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

  • #84156
    여자의 생각 24.***.89.82 4430

    아내를 많이 사랑하신대서 싱글인 제가 주제넘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결혼 10년째에 아직도 아내를 많이 모르는것 같다는게 가장 큰 문제인거 같습니다. 아내와 얘기를 많이 나눠보라고 하고 싶지만 아내되시는 분만 헤어지고 싶어하시는것으로 미뤄보아 남편 되시는 분이 아내가 평소에 어떤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사신것 같고 아마 지금은 아내와 얘기를 하는것도 안되실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많이 다투고 계시다니 아주 실낫같은 희망이라도 있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주 남이라고 생각한다면 싸움도 없을테니까요. 남 같이 생각하는 사람과 커플상담은 더더욱 할 이유가 없을꺼구요.

    아내와 얘기를 해보시기 전에 보편적인 여자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해보시면 어떨까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남자로 부터 어떤 걸 원하고 그걸또 어떻게 표현하고 그 표현이 남자들 한테 어떻게 전달이 되고, 아니 전달이 되기나 하는건지, 또 전달이 되면 그게 실천으로 옮겨지는지, 행동으로 보여지지 않을때 여자들이 느끼는 상처는 어떻게 쌓이는지..

    연애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낀건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방법과 말하는 방법이 정말 다르다는 겁니다.
    사귀었던 남자에게서 이런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왜 그 얘기를 전에 하지않았냐”고.
    전 항상 얘기한다고 생각하고 남자한테는 그게 안들린 겁니다.
    전 남자가 들리게 얘기 할줄 몰랐던거고 그 남자는 제 얘기를 듣는 방법을 몰랐던거죠.

    보통 여자들은,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걸 좋아하고 어떤걸 싫어하고 왜 그렇고, 그러면 어떻게 행동해야하고 다른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또 왜 그렇고…기타 등등 뭐 이런 자기 마음속 깊은곳의 느낌과 생각을 자주 떠올리고 가까이 접하면서 삽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나열하지는 않더라도 어렴풋이라도요. 저는 좀더 구체적으로 들이 파면서 생각하는 편이구요. 많이 피곤하겠죠..

    그런데 남자들의 경우 다른 사람은 둘째 치고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뭘 원하는지 아예 그런 걸 생각하고 살지 않는거 같더군요. 남자들끼리는 그럴 필요도 없으니 그러는것 같기도 하고..
    여자들 보다 좀더 직접적이고 별로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그때 그 상황에서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하고, 좋을땐 왜 좋은지 화낼땐 왜 화내는지.. ‘왜’라는 생각의 필요를 잘 못 느끼는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 여자의 불만은 쌓여가고 남자는 그 상황만 피하고 싶어하고 그러다가 틈이 많이 벌어지는것 같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래도 연애경험이 있으면 다음엔 좀 더 나아지지 않겠냐고..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내가하는 행동에 대한 반응도 다르고, 그런데도 또 남자와 여자라는 그리고 그중 항상 ‘나’라는 공통점도 있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데 ‘나’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슆지 않더라구요. 더 좋은사람이란 없어요. 내가 더 좋은사람이 되면 더 좋은 관계를 만들수 있는거고 그러면 상대방이 나와 좋은관계를 맺는 그 ‘더 좋은 사람’이 되는겁니다. 저도 이게 잘 안돼서 아직 혼자 있기는 합니다만..

    일단 본인에 대해 생각해보시는건 어떻습니까? 내가 원하는거 뭐고 그걸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 했는지..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 생각할때 가장 객관적이지 못한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할수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난 사랑한다고 믿지만 그게 그냥 습관일수도 있고 헤어지는게 무서운걸수도 있고 이런 다른 생각들을 ‘사랑’이라고 핑계대는 걸수도있고 무작정 놓기 싫어서 욕심을 부리고 있는걸수도 있어요. 나를 알아야 다른사람도 알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 자신에 관해 잘 모르겠으면 주위에 가까운 친구나 아니면 아내께 물어보세요. ‘난 이런생각을 하는데 당신이 보기에 난 어떻게 보이냐고..’ ‘난 당신이 이런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맞냐고..’

    얘기가 길었습니다.
    아직 많이 사랑하신대고 무언가 노력 해보고 싶으신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 결혼도 안해본 사람이 뭘 알겠냐고 하시면 할말 없지만 여자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을 아시면 좀 도움되시지 않을까 해서요..

    아내분도 많이 힘드실겁니다. 내가 튼튼해야 아직 사랑하는 내 아내도 챙길수 있지 않겠습니까. 힘내세요.

    • married 97.***.188.206

      전 결혼했습니다.. 싱글이신 원글님의 글을 보면서 갑자기 울컥해지네요.. 싱글이던 결혼을 했던 사람이기에 나란게 항상 존재하고 두사람이상이 만나지면 관계라는게 형성되는거 겠죠.. 외로운 세상에 누군가 나의 맘을 알아줄꺼 같은 믿음에 결혼이란걸 하고.. 그 라벨이 붙는 상황에서 내맘을 몰라주는 느낌이 들면 더욱더 힘들어지는거 같습니다.. 저는 남편이 저를 많이 사랑한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글님 글처럼 남자와 여자 말과 생각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어서인지.. 제가 기분이 안 좋으면 왜 안좋은지 물어보지 않습니다.. 그냥 눈치만 보는 식이죠.. 남자는 selfcentered 된 동물인지라 자기식대로 판단해버리고 묻지 않습니다.. 여자는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하죠.. 여자가 바라는거는 물어봐주는게.. 관심이고 사랑입니다.. 카운셀러 받으신분은 내 입장, 내 이익에서가 아닌 아내의 입장, 아내의 행복을 기준으로 생각해서 대화를 나눠보시면 조금은 도움이 될꺼 같네요… 여자의 생각님은 관계라는거 이해하신분 같네요.. 근데 더 좋은 사람이 되는거 같이 해도 됩니다.. 사람이 완벽할순 없죠.. 미완성된 상태에서 만나서 같이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서로 돕는게 부부아니겠습니까? 제리 맥과이어에서 처럼.. you completed me 하하하..

    • 남자 129.***.190.222

      여자가 문제인가 남자가 문제인가 결혼이 문제인가 관계가 문제인가

      두여자분 글을 읽으며 역시 남자로서 뭔가 한계가 느껴짐을 어쩔수 없군요. 왜 여자분들은 항상 남자분들에게 책임전가를 하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물 스물 드는 것이 그것입니다….제가 아직 덜 성숙해서겠지요…

    • 여자의 생각 24.***.89.82

      글을 쓰면서도 그런생각을 안한건 아닙니다. 여자들만 불만이 있는게 아니고 남자도 힘들다 라고 외치는 싶은 남자분들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자이다보니 여자쪽 입장이 더 앞서는것도 사실이고 또 아직도 남자들이 이해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잘 모르겠는것도 있습니다.

      변명을 좀더 하자면 아내는 헤어지고 싶어하고 남편은 그러고 싶지 않다면 남편쪽에서 아내에게 좀 소홀하고 문제가 있어도 피하려고만 한게 아니었을까 하는 선입견이 들어서였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가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돌보고 잘 있는지 확인해야하고 잠시만 방심하면 병이 나거나 금방 다쳐서 피가나는..
      그냥 먹여주고 입혀준다고 해서 아기가 잘 크는게 아니랩니다.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자꾸 눈 맞춰줘야 그 아기가 정서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란다네요.

      어떤 무지몽매한 이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지만 어떤이들은 그런말을 하죠
      다 잡은 생선에 밥 주냐고. 밥 안주면 굶어 ?습니다 (?=죽 여기선 죽는다는 말을 못쓰나 봅니다. )
      ‘여자 생선’ 잡아서 국 끓여서 한끼 식사로 때우고 말 사람이나 그럴 수 있겠죠. 그 놈의’생선’ 생각에 갑자기 불끈해서 잠시 딴 얘기로…

      생선이 아니고
      아기 키우는것처럼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그래서 그 관계가 튼튼하게 자라 성숙해지면 그땐 눈빛으로도 마음을 나눌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는듯 합니다.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참 힘들더이다. 휴우~

    • 말을해 204.***.131.22

      이렇게 뉘앙스만 풍겨도 내 속마음을 남편은 다 알아주겠지…개뿔입니다.
      여자도 남자도 자신이 바라는 바를 잘 얘기하고 (두리뭉실..어찌어찌..뭐 이런거 말구요) 배우자는 잘 들어줘야 합니다.

      저는 결혼10년차 됐어요. 3년 정도는 서로에게 훈련이 필요했어요. 이 정도 얘기하면 못 알아채는구나..더 상세히 설명하자…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10년이 지나니 별 말이 필요없고 눈빛, 행동만 봐도 상대방이 지금 즈음 뭘 생각하는지..생활 패턴은 어떤지… 서로가 서로에게 진정으로 편한 상태가 된것 같아요.

      저는 직접적으로 말하는게 피곤할때는 드라마나 영화를 같이 보면서 얘기합니다. 여자든 남자든 맘속에 꽁하고 표현하지 않아 생기는 오해들 답답함…. “저 사람들 어때? 답답하지 않아? 말하면 다 풀릴 걸 왜 안 하냐구…. 영화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려고 그랬겠죠…하지만, 우린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니 말 하고 살아요.. 인생 드라마틱하게 만들 필요없으니…

      필요한 것 요구하세요… 남편이 뭘 필요로 하면 최대한 소스활용해서 다 들어줍니다. 돈으로 떼울수 있는 건 젤 쉽고요… 시간을 따로 내서 하는 거… 주말에 몰아서 할 수 있는 거…. 기대치를 만들게 하고, 그걸 성심성의껏 들어줍니다. 단점은 혼자선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거에요. 둘이서 같이 하는게 습관이 되서 혼자선 아무것도 안 합니다. 청소든, 음식이든, 쇼핑이든, 직장생활이든요..

      인생 별 거 없고, 배우자 복도 어느정도 타고 나는 거 같습니다. 사람이 성실하고 착하면 변화될 가능성도 크고요. 결혼하고 시간이 얼마 안 지났을 땐 가변성이 높아 3년만 고생하면 나머지 30년 결혼생활이 편해진다는 맘으로 열심히 서로를 알아가며 싸우며 (지지고 볶는다 하죠)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으로 남아 있고, 평생을 같이 늙어 죽고 싶을 겁니다.

    • 인생혼자즐겨 69.***.244.94

      그런데 결혼을 왜 합니까? 제가보는 부부 중에 70% 이상은 서로 배우자 험담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뭐가 좋아서 들 결혼했을까 싶어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한고들 결혼 했나요? 왠 사서고생?

    • 말을해2 173.***.69.174

      이렇게 뉘앙스만 풍겨도 내 속마음을 남편은 다 알아주겠지…개뿔입니다 –> I totally agree with this. Men are not the god, and we cannot read you thought

    • done that 66.***.161.110

      남편님들께.
      고치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연애할 적에 신랑이 여행가자하는 걸, 에이하고 튕겼지요.
      한시간후에 전화가 와서 비행기표를 샀어.
      내것도?
      네가 싫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것만 샀지.
      그다음부터는 속마음을 알아달라기보다는, 내가 이게 필요하니 해줘입니다.

    • 물어봐줘 24.***.145.83

      위에 done that 님글보고 웃었네요 ㅋㅋ 정말 완전 동감해요

      와 저런 무뚝뚝 남자라면 정말 로맨스가 깨질 것 같네요 남자라고 다들 그러니까 라는 말로 정당화 시키지마세요

      귀차니즘이 사랑이 변해보이고 사람이 변해보이는 것입니다.
      원래 유지하는게 힘들지요 상대에게 잘해주는것 결국 나를 위한것인데 왜 그걸 모르고 미루고 귀찮아하는지..

      전 항상 이말을 믿어요 ” 있을 때 잘해”
      잊지말도록 해요.

    • married 97.***.188.206

      여자건 남자건 싱글이건 기혼이건.. 누구에게나 시간이란게 흐르고 있죠.. 같은 시간에 바라는게 똑같을순 없죠.. 아내가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줘.. 할때와.. 남편이.. 오늘밤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여자나 남자나 가치를 두는게 조금 다를수도 있으니깐요..

      부부라서 좋은건.. 가정이나마.. 영원히 함께 한다는 조건이 있으니깐요.. 오늘은 내가 좀 하기 싫어도 양보하고 서로에게 win-win게임이 되고.. 다음번엔 내가 하고 싶은걸로 하자고 해야쥐 하게 되더라구요..

      고수가 되어가는건 다음번 보다는 이번에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해서 최대의 윈윈을 만들어가는것이겠구요.. “있을때 잘해”야 되니깐요.. ^^

      그런데.. 남자와 여자가 맘이 상하는 경우는.. 여자는 사회가 만들어낸 착한 여자 컴플렉스이든 튕겨야 되지 않을까? 하는 본능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걸 제대로 이야기 못하는 경우가 있고..

      남자는 모르는것을 물어보면 약자라고 생각이 되는 본능?이란게 있는지..(왜 길을 잃어도 절대 묻지 않죠ㅋㅋ) 여자가 어떤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모든게 okay라고 생각해서 그것이 터프이고 마쵸이고 해서 그냥 자기식대로 해버리죠.. 이런식으로 습관적으로 살다보면 갭이 생기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보면.. 결혼이란 라벨처럼.. 10년이나 살았는데.. 하고 맘을 굳게 닫을수 있는거 같아요.. 있을때.. 그 때때마다 상황봐가면서 윈윈을 만들면서 잘~~~해야 되겠죠??

    • 여자의 생각 24.***.89.82

      ‘모르는걸 물어보면 약자라고 생각이 되는 본능’……..
      아………… 오늘 또 하나 배웁니다.
      왜 물어보지도 않고 매번 너 혼자 생각하고 너 혼자 결정하고 너 혼자 행동하냐고 몇 번을 참다가 광끼를 내면서 닥달하던 생각이 나네요 -_-
      그때 돌아온 답변은 “그러게.. 내가 왜그랬지?? 긁적긁적…” 아 놔~

      이렇게 맞추기 힘든데 그냥 혼자 즐기지 왜 꼭 둘이 놀려고 하는지…
      글쎄요.. 세상은 혼자 살 수 있는곳이 아니더군요.

      제 하소연이 됐네요.
      여기에 글은 제가 올릴걸 그랬습니다.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커플이 될수 있습니까 하고..

    • 이런 67.***.109.18

      원글님과 몇몇 분의 댓글은 일반화의 오류. case by case 이런 단어들을 생각나게 하네요.

    • deerlodge 69.***.225.45

      인생혼자즐겨님. 전 교회 안다니니까 그러려니 이해하시고. 결혼하는건 유전자에 박혀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안그랬다면 인류는 이미 멸종했겠죠. 동물들 보면 혼자즐기다가도 발정기 되면 상대방 열라게 찾아요. 걔들이 뭐 생각하고 그럴까요? 원시뇌든지 ID든지 유전자든지 어디엔가 남자 여자 끌리게 해서 종족 번식하게 하는게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