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이야기가 대세라면..

  • #84139
    74.***.122.233 4206

    인터넷 개통을 기념하면서
    장롱 깊숙이 꼬불쳐 두었던
    유머 한토막을 올려 드립니다

    —강원도로 이사간 부산사람의 일기—

    8/12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o^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14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이 곳을 사랑한다.

    11/11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사냥꾼들은 죄다 잡아다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이라 여길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2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 곳을 사랑한다.

    12/12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19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염병할..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22
    하얀 똥덩어리(-_-)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우c~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있다 오는 것 같다.
    사람을 놀리는거야 뭐야! 씨양놈으 c끼!
    빨랑빨랑 와야지!

    12/23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우와 진짜 욕나온다.

    12/24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동안 아무것도 못먹었다.
    하지만 힘을 내야지.
    저녁무렵이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12/25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그게 어쨋다는거야
    방송에선 서울놈들이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지X들을 떤다.
    개눔c키들! 저것들은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간밤에 끄 망할놈의 눈이 더 왔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개눔c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
    도대체 대갈통이 도는 X끼들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눈을 제설차로 다 치울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니…
    소금을 찔찔 뿌리지 말고
    왕창왕창 퍼붜야지 될것
    아니냐고 눈을 하얗게뜨고 욕을 한바탕 해줬다.
    쌍x의 새x들!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2/27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 것 빼고는 3일동안 집안에 쳐박혀서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덴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하나?
    우와! 돌아버리겠다.

    12/28
    기상대놈들은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그러구두 월급받고 있다니…
    핵폭탄으로 죄다 쥑여버려야 한다.
    그리구 눈속에 파묻어 버려야 한다.
    일기예보가 틀렸다.
    30cm가 온다던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왔다.
    1m30cm다.
    도대체 이렇게 눈이 많이 올수가 있는 건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때문에 삽을 여섯자루나 부러뜨렸다고 얘기 해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의 새x를 패면서 부려뜨렸다!
    대갈통을 빠개버릴려다 말았다.

    1/4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로 치었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뭣때문에 산에 돌아다니게하는지 모를일이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기관총이라도 가지고 와서 염병을 할 사슴이라는 짐승은
    죄다 피작살을 내야 할일이 아닌가!

    3/3
    지난 겨울에 그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이모양을 만들어 놓냐 말이다.
    국가예산이 저희돈이란 말인가?
    아껴썼어야 하지 않은가!
    무식한 새x들같으니라구…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5/10
    부산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 꿀꿀 64.***.152.167

      ㅋㅋ,, 시카고에 있을때 눈 많이 와서 눈치울땐 좀 힘들었는데,, 겨울이 가고 나면 별거 아니었던거 같은데,한 겨울에 눈 많이 올땐 눈치우는게 정말 싫었던 기억이 나네요

    • phpsql 70.***.163.22

      버지니아가 최고라니까요. 눈도 적당히, 단풍도 이쁘고, 여름도 많이 안덥고 봄엔 꽃ㄷㅛㅎ고.

    • Quality 67.***.159.14

      어디에 살건 정붙이고 살면 그곳이 제2의 고향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비를 너무싫어하던 사람이 15년째 시애틀에서 행복하게 살고있습니다.

    • 저는 76.***.26.49

      끝없는 눈 이야기를 읽으니 ‘Fargo’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 ISP 38.***.181.5

      저 이거 회사에서 보고 웃다가, 눈물 흘렸습니다.

    • 그냥 134.***.247.217

      저는 이글 읽고 그냥 그런데 윗분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었다니 제가 웃음을 많이 잃고 사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