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유학생의 income vs. living expense

  • #84142
    마이너스 75.***.213.69 6690

    요즘 들어 참..우울(?)합니다.
    결혼하자마자 정말 여행가방 4개 달랑 들고..박사유학생인 남편과 미국에 온지 만5년째..지금 큰애가 만4살..그리고 둘째 임신중이네요.

    정말 5년동안 운동화 한켤레, 청바지 3-4벌로 버티고..미장원 한번 안가고..임부복 하나 없이, 쥐나오는 대학원생 아파트에서 그렇게 지내는데도..매달 몇백달러씩 마이너스..아무리 가계부를 쓰면서 아껴보려고 해도..이제 서른 중반에 애가 둘인데 통장엔 정말 몇백만원 (올해 Tax return받은 것) 밖에 없네요.

    아파트 렌트비, 각종 보험비, 어린이집값..이렇게만해도 신랑 RA로 버는 수입이 몽땅 없어지네요. 저도 대학원생이라 RA 50% 받을땐 그럭저럭 제 수입으로 식비며 생활용품비 등이 해결되는데..그나마 25% 받을땐 매달 수입을 어린이집값 내면..등록금 50%는 친정 부모님 도움으로 해결했네요.

    이제 둘다 내년에 1월에 졸업하는데..신랑 포닥하면 조금은 늘겠지만 그래봐야 7-8백불정도 더 받을테고 저두 출산하고 육아하면 한동안 일구하기도 힘들테고..정말 아르바이트라도 뛰고 싶은데..참 제 전공으론 돈벌기 힘드네요..사회과학쪽이라..ㅠㅠ 글타고 신랑 전공도 뭐 딱히 취직할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참 경제적으로 답이 안나오네요..한국에 있었음 시강이라도 뛰고 아님 과외라도 할텐데..뭐 여기선 비자문제도 그렇고 아무래도 영어도 그렇고..더구나 지금 임신중이니..앞으로 또 최소한 3-4년은 이러고 살아야할텐데..너무 착하고 이쁜 울 딸아이 예쁜 방하나 꾸며주지 못하니 정말 갑갑합니다.

    • 0xd055 64.***.211.64

      이해합니다. 저의 경우도 부부가 공부하며 애 둘 키웠습니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몸과 마음이 여유롭지 않고, miserable하기까지 하죠. 이런걸 하라 저런걸 하라는 등의 인생의 방향에 대한 조언은 감히 드릴 수가 없지만, 1) stay positive, 2) don’t shy away from opportunities. 이 두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학생으로 오래 있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존재하는 많은 가능성이 눈에 안보여서 더 negative해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적극적으로 뛰어들 기회가 와도 새로운 것이나 변화에 소극적으로 되기도 합니다. 학위를 위해서 집중하고 장기전을 펼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좋은 날이 반드시 올겁니다.

    • OK 72.***.229.194

      We did too!. Don’t worry. When you look back this moment in the future, you would think this is “not too bad”. Cheer up each other and support each other!!

    • j 67.***.78.13

      여기도 한 가정 있습니다. 둘다 박사과정으로, 두 살 배기 딸아이 데리고, 유학왔습니다. 둘 다 장학금으로 버텼고 아이는 어떻게 키웠는지 (아니면 컸는지) 모르겠구요. 이제 딸아이는 13세 소녀가 되었고 학교마치고 난 아들이 4살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시고요 조금만 더 재미있게 사세요. 돌아보며 웃으실날 곧 올겁니다.

    • oklalee 138.***.32.166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도 유학생 시절(3살반부터 8살반까지) 어렵게(?) 자라 준 큰 딸에게 가끔 짠한 맘을 가집니다. 하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희망” 그리고 군인보다 인기없다는 유학생과 결혼하신, 세상 돌아가는 일에 좀 늦으신 님같은 분만이 가질 수 있는 추억.

    • 꿀꿀 64.***.152.140

      힘내세요,, 경기가 좋으면 두분다 학위 따고 직장을 잡으면 훨씬 풍요로워 질텐데, 좀 안타 깝네요,,그래도 교수직을 원하는게 아니라면 일단 학위 받으시고 직장을 알아보는건 어떨까요,, 풍족한 분이라면야 후원자들이 든든하면 공부를 계속 하겠지만,,일단 직장 다님서 생활을 좀 여유있게 하시는게 나을듯 해서요,,다만,,직장이 잘 잡힐지가 잴 힘든 부분이네요,, 힘내세요,,

    • 힘내세요 173.***.187.201

      아이 키우며 부부가 같이 공부한 유학생활…다시 뒤돌아 보고 싫지 않은 힘든 시간들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을 통해서 성숙해 지고 또 노력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심은 대로 거둔 답니다. 꼭 좋은 결실이 있으리라 믿으며 푸른 하늘을 한 번 보시지요.

    • 글쓴이 75.***.214.19

      공부만 열심히 잘하면 모든게 잘 풀릴거란..순진한(?) 생각으로 살다가..막상 박사학위를 받아도 갈데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너무나 빡빡한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교수가 되고 싶어 공부만 했던 그 많은 시간들이 가끔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그래도 많은 분들의 격려에 원하던 걸 이루어 훗날 웃을 날이 있으리라 다시 한번 믿어봅니다..추운 겨울 다들 건강 조심하시구요..행복하세요!^^

    • 공감 75.***.144.28

      그래요 많은 분들이 같은 경험을 했고 또 언젠가는 좋은 추억으로 생각합니다. 다른사람들을 쳐다보면 왠지 더 난 것 같고 더 좋은 것 같지만 다 거기서 거기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를 차게하고 가슴은 뜨겁게…처음의 그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입니다.힘내세요! 더 좋은 날이 반드시 옵니다.

    • 삶이란것… 171.***.160.10

      저도 부인과 같이 공부하고 학위따고 교수되는것이 다 인줄 알고 그렇게 짝을 구했답니다. 그런데 결혼은 정작 혼자서 다 끝내고 결혼했지요. 늦게 33살에 결혼했지만 선택을 잘했다 싶었습니다. 제가 계획한게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흘러간것이지요. 지금을 추억이라 생각하면 추억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괴로움이 되는 겁니다. 학생으로 그렇게라도 애둘을 키울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시네요. 전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이 그렇게 부자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결혼할 생각을 했을까 싶네요. 힘내십시요. 얼마를 벌건 상관없이 늘 돈은 모자라는 겁니다. 버는 만큼 쓰다보면 늘 모자라거든요… 요는 돈이 부부간에 끼어들면 안된다는 거지요. 두사람이 견고하면 그런건 문제가 안됩니다.

    • 67.***.223.144

      …다른사람들을 쳐다보면 왠지 더 난 것 같고 더 좋은 것 같지만 다 거기서 거기랍니다….

      …두사람이 견고하면 그런건 문제가 안됩니다…

      …공부만 열심히 잘하면 모든게 잘 풀릴거란..순진한(?) 생각으로 살다가..

      이미 좋은 말씀들이 많은데, 본인께서도 이제는 더이상 어리거나 순진하지 않으시니까 더 견고한 희망과 긍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보실 수도 있겠지요. 사실 우리 앞날은 아무것도 모르지요. 다른 사람들(?)처럼 잘먹고 잘벌고 잘 놀고 살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처럼 돈잃고 건강잃고 가족도 잃고 목숨마저 어느 순간 잃을수도 있구요. 원글님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아이가 계시니, 그 아이들에게 물질적으로 못해주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죄책감보다는, 오히려 더 소중한 정신적으로 더 많은것을 사랑과 함께 채워주실수 있으실 겁니다. 따지고 보면, 먹고 입고 사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건 아니지요. 돈이 없어서 물질적으로 애들을 spoil시킬수는 없지만, 정신적인 사랑으로 애들이 lavishing 하게 느끼게 해주는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요(지혜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좀 이상하지만, 통계적으로 많은 부와 물질을 소유한 나라일수록 행복지수가 낮아(lower)집니다. 내 스스로가, 정말 내 가족에게 그리고 내게 소중한게 뭔지 매일매일 깨닫지 않으면, 세상관점으로 살게되고 그러면 마음에 불만만 뽀글뽁글 쌓여질것 같습니다. 살아가는데 희망을 꼭 붙잡아야 하지만, 거짓 희망(물질적인것)과 참된 희망(정신적인것)을 분별하는것도 중요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