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속에 고독

  • #84160
    살다보니 171.***.194.11 4041

    전 40대 중반이고 안정된 직장에 집사람도 괜찮은 직업에 애들도 알토란같이 잘 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격탓인지 집, 직장, 공공도서관 그리고 주말엔 교회 말고는 다른 활동없이 지낸답니다. 아 가끔씩 정말 가끔씩 집사람이 친한 미국가정, 한국가정들과 주말에 어울리긴 합니다만 정해진 몇몇 가정밖에 없지요. 한국에 있을때는 친한 친구들과 아니면 부모 형제 자매들과 여흥이라도 즐기지만 군중속에서 외로움이랄까 미국에서는 가족들속에서도 외로움을 피할수가 없네요. 술도 잘 못하고 마음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건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러네요. 여기 들리시는 분들은 어떻게 외로움을 떨치시는 지 궁금하네요. 여자분들은 애들키우느라 정신없어서 그런 외로움도 사치일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분들은 어떠신지요?

    싱글때도 혼자서 살았는데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도 만나면 정적으로 노는 걸 좋아했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싫어해서 지금의 집사람을 만난건 너무 기적인것 같습니다.

    동부 뉴욕근처에 사는데 다양한 사람들도 사귀고 외롭지 않게 보낼 여가 활동은 없을까요? 그래도 20-30대와 어울릴 정도로 젊게 살아서 다양한 연령층을 소화할수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직장일에 늘 충실하긴 한데 가끔씩 이런 외로움을 느끼네요.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어떤분들은 사치그만떨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 알버트 192.***.94.105

      인간은 본래 외로운 존재라고들 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과 있어도 외롭고 아무리 사랑받고 인정받아도 외롭고 결국은 이래도 저래도 외롭습니다. 그 외로움의 근저에는 “나”라는 자의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 “나” 가 본래 진면목을 찾지 못하고 이리 저리 방황하면서 외로워 하는 것이지요.

      도대체 뭔소린가 하는 생각이 드실지 모르겠지만 명상 수행을 추천 드립니다. 명상을 통해서 자신의 내부를 깊이 들여다 볼수 있게 되면 외부의 현상들에 일희일비 하지 않게되고 외롭다, 괴롭다고 하는 주체인 그 “나” 의 정체를 서서히 하지만 분명히 자각하게 됩니다. 어떤 종류의 명상이든 상관 없습니다. 다만 마음을 투명하게 비우는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여가 활동을 소개해 드리는 것도 물론 현실적으로는 좋은 방편 이겠지만 님의 글속에서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느끼는 진리나 궁극적인 내면의 자유에 대한 갈급함이 느껴져서 이런 글을 드립니다.

    • fgsjfh 68.***.178.67

      어느 교포분이 오래전에 이야기 했답니다.
      미국에서의 삶은 바다가운데 떠있는 섬같은 생활이라고요….

    • ms 208.***.97.140

      저희 남편은 아이들을 즐기던데요. 그러다보니 아이들과 해야 할 일이 많아지나봐요. 그리도 싫어하던 캠핑도 가고, 아이들 사진 편집이 취미고, 아이들 하고 만들기 하는 것이 취미고, 아내한테 끌려 여기 저기 뮤지엄다니는것도 좋아하고 아이들하고 기타치고 노래하는것도 좋아하고… 누구나 외롭지만 따뜻한 가정안에서 진정한 친구를 찾는 것도 나쁘진 않은것 같습니다. 그 덕에 전 아프면 테니스코트에 끌려나가서 땀을 엄청 쏟아서 오던 몸살을 쫒아내도록 끌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을 자주 초대합니다. 좀 까다로운 사람이라서인지 직업이 비슷한 친구들과 만나서 자기 일얘기하고 컴퓨터에 관한것 그리고 아이들 얘기 하는 것을 즐기더근요.

    • 살아보니 171.***.160.10

      윗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명상및 독서 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 듯 싶네요.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립기는 하네요.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golf 24.***.2.100

      뉴욕근처에 사신다니 골프를 추천합니다. 괜찮은 골프동호회를 하나 알고 있는데요 원하시면 알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