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가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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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처럼 203.***.218.1 4041

    휴가를 2주내서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한국 방문기간 중 1박2일 일정으로 갈만한 곳을 알아보다, 후배가 남이섬을 추천해서, 시부모님 모시고 남편, 딸아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평일날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주말은 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해서 꽤 북적인다고 하네요.

    한국가기 3주 전에 남이섬 내에 있는 콘도형 호텔 별관을 예약 했습니다. 방 두개 짜리 단독 건물인데, 베고니아 라는 이름의 별채를 골랐습니다. 방이 두개에 주방에 취사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고 평일 요금은 15만원, 주말 요금은 20만원 이었습니다. 주말에 예약을 하려면 몇달 전에 해야 예약이 가능한 것 같았고, 소각족인 경우, 화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정관루 호텔 본관 객실에 묵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남이섬 가는 날 이른 점심을 먹고, 과일 및 간식거리를 챙겨 승용차편으로 부천에서 출발했습니다. 차 속에서 딸아이와 시어머니와 끝말 잇기를 하다가 두 번을 내리지고 홧김(?)에 잠이 들었는데, 한 시간 조금 넘어 남이섬에 도착했습니다.

    입장료는 도선료를 포함, 어른 8,000원 아이 4,000원 입니다. 따뜻한 가을 햇살아래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10분이 채 안되 강을 건너 남이 공화국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에 가방을 내려 놓고 자전거 센터로 직행해서 6인승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시부모님이 뒷좌석에 앉으시고 저와 남편, 딸아이가 앞좌석에 앉아 섬을 반바퀴 정도 돌았습니다. 노랗게 단풍든 은행나무 길로 시작해 아기자기한 여러 길로 이어진 길 들을 웃음꽃을 피우며 반 시간 정도 달렸습니다.

    아름다운 가로수 길들을 산책하며 사진도 찍고 하는 새에 배가 고파져 이른 저녁을 먹으러 민속음식점에 갔습니다. 섬내에 5-6개 정도의 식당이 있는데 모두 6시에 문을 닫고 당번 식당 한곳만 8시 반까지 영업을 합니다. 파전, 묵무침, 잔치국수에 동동주를 곁들였습니다.
    저희가 묵은 별관은 강가에 지어져 거실 너른 창으로 해가 지는 남이섬의 고즈넉한 가을 하늘을 감상할수도 있고 아침에는 물안개 속에 둘러쌓인 신비함과 애틋함을 주는 남이를 만날수 있습니다. 당일 코스로 둘러보기에도 충분한 작은 남이섬 이지만 하루 밤 묵으면, 이른 아침 호젓하게 남이를 즐길 수 있는 특혜가 있습니다.

    가져간 쌀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섬 일주 산책을 나섰습니다. 은행나무길 길가에수북히 쌓인 은행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신 시부모님께서는 일치감치 산책을 접고 긴급 공수한 비닐봉투를 가지고 은행 수거작업에 돌입 하셨습니다. 딸아이을 사이에 두고 세 식구가 사이좋게 일주를 마치니 반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아침에는 전문가용 사진기를 대동하고 사진찍는 사진작가 분들이 많았습니다.

    오전에는 만들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공예원에 들려 점토로 인형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두 시간 정도 걸렸는데, 운좋게 자상한 공예원 팀장님의 개인 지도를 받아 멋진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인형은 한달 정도 건조를 시킨후 구워서 집으로 배달해 줍니다.

    추억의 도시락으로 유명한 식당 메뉴를 눈요기로만 건너 뛰고, 어제 점찍어둔 닭갈비 집으로 직행했습니다. Self 라는 것이 조금 불편했는데, 닭갈비가 연하고 숯불에 구운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점심 먹고 딸아이는 남편과 이인승 자전거를 타러 가고 저와 시부모님은 이곳 저곳 둘러보기를 했습니다. 거창할 것은 없지만 아기 자기하고 재미있게 꾸며진 볼거리가 제법 많았습니다. 겨울연가를 촬영했던 메타세쿼이아 길은 실제로 참 멋지고 낭만적 입니다. 겨울연가 덕에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꽤 많이 남이섬을 찾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쯤 넘어, 호텔 프론트에 맡겨 놓은 가방을 찾아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짧은 일정의 아쉼움을 달래며, 아름다운 남이의 가을을 가슴에 담아 돌아왔습니다. 겨울에 방문해도 좋은 것 같은 남이 섬, 커플스 식구들도 한국 방문길에 들려 보세요.

    • 그립다 68.***.148.94

      그리워요. MT때 가보고 안가본 남이섬.
      고맙습니다. 눈으로 한국을 조금이라도 느끼게해주셔서.

    • 그립다2 209.***.192.122

      미국오기전에 마지막 여행으로 와이프랑 당일로 다녀왔었는데.. 그때기억이 새롭네요..너무 좋죠..

    • phpsql 70.***.163.22

      노래도 있지 않나요?

      파도가 부서지는 남이섬 인적없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