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우울증세

  • #84164
    고민남 99.***.132.25 13760

    여기 사이트에서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40 언저리에 늦게 결혼한터라 신혼도 없이 아이를 가져 지금 막 돌지난 사내아이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학위를 끝내고 직장을 잡아 5년 정도 일하고 있는 상태이고 아내는 한국에서 10년 정도 일을 하다 저에게 발목을 잡혀 지금은 전업 주부인 상태이구요.
    저희 모두 아직 영주권이 없고 회사를 통해 신청 중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결혼한지 2년이 다되어 가는지라 임신할 때와 같이 아내에게 많이 신경을 못 써주는 처지군요.
    차도 아직 한대라서 제가 회사에 가면 집에 아이랑 둘이 있고해서 집에 가면 잘해 줄려고 하지만 아내의 기대에는 항상 못 미치나 봅니다.
    아내가 좀 신경이 예민하고 꼼꼼한 편이라 제가 아이를 돌보는 것도 항상 성에 못차하고 부엌일을 도와도 항상 핀잔을 듣는 편입니다. 그래서 생긴 언쟁 중에 조그만 서운한 말을 들어도 금방 눈물을 보입니다.
    제 사랑이 변했다나요.
    저는 이제 미국 생활 2년차면 은행도 가서 입금/출금도 하고 아파트 사무실에 가서 수리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아내는 서툰 영어로 말하는 걸 꺼려하고 잡다한 일까지 대부분 저에게 부탁을 합니다. 얼마 전엔 자기가 부탁한 분유를 안사왔다고 자기말을 항상 무시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내가 점점 많이 화를 내고 제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는게 외부요인도 (집에서 차도 없고 아이와 온 종일 함께 있는 상황) 있다고 보는데요.
    제 사랑이 결혼때와 같지 않다고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리고 하는게 전적으로 제 사랑이 식어서인가요? 얼마전부터는 아이도 싫고 저와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예 전 싱글 생활이 그립다고 하면서..
    전 아내를 사랑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자립심을 키우려고 하는데 아내 눈에는 제 행동이 사랑이 식은거로 보이나 봅니다.
    전 아내도 차를 사고 밖에서 영어도 배우고 했으면 합니다. 물론 그동안 아이는 제가 돌봐야죠. 이런 미국 사회 생활 직접 경험이 지금의 아내의 우울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될런지 아니면 카운셀러를 찾아 조언을 구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전 무녀독남 외동아들이고 아내는 3녀 1남에 3째입니다.
    선배님들의 경험담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꾸벅.

    • 혹시.. 24.***.89.82

      몸이 좀 약해지신건 아닌지.. 작은일에도 눈물을 보인다고 하셔서..
      어디 보니까 장기 중에 어디가 약해지면 화도 자주내고 자꾸 눈물 보이는 일이 많아진다고 어디서 사이비 같은 얘기를 들었어서요..
      두 분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시는건 어떨지..
      운동을 하면 세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요즘 제가 왜 이렇게 남의 부부사이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쩝..

    • 처지비슷 12.***.134.3

      저와 결혼하신 상황이 비슷하셔서 주제넘게 몇자 적습니다..자립심을 키우네 뭐네는…극히 남자의 입장에서 애기하는 것으로 아내분이 생각하실것 같습니다….
      집에서 귀여움 독차지 하던..셋째딸이….남편하나 바라보고…아무도 없는 미국땅에 왔는데….그걸 모르고…이 매정한 남편은 나보고 알아서 다 하라고 하니 얼마나 서글픈 내인생…하고 생각할겁니다…회사생활을 하면서…이성적인 사고만 하게 되는 남자들과는 달리…집안일 더군다나 육아까지 하는 상황에서 나보고 영어쓰면서…미국 삶을 살라는 것은 여자분들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희 가정도 차한대고..이걸 잘 활용하기 위해…집도 회사 근처로 얻은다음에…와이프에게 차를 줬습니다…맘대로 돌아다니라고요…미국들어온지 2년 반이 지났지만…모든 외부 접촉은 제가 합니다….물건 사는 것만 빼구요…와이프가 환불하거나….이런건 잘합니다….렌트비, 유틸리티비, 와이프 학교 ESL 등록등등…다 제가 합니다….인터넷 등록 같은 것만 와이프보고 하라고 하지요….저도 와이프한테 이것저것 해보라고 말은 하지만..강하게 애기하지는 않습니다….집에만 있으면서…생활하는게 남자들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잘 보듬어 주세요…

    • 할일 65.***.88.92

      아내분께서 할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돈많이 들지 않으면서 보람도 찾을 수 있는일이면 더 좋습니다.

      자신의 일이 없이 영어도 안통하는 미국에서 전업주부로 살아가기 무지 어렵습니다.

    • 미혼처자 76.***.191.220

      저는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사무실에 수리 요구하는 건 미국오고 나서 첫 1년동안은 꺼려지더군요. 제가 못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영어하는 게 무서웠던 거죠.

      저야 미혼이니 대신해 줄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부딪히다 보니 지금은 영어도 그냥저냥 합니다만, 특히나 집에만 계시면서 아이까지 돌보아야 하는 분이 영어를 해야만 하는 동기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미국 사람과 상대해 본 적이 없으면 더더욱 움츠러들고 무서울 겁니다. 일단 이 부분은 너무 다그치지만은 마시고 이해는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야 미국에서 학위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했으니 미국 생활에서 ‘자립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습니다만 이러는 저 자신도 아직까지도 한국식 어리광이 몸에 배어있는 걸 가끔씩 느끼곤 합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버릇을 하루 아침에 버리긴 힘든 거죠. 하물며 집에서만 계셨던 분이면 더더욱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쓰신 분도 좋은 남편이신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아내되신 분도 영어도 배우고 사소한 일은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엔 저도 동의를 합니다만 그냥 아내분이 바깥 세상과 부딪히길 꺼려하는 맘을 조금은 이해를 해 주십사하는 맘에서, 주제 넘지만 미혼이 답글 달았습니다.

    • 양이 엄마 152.***.102.47

      저희 부부같은 경우는 제가 6개월 먼저 미국왔어요. 그런 죄(?)로 거의 그런일은 제가 다 하죠. 남편은 직장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낮선 미국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일은 꺼려요. 심지어 간단한 주문도 자기말은 잘 못알아 들어서 두 번말하면 위축되기도 하고요. 하물며 집에만 계시는 와이프 분께선 어떻겠어요.
      저도 위의 미혼 처자분 생각에 동의합니다.

      아무쪼록 두분이서 대화를 많이 하셔서 잘 해결되었으면 하네요.

    • josh 208.***.225.10

      차부터 먼저 사주세요. 미국에서 차 없어본 사람만 그 고통을 안답니다. 차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미국생활입니다. 차 없이 집에만 있으면 사람 미치는 거 시간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돌지난 사내아이 데리고 계실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겁니다.

    • R 64.***.222.117

      윗분 말씀에 동의합니다.

      우선 차부터 한대 구입하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매일매일 집에 있는것 보다는 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미국생활이

      적응됩니다.

    • 1015 98.***.16.40

      ht tp://www.workingus.com/bbs/view.php?id=doubles&page=1&sn1=&divpage=1&sn=off&ss=on&sc=off&keyword=영어&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94

      읽어 보세요. 제 글입니다. 그냥두면 저희 부부처럼 됩니다. 집안 망가지구요..

    • 지나가다 129.***.183.192

      제가 겪었던 옛날 생각이 나서 그냥 지나 가질 못하겠네요.
      집에서 아이와 하루 종일 지내는 것….하루 이틀이 아니고 그 생활이 일년이상 지속되었다는 것은 이미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뎠다는 것입니다. 극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탈출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흠님의 말씀에 100% 동감합니다. 회사에서 집에 전화도 자주 해 주시고, 부인이 보람을 느끼고 할 수 있는 일을 같이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원글님이 도와 주시지 않으면, 부인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 우울증 맞습니다 24.***.155.187

      1.미국생활 우울증입니다.

      한국서 자신있게 일하던 여자분들이 미국와서 직장도 다닐수 없고, 영어가 안되서 마치’바보’가 된듯한 느낌을 받으며 크게 한번 우울증이 옵니다.
      다른사람들도 많이 겪는 일이구요, 당장 차 한대 주셔서 운전면허 따고, 돈좀 들여서 영어배우러 다니고, 아기 있는 엄마들끼리 플레이 데잇할수 있게 환경을 마련해주세요. 혼자겪는 문제가 아니란걸 알게 해주세요.

      2. 산후우울증입니다.

      미국생활 잘 하던 사람들도 아기낳고나면 사랑스럽긴 하지만 24시간 7일 365일 아기와 집안일에 묶이다 보면 한없이 우울해집니다. 평일 저녁과 주말에 아내대신 아기좀 봐주시고, 데이케어니 프리스쿨에 잠깐씩이라도 보내서 아내 숨통좀 트이게 해주세요.

      그래도 원글님은 아내의 고통을 알아주는 좋은 남편입니다.

    • 108.***.137.59

      가능하다면 비슷한 환경에 있는 다른 부부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거나 초대하시는것도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위에 여러분들이 조언한대로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고민하고 있다는것을 인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생활할때 겪을 수 있는 보편적 상황이므로 좀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시간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듯 싶습니다.

      왠만한 동네에는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ELS class가 있으니 일단 한번 등록해서 다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듯 싶습니다.

    • 지나가다 208.***.106.5

      이걸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와이프를 대학원엘 보내서 엄한데 신경을 못 쓰게 하는 겁니다. 그럼 한 삼년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다가. 영어도 늘고, 자립심도 저절로 늡니다. 대학원준비하는 것도 큰 일인데. 이거 하면서도 남편에게 짜증낼 시간 없어지죠. 제가 바로 그런 케이스인데. 대학원졸업하면 덤으로 와이프직장 구해서, 보험하나 들어놓는거죠.
      이리 해두면, 피차가 서로 보험도 되고, 미국생활 의지가 됩니다. 남편이 레이오프 당했을때도 저희 생활이 그래서 가능했죠. 저도 레이오프 당해도 남편이 있으니 별 걱정안하구요.

    • 시나브로 63.***.211.5

      제가 겪은 것과 비슷하여서 글씁니다.

      원글님은 모든 것을 얻었지만
      부인은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원글님이 얻은 것
      직장 (원래 있었지만)
      아내
      아들

      아내가 잃은 것
      직장
      언어
      문화
      친구
      경제적 자유/돈

      희망

      아내가 얻은 것
      아들 양육책임
      보이지 않는 감옥
      가정생활 영위
      구질구질한 결혼생활의 현실

      제가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아내의 고통을 같이 인식하지 않으면
      해결이 힘듭니다.

      현재가 힘들지만 직업을 갇는 희망을 준비하십시요.

    • 1 71.***.156.194

      1. 차를 산다.
      2. 영어를 배우기 위해 community college 나 adult school에 다닌다.
      3. 각종 city program을 등록한다.(그림,사진등등 취미를 위한)
      4. 한국 사람이 많은 동네로 이사를 간다.
      5. 교회를 다닌다.
      6. 쇼핑을 다닌다. (그로서리 쇼핑)
      7. 같이 운동을 한다.
      8. 여행을 간다.
      9. 집사람의 말을 잘 들어 준다.
      10.자주 전화해 주고,안아 준다.
      11.한국에 가끔씩 보내 준다.
      12.한국의 있는 직장을 알아본다.(한국으로 이주)
      13.집사람이 친구와 연락 (e-mail)을 할수 있도록 독려한다.(어짜피 한국에 살아도 자주 만날수 없으므로)
      14.집안 일을 도와준다.(아이 봐 주기,화장실 청소,냉장고 청소,빨래,설겆이등)
      15.영화를 자주 본다.
      16.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남편은 바깥 생활(골프등)을 자제한다.
      17.둘째 애를 갖는다.(아주 정신 없도록 애 키우느라)

      여자의 우울증은 모두가 어느 정도 갖고 있습니다.하지만 어떻게 극복하는냐가 문제입니다.자립심은 모든게 정상인 사람도 갖기 힘든겁니다.모두가 미국생활이 외롭고 힘들지만,분명 부부중 한사람이 힘들면 한사람은 이겨나갈수 있는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그냥 들어주고 참다 보면 좋은 날 옵니다.

    • 힘들때 71.***.135.112

      지금이 가장 힘들 때 입니다.

      아내도 자기가 너무했다 싶으면 스스로 마음이 편치 않을 겁니다.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잘 안나오는게 사람입니다.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고분 고분 지내다 보면 서로가 서로는 아는 때가 옵니다. 애가 학교 들어갈 때가 되면 자교 교육에 신경 쓰느라고 공통 관심사가 생겨 훨씬 좋아 집니다.

      내생각만 너무 하다 보면 절대로 답이 없습니다.

    • 세아이엄마 75.***.75.104

      첫번째로 차가 필요합니다. 우울증 30프로 낮아 집니다. 영어 배우러 다닙니다. 그면 우울즘 20프로 낮아 집니다. 비슷한 처지 친구 만나기 시작하면..거의 해결 됩니다.

    • 원글 99.***.132.25

      위에 답변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뜻 전합니다.
      엊그제 처음으로 꽃도 사고 외식거리도 사서 집에 들어갔더니 아내가 의외로 좋아하더군요. 이런 이벤트를 종종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조만간 차도 사고 영어 클래스도 등록시킬 예정입니다. 다들 비슷한 경험을 겪으셨군요. 존경합니다.

    • jj 71.***.8.232

      Sign up at a Korean church even if you are not a believer. Just for a socialization purposes.
      I am sure God would not mind.

    • 꿀꿀 67.***.93.237

      위에 세아이 엄마 말씀이 간단하면서도 확실하네요,,저희 와이프도 그런절차로 미국생활 적응하고 덜 우울해지고 했네요,,참고로 울와이프도 세아이 엄마,,

    • 곁가지 97.***.242.194

      원글님께서 원하시는 답은 얼추 얻으신 듯 합니다.
      그래서 곁가지로 말씀드려 봅니다.

      위 본문에
      “참고로 전 무남독녀 외동아들이고…” 라고 쓰셨는데,
      원글님은 “무남독녀”가 아닌 “무녀독남”이지요.

    • 원글 99.***.132.25

      지적 감사드립니다.

    • VAV 38.***.20.163

      ha ha ha.. it reminds me 6years ago in the US at the first time..
      Thanks!

      There is will, there is a way, always.

    • 저도 여자 99.***.179.206

      저도 여자인데요. 제가 가장 힘들고 moody할 때가

      1. 몸이 아프진 않지만 허약할때
      2. 남편이 데이트 안해줄때

      인데….

      홍삼차 같은거 먹이시고 한달에 한번쯤은 분위기 있는데로 데이트 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