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지 못하는 아내..

  • #84177
    남편 209.***.192.122 6817

    미국에 온지 약 4년 정도 됐구요, 결혼은 6년차 저와 아내 모두 30대입니다..
    다섯살 차이죠..(제가 연상)

    아내는 너무도 완벽합니다. 절대로 저외에 다른 남자를 생각할 사람도 아니고, 신앙이 너무도 좋아서 (기독교) 새벽기도, 예배 등을 즐거워하면서 하구요.. 아이들에게도 사랑으로 대하고, 집안일도 최선을 다하고, 남편인 저한테도 최선을 다하고요..주변 친구들과 교회 식구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섬기고.. 참으로 좋은 사람입니다.
    좀 너무 바빠서 (가사와 교회일, 피아노 레슨 등..) 많이 피곤한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본인의 할 일들 하고.. 별 불평없이 잘 감당하는 사람이구요, 너무도 알뜰해서 본인것은 전혀 사지 않고, 많이 얻어서 쓰고..주변 분들도, 이사람이 너무 본인에게 인색하다보니 많이들 주시고.. 그래서 신발, 옷 머 그런것들도 그리 받아 온답니다.

    참으로 또순이 처럼 알뜰하게, 가정과 살림을 하는 참 젊지만 젊은 사람들과 다른 그런 사람입니다. 명품이나 이런것도 관심 없고, TV , 연예인 머 이런것들도 전혀 관심없고..그저 일하고 교회일, 가정 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입니다.

    남들처럼 많이 못 벌어다 주는 제가 미안하죠..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피아노 레슨 다닐때 여기저기 아이들 맡기고 다니느라 고생하고, 제가 늦게 공부하느라 집안일이나 육아를 많이 못 도와 줘서 더더욱 힘들어 하죠.. 그럼에도 잘 감당하고 있는 편이구요..

    참으로 좋은 사람이고, 바른 사람인데 요즘에는 저의 맘가운데 불평이 많이 생기고 있는것을 봅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요..너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남들처럼 영화도 같이 보고, 친구들과도 그냥 편하게 만나서 놀기도 하고,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일도 같이 얘기도 하고, 농담도 좀 하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그런 삶같은것이 우리의 부부사이에 없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 때부터는, 제 맘속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이런것이 길어지고, 풀어버리지 못하면서 문제가 시작되는것을 알기때문에 쌓아두지 않으려 하고 있구요.. 그냥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듣고 싶구요..

    본인이 너무 어렵게 돈을 벌기 때문에 쓰는것도 매우 조심해합니다. 절약은 하되 인색하지 말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지만, 아내는 좀 인색하다 싶을 정도로 본인과 우리 가족의 씀씀이를 줄이죠.. 헌금이나 남을 돕는 일은, 인색하지 않지만요..

    써놓고 보니까 좀 그런데, 왜 그런것 있지 않습니까? 너무 공부 잘 하고 모범생 같은 사람들은 그다지 매력이 없는거요.. 좀 엉뚱하기도 하고, 돌발성도 있고, 이런저런 재미도 있고.. 부부가 평생을 같이 사는데 이런 저런 재미도 가지면서 살아가야 그것이 더 행복하고, 의미 있지 않겠습니까?

    얘기를 같이 하면서, 이런 면에 대해서도 저의 생각을 얘기하기도 했고, 가끔은 아주 노력을 합니다. 피곤해 하면서도 먼저 영화 보자고 할때도 있고..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는것이 본인이 좋아서 그런다기 보다도, 그냥 제가 아쉬움을 표현하니까 마지못해 (꼭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해 주는것 같은 생각이 들면, 별로 재미도 없고.. 그런거요..

    인생은 참으로 긴 마라톤과 같고, 부부생활도 역시 서로 대화 해 가면서,서로 맞춰 나가는거지요..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냥 요즘 들어서 우리의 바쁜 생활이 너무 재미 없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점을 그냥 써봤네요..

    • 헌신 69.***.65.71

      이래서 와이프는 헌신해서 남는 건 헌신짝 취급을 받게 되어 있나 봅니다.
      적당히 자신을 위해 돈도 쓰고, 요구할 건 요구하면서 살아야…

    • 지나가다 75.***.187.98

      아내가 그리고 제가 중년의 나이로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문득 문득 아내의 얼굴에서 세월이 느껴지는 것이고 또 그럴때마다 놀라곤 합니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지요.

      하지만 그렇게 많이 꾸미고 노력하는 연예인들도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변화라는 것에 더 마음을 열고 접근해 가고 있습니다. (연예인들도 나이앞에는 어쩔 수 없더군요.)

      와이프 되시는 분의 그러한 모습들도 한편으로는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하나의 변화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점점 더 아줌마같아지고 더 무뚝뚝하고 예전에 데이트 할때의 아리따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지만 그러한 변화에 그냥 감사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저도 한때는 그런 변화에 참 난감했었는데…이제는 그러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와이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느껴집니다. (가족에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하잖아요.)

      무엇을 기대하기 보다 먼저 원글님께서 단 1박2일이라도 가까운 곳에 여행을 준비하신다든지 아니면 기프트카드를 사서 옷등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됩니다.

      제가 볼때에는 아주 훌륭한 인생의 반쪽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가끔은 너무 행복에 겨워 불만이 생기기도 하지요. :)

      연말에 비싸지 않더라도 자그마한 목걸이 혹은 저녁식사 아니면 옷이라도 사서 드리세요. 말로는 돈 아깝다고 할지는 몰라도 그래도 뒤에서는 참 행복해 합니다. 그게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꽃을 갔다주면 왜 이리 비싼 것을 샀냐고 하던 아내도 종종 하니까 그러려니 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것을 보면 원글님의 노력도 이러헌 변화를 즐겁게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길…

    • 글쎄요.. 71.***.87.214

      정말 훌륭한 부인을 두신거 같은데요…
      있을때 잘하라는 말처럼 잘하세요…
      그런 훌륭한 부인을 남과 비교하지 마시구요…
      다른 생각하지 마세요..부인두시고..

    • Block 67.***.30.223

      아내분이 참으로 부러운 품성을 가지셨습니다.
      박수를 한손으로 못치는 것은 꼭 진실이 아닙니다. 한손으로 본인의 힙이라도 치시면서 흥을 내시면 보는 사람도 같이 흥이 나서 리듬을 같이 탈수있습니다. 가정의 분위기는 아내가 만드는 것도 남편이 만드는 것도 애들이 만드는것도 아닌 모두 같이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즐기는것 이외에 모든것에서 완벽하다면 가정을 화목하고 좀 느슨하게 만드는 몫은 남편분과 애들이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신다면 정말 완벽한 가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천성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만 즐기는데 무감한 사람이라 해서 즐기는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생각합니다. 다만 성격과 환경이 좀더 높은 벽을 만들고 있을뿐입니다.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123 70.***.154.225

      이거 낚시성 글인가요? 염장글인가요? ^.^

    • 456 96.***.93.64

      염장글 맞는거 같은데요.^^

    • 나도 76.***.141.204

      이런 와이프 있습니다.

    • 이런 59.***.224.212

      처녀분 아시면 소개좀 받고 싶습니다 ^^

    • gb 205.***.36.12

      부인께서 좋은 품성을 지니신 분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편분께서 아내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자꾸 줄어가는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살지만 생활깊숙한 interaction 이 없다면 외로워져서 배우자 이외의 다른 재미를 찾게 되겠지요. 좀더 아내의 생활에 (육아 및 집안일부터 주말에 놀러다니는 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남편분의 존재를 알리셔야할듯…

    • 살아보면 171.***.160.10

      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부인께서 참 훌륭하신 분 같으네요. 그런데 원글님의 맘이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솔찍히 말해서 그런 부인께 조금 권태기 같은데 있다는 말씀인가요? 아니면 부인이 바뀌어 주길 바라는 건가요? 두 경우다 원글님의 맘에 달려있겠죠. 권태기이면 다른 어떤 사람이나 다른 관심사를 가지다 보면 부인께 돌아오는 것이 일반사이구요 아니라면 본인이 바뀌시거나 대화를 통해 해결하십시요. 솔찍히 말해서 무조건 착하고 알뜰하게 사는 것만이 부부사이에서 매력으로 보이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가까이 있기에 서로 자기 계발(외모, 능력)안하고 사는 스스로를 발견할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엔 원글님이 주도적으로 노력하자고 말씀하시던지 아이디어를 내기 바랍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하는 삶이 필요한것 같군요.

    • 111 96.***.33.2

      이런 글 보면, 참 배가 부른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이민 생활에 노는 거 즐기며 사는 배우자 만나 죽을 고생하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편 서브 잡으로 한 달 벌어온 돈을 가방 하나로 날리는 경험이라도 한 번 해보신 후에 말씀해 보시지요.

      이래서 사람은 배가 고파봐야 하는데…ㅉㅉ

      괜히 딴데 눈돌리지 말고, 와이프한테 충성하고 사세요. 그런 사람 요즘에 너무 찾기 힘듭니다.

    • done that 66.***.161.110

      알뜰하게 사는 부부의 글이 더 자주 올라왔으면 합니다. 무어라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모두들 열심히 묵묵히 생활을 이끌어 나가십니다. 문제가 생겨야지만 이런 데 포스팅을 하시고, 그런 글들만 읽다보면 부부생활이던 가, 가정생활이 문제만 있어보이는 경향이 있는 데, 이런 경우를 통해서 열심히 사는 우리의 모습이 보여진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아이라면 껌벅죽는 친구가 언제부터인가 신랑과 데이트를 한다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기 시작하더군요. 이유는 신랑이 신혼같지가 않다고 불평을 하면서부터랍니다.
      그래서 신혼때는 신랑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중심이다. 하지만 너도 신혼때처럼 나를 대하지 않아. 그러니까 내관심을 끌고 싶으면 연애때처럼 날 잘해줘. 꽃이 회사로 배달되고, 점심에 운전해서 찾아오고—. 그래도 두손이 마주쳐야 하는 것같습니다.

    • 음하하 174.***.241.216

      쓸데없는 (?) 고민하시고 계시군요.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랑과 전쟁이라는 티비프로 하나만 보시고 반성하세욧! ㅎㅎ

    • .. 75.***.7.2

      세상살이 재미란게 별거 있겠습니까? 고생하시는 부인의 어깨라도 가끔씩 주물러 드리시죠.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보다 더 좋은 재미가 있을까요.

    • Esther 69.***.138.111

      전 싱글이지만 원글님이 이해가 되는데…
      너무 완벽해서 틈이 없는사람, 옆에 있는 사람이 같은 성품이면 모를까…
      좀 힘드실것 같은데….
      아내와 같이 이야기하시는게 젤이 아닐까싶어요…
      서로의 대화없이, 남의 충고로 일을 해결하려는건 늘 문제를 낳더라구요..
      이건 저의 그냥 경험입니다…^^

    • 나도 싱글 98.***.1.209

      싱글이지만 그냥 어렴풋이 그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바르고 현명한 아내에게 고마움은 느끼지만, 그렇게 탈없이 오래살고 보니 조금 색다른 면도 기대하게 되는게 인간의 이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그런 이기심을 이성으로 조절하고 살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보같은 실수도 하죠. 바람피는 사람들 경우도, 바람피는 상대가 꼭 배우자보다 못난 사람들이라 주변 사람들이 이해못하는게 그런 이친거 같습니다. 배우자분이 정말 성실하고 좋으신 분 같은데, 내 기분에 따라 바뀌어 가며 완벽한 상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 재밌는 일을 찾아보시고 아내와 같이 즐길수있는 것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세요.

    • 그냥 12.***.110.82

      부럽습니다. 아…

    • new york 74.***.225.152

      결혼 6년차 정도면 슬슬 지겨워질때가 아닌가 하네요.. ^^ 머.. 제 경험으로는요.. 글타구 큰일 나는건 아니구요… 그냥 사는데 업앤 다운이 있다구 생각되네요.. 근데 넘 혼자 잘 하는 와이프… 미리 챙겨서 잘 해주시지 않은 나중에 별루 안좋은거 같네요.. 제가 좀 그스탈루 살다가 요즘은 지쳐서 힘들거든요..
      결혼 18년차… 저혼자 모든걸 다 잘알아하구, 가족 위주로 살다 보니 남편도움을 너무 안받는거 같아서 혼자 짜증이 나더라구요.. burned out이라 그러져.. 완존히 지쳐떨어진거.. 혼자 열받아하면서두 여전히 애들꺼 먼저 챙기게 되는 일인입니다.. 그냥 남편이 좀 미리 알아서 작은 일이라두 챙겨주면… 하는 바람을 하는..

    • NOno 98.***.16.40

      제 와이프가 약간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네요. 흐으..

    • 벤허 99.***.50.102

      내년이면 결혼 30년이 되는 늙은 애입니다. 사과하나 스스로 깍아보지 않고 아내가 해주는 것만 받아 먹고 입고 자고 했습니다. 정말 저의 아내도 원글님과 같습니다. 미국 온지 10년 되어 가는데 자기 옷 산적이 정말로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희의 연봉이 결코 적지 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들하게 살고 있습니다.
      내년 결혼 30 주년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무엇이 좋을지 모르겠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나비요정 99.***.179.206

      일단 열심히 사시는 아내분께 짝짝짝. 그리고 배부른 남편분께 꿀밤을…농담이고요.

      이런 문제야 너무 쉽죠.

      아내는 남편 하기나름! 박력있게 남편이 아내를 콱! 잡아줘얍죠.

      저도 쉬지않고 일하느라 남편이 좀 쉬라고 안잡아주면 안쉽니다. 처음엔 일 걱정땜에 쉬면 죄짓는거 같아 남편이 붙잡으면 귀찮았는데 이젠 ‘좀 잡아줬음’ 아님 ‘언제 또 잡아주나’라는 비밀생각..ㅎㅎ

      결혼생활이 서로 배우며 사는거니까 아내분이랑 대화하시고 정기적으로 데이트 나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