구들도 없고…..한국에서 모시고온 와이프는 연애기간도 없이 급하게 결혼해서 살아서 그런지 나에게는 애정이 없고, 인생을 헛살은것 같아 푸념좀 해봤읍니다.

    • 고독한 능구렁이 209.***.77.11

      KK님, 친구가 필요하십니다. 삶을 살면서 무료하고, 외로운 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요즘 왜 옛날 분들이 살면서 친구가 필요한지를 그렇게 강조했는지를 다시금 생각합니다. Wife도 나의 친구고, 나의 아이들도 결국에는 나의 친구가 되겠죠. 여기 WorkingUS에서 님에게 답글 다는 분들도 님의 친구라고 생각 할 수 있으면 조금 마음이 괜찮아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 무료한 시간에 어슬렁 어슬렁 동네를 다니다, 문득 내 친구의 집 문을 두드리고, 라면 몇 개 삶아서 같이 먹으며 낄낄 거릴 수 있는 행운이 미국에는 아직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찾아 가려면 미리 전화하고, 뭘 사가지고 가야하나 고민해야 하고, 집 치우고, 안주인 눈치 보다 시간 되면 슬금 슬금 나와야 하는 게 지금의 최선인데 어떨때는 무슨 면회다니는 것 같아서 뻘쭘합니다.

      사람을 많이 아는 것이 인맥이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속사정 만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만나야 하며, 발이 넓다고 불리는 것을 나름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면서, 가족들과, 이웃들과,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제게 어려운 일이면서 점점 두려운 일이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