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따라 성당 가기

  • #84122
    언제나초보 169.***.108.227 5639

    최근 몇주 정도 와이프 따라서 (애들 둘 데리고) 성당을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무슨 믿음이 있는 건 전혀 아니구요. 와이프가 부담 가지지 말고 같이 나가보자고 해서, 해주는 것도 없는데 이거라도 같이 하자는 맘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디만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전 평생 종교는 없었지만, 개신교는 경멸하구요. 천주교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에 대해서는 (종교를 떠나)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자체는 도무지 읽히지도 않을 뿐더러 세계관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소설책 읽듯이 읽을 수는 있겠지만 …

    언제까지 성경책 한번 들춰보지 않으면서 계속 성당을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일텐데요 … 이거 성당을 계속 따라 나가야 하는건지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저 처럼 믿음이 전혀 없이 시작하셨거나 … 믿음 없이 성당 나가시는 분들 계신가요?

    • 저도 149.***.84.53

      성당을 다닙니다. 큰 믿음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고요. 성당에 가서 미사시간 한시간동안 미사는 설렁설렁 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다른생각을 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나님).

      기도하며 조용한 시간, 성가를 부르는 시간, 설교말씀을 듣는 시간. 중간중간 침묵의 시간.. 일주일에 한번씩 이렇게 한시간 생각하며 보내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마음이 참 편안해지죠. 한국에 있는 오랜 친구 생각도 하고, 부모님 형제 생각도 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고요.

      원글님도 편안한 마음으로 가서 한시간 명상하고 온다고 생각하세요. 아… 미국성당엘 가야 조금 더 편안합니다. 설교나 기도가 귀에 잘 안들어오거든요. 하하하.

    • jdghk 24.***.218.226

      저는 술을 좋아해서, 교회이건 성당은 별로 였는데요
      몇년전에 저희 동네 신부님이 새로 오셨는데, 저랑 나이도 동갑이고, 술을 저보다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집사람이 천주교 신자라서 우연치 않게 그 신부님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신부님이랑 매주 한번이상은 술을 엄청 마셨습니다.
      그러다가, 덜컥 술김에 자제력을 잃고서 그만 신부님에게 교리공부 약속을 하게되었고,
      어찌어찌 하다가 몇개월이 지나서 덜컥 세레 받아서 천주교 신자가 되었는데요…

      여전히 그 신부님이랑 술많이 마시는데요….그러면서 인생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데요…
      저는 별로 후회하지 않고 있지만, 음주횟수가 늘어나서, 집사람이 오히려 후회 하는듯….

      천주교, 개신교보다 좋은것 같은데요… 무엇보다도 개신교는 목사님들이 술담배를 하시지 않으시니까요…

    • 무언가 76.***.14.150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무교보다는 불교든 기독교(가톨릭 및 개신교)든 종교가 있으면서 자신의 내면과 인생에 대해 깊게 돌아보는 기회를 자주 갖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내용이 뜬구름 잡는 소리 같지만, 결국 깊게 생각하면 나와 연관되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믿음이 없더라도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니, 교양 강좌 다닌다는 생각으로라도 다녀보십시오. 어딜가나 어차피 믿음은 걷으로 흉내내며 다니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그런 고민/의문을 하신 것으로 보아 자신에게 솔직하신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tracer 198.***.38.59

      무언가님/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종교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고, 종교에서 벗어나고 나서 너무나 후련하고 더 의미있게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쳐왔을 때 종교를 찾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비로소 종교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가라신자 99.***.132.25

      저도 여기 와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한 경우라서 믿음이 아주 강하진 않습니다.
      종교의 기능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자기 중심적인 자본주의 삶에서 이타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는게 감사할 일인것 같습니다. 좋은 이웃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구요. 제 경우 성경구절은 가슴으로 받아들이는게 기억에도 오래 갑디다. 첨엔 무지 힘들지만요.

    • 24.***.40.106

      어릴때 유아영세받고 성인이 될때까지 쭈욱 성당에 다녔습니다.
      친한 친구, 선후배 들도 전부 성당친구고… 이들중 신학교 간 사람도 많아서 아는 신부님들이 주변에 널렸습니다.

      그렇게 성당에 참 열심히 다니다, 어느날 문득 ‘깨달음’을 얻고 종교를 버렸습니다.

      저라면 자식을 성당에 보내겠습니다. 일단 개신교 처럼 막가는 집단이 아니고.. 종교적인 믿음 이전에 바람직한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곳이 성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교육차원에서 보면 실보다 득이 많기 때문에 저는 보내겠습니다.
      게다가 한글도 가르쳐 주잖아요..

    • 유교 74.***.228.210

      누가 종교가 뭐냐고 물어보면 유교라고 답하는 사람입니다.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 기타 등등 모든 종교에 대해 절대 배타적이지 않고 사람은 종교가 있으면 그게 무엇이던지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한테 강요하지만 않는다면요

      와이프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저와 아이들때문에 성당에 지금 못가고 있지만 언제나 신앙을 잃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와이프, 혹은 아이들이 성당에 간다고 하면 전 말리지 않습니다. 다만 저한테 같이 가자고 얘기한다면 전 가지 않습니다. 천주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종교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어쨌듯 74.***.228.210

      기왕 성당을 나가고 계신다면 믿음이 없이도 그냥 쭉 다녀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대신

      저한테 같이 가자고만 하지 말아주세요

      ㅋㅋ

    • . 67.***.223.144

      위에 tracer 님,
      “종교에서 벗어나고 나서 너무나 후련하고 더 의미있게 삶을 살고 있는 경우”라구요? 님이 자주 질문하시는것처럼, 그런 실례를 알고 싶어집니다.

      한가지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제가 좀 어렸을때 읽었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 이게 제 머리속에 왜 떠오르는지는 설명하기 힘들구요. 그사람 제멋대로, 제 성격대로 살다가 죽는다는 그런 얘기지요? 그런 성격 (워낙 낙천적이고 죽음마저도 두려워할것 같지도 않고 아무런 죄책감도 없을것같고…)가진 사람은 종교 가질 이유도 없을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또 흐르는 강 내부의 수초에 여전히 혼자 앉아있는 황새를 또 봅니다. 짝도 없이 언제나 볼때마다 혼자 가만이 수초위에 앉아있는 황새한마리. 외로움도 없을까. 외로움을 모르면 또 종교를 찾을 이유도 없겠지요.

    • 저는 69.***.20.195

      어릴적부터 성당에 다녔고 (물론 부모님의 강요로), 중고등학교 크리스찬 학교 다녔고, 대학때는 종교활동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에 와서도 믿음이라는 것을 붙잡고 순간순간 힘든 시간을 잘 보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논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순간 믿음이라는 것은 점점 사라지게 되고, 종교가 저의 자발적인 행동이 아닌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서 시작된 것부터 회의가 들기시작하니, 그리고 종교활동에 대한 제 자신의 압력, 예를 들면 주말에 꼭 성당에 가야하고, 죄지은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고해성사도 꼬박꼬박 해아하고 하는 등등의 활동들이 저를 힘들게하고, 생각을 많이 해봐도 논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을 믿음으로 해결해야하는데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더 이상 종교활동에 대한 의지가 없어지더라구요.

      대신, 종교가 요구하는 활동들을 사회의 규범, 도덕, 철학등에서 찾을려고 하는 것이 제 마음이 더 편해집니다. 물론 제가 자란 성장 과정이 천주교라는 종교에서 비롯되었지만, 종교가 요구하는 그 활동들을 벗어나, 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종교를 가졌을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종교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낄수 있다고 해야하나요? 저는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 다른 면으로 접근할수 있다고 해야하나요?

      그리고 천주교에 계신 분들과 밀접하게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성직자들도 하나의 인간이라는 것을 본 순간, 더더욱 종교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이지 않는 그 분들에 대해서 높은 도덕심내지 숭고함을 강요했었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 tracer 98.***.201.121

      .님/
      가장 가까운 실례는 바로 저입니다.

    • . 67.***.223.144

      tracer님,

      좀더 구체적으로 종교에서 벗어나 어떤 더 후련하고 더 의미있는 삶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었나요? 더 삶의 자유를 느끼시나요? 삶의 은혜를 더 받으셨나요?
      처음에 왜 종교에 귀의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요. 아마 종교에 귀의했을때의 그 기대감을 어떻게 얻지 못하여서 결국 실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아니면 그 기대감이 충족되었지만, 살다보니 일들이 다 잘 그냥 순조롭게 돌아가다보니, 그냥 다시 멀어지게 되었는지…

      아 참…앞에 내 글에 “황새가 앉아 있다”란 표현을 “황새가 서 있다”로 정정합니다. 앉지도 못하고 눞지도 못하고 항상 서있는 황새. 그것도 친구도 없이 가만이 혼자서…

    • 71.***.26.147

      .님, tracer님,

      저는 종교의 속박 (마음속의 속박)를 떠나 마음편하고 행복하게 7년동안 살다가 다시 종교로 돌아와서 더 행복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 . 67.***.223.144

      또 황새 얘기. ^^

      한국에서는 외롭게 혼자 있는 황새(학 왜가리 두루미 잿빛이건 흰색이건)를 본적이 없는데, 미국에서 본 황새는 다 넓은 지역에서 혼자사는 황새들이었네요….생각해보니 희안한 기억이네.

    • 저는 불교신자 130.***.8.250

      불자로서 제가 보기엔, 종교라는 것은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추구하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힘든 상황에서 더 열심히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지만 그 종교에 완전한 믿음이 없으면 그 종교가 행복을 저해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일단 종교라는 것이 속박이 되는 상황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종교를 선택했는데, 그게 오히려 자신을 속박한다면 그건 잘못된 방향으로 종교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니 맞는 혹은 인연이 되는 종교는 따로 있는 듯 하더군요. 원글님도 진지하게 고민하신 후에 인연이 되는 종교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 이어서 130.***.8.250

      제가 불교를 선택한 것은 절대적인 혹은 무조건적인 행복함을 얻기 위해서인데, 그 속에는 외로움이나 괴로움, 행복 따위도 없는 그런 상태라고 합니다. 흔히 니르바나(해탈)이라고 하죠. 영원한 자유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종교없이 이런 단계에 도달하기는 정말 어렵지만, 그럼에도 가끔 (불교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생의 좋은 선업으로) 쉽게 깨달음을 얻고 인간사를 초월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tracer님이나 .님은 아마도 이런 경우이신가 봅니다.

    • tracer 198.***.38.59

      .님/
      저는 교회/성당을 주변의 영향을 통해 다니기 시작했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 청소년기에는 친구들 영향 등등이요. 막연하게 절대자,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 주일학교에서 배우는 예수님의 상은 저에게 좋은 도덕적 롤 모델이었던 것은 맞습니다만, 그 외 창조 신화나 노아의 방주, 예수님의 기적 등등 초자연적인 이야기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산타를 5학년 때까지 믿었던 저 인데도) 도저히 실제였다고 믿을 수는 없었습니다. 단군 신화와 같이 상징적인 의미일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요. 어찌보면, 교회를 다니던 십여년간 한번도 진실로 “믿음”을 가지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시도 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항상 자기 전에 기도도 하고, 믿으려고 노력하고, 지옥에 대해서는 항상 심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철학, 과학 서적들을 접하게 되고, 사람들이 발견한 지식과 통찰들이 주는 해답들이 종교가 주는 해답보다 훨씬 성숙하고 이성적이며 저에게 더 만족스러운 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많음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학의 기본 자세가, 이미 자신만이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는양 가르치는 종교의 위선적이고 독단적인 특성이 너무나 비교되었습니다.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세상과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종교가 제시하는 그것보다 훨씬 더 의미있고 더욱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천문학이나 생물학을 통해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이며 수십억년의 우주 역사 중에서 저에게 주어진 이 짧은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고, 그렇기에 더 의미있게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삶의 목적도 더 확고해졌구요. 자연스럽게 동물들과 환경에 대한 자세도 많이 바뀌었구요.

      말씀하신대로 여러가지 불필요한 죄책감에서도 벗어나게 되었고, 지옥의 두려움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은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죽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죽음 후는 태어나기 전과 같은데 태어나기 전에 대한 두려운 기억은 전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종교가 .님이나 음님과 같은 분에게 행복과 평안과 삶의 의미를 준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순전히 저의 관찰에 의한 가설이지만, 선천적으로 종교적 믿음을 좀 더 자연스럽고 자신에게 유익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또 궁극적 답을 모르는 것에 불안하지 않고, 의심이 많은 사람들이 따로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 67.***.223.144

      tracer님,

      그러시군요. 귀챦을수도 있고 이런질문에 화를 내는 사람의 경우도 봤는데, 성의있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선천적으로 믿음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죠. 아무래도 여자분들이 교회에 더많은 이유가 뭔가가 있긴 있는것 같습니다. 저로말하면, 저는 선천적으로 타고나길, 믿음같은거 가질수도 없게 타고 난것 같이 의심도 많은 사람이고 가족친척중 믿는 사람도 없고 교회도 한번도 호기심으로라도 가보지도 않았고, 내 학문배경도 창조론과는 너무 거리가 먼사람인데도, 자신이 너무 깊은 흑암에 들었던 경험을 하다보니, 관심도 없었고 알려고도 원치않았던 것을 깨닫게 된 경우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수님은 도덕적 가르침과는 거리가 아주 먼거같습니다. 세상적으로 말하는 도덕과는 너무 차원이 깊은 행적을 보이시고 말씀하신걸로 느낍니다. 그런것들이 다른 종교와 차별됨이 너무 강하게 제게는 느껴집니다. 4대복음서를 읽다보면 도대체 사실이 아니라면, 이러한것들을 뭐하러 저자가 기술해 놨을까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3번부정하고, 그후에 베드로에게 나타나셔서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번 물으시는 장면도 그런 기술중의 하나라구 생각하구요. 이런걸 어떻게 이성으로 이해할수 있겠습니까. 저는 베드로와 유다를 가끔/또는 많이 생각합니다. 유다를 생각하면 믿음에 대한 의심이 너무 들기도 해서요. 다 우리와 같은 죄인인데, 한사람은 그 죄로 인해 자살하지요. 어떤 면에서 나도 유다와 같은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한사람은 용서의 자비를 받아들이지요.)

      믿음도 하나님이 주시는 큰 은혜라고 하더군요. 사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깨닫지 못한다던가 어떤 좋은일도 내가 잘나서 내 능력대로 내 노력의 댓가로 당연히 받은거라고 생각하면 믿음도 자라지 않는것 같습니다. 부모자식간 관계도 비슷하구요. 내 잘나서 다 내가 일군거라고 생각하면 부모님께 무슨 감사가 생기겠습니까.

    • tracer 198.***.38.59

      부모자식간 관계는 비슷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아주 자명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아주 모호하고 일부러 숨어계신 것 같기 때문입니다.(물론 이 근거 또한 각기 다르겠습니다만, 저에게 있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존재의 근거는 제로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부모에게 무슨 감사가 생기겠습니까?

    • . 67.***.223.144

      예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또 틀린 말씀이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 살아계셔서 우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존재의 믿음에서, 그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믿음이 또 각자 교회다니시는 분들의 믿음을 어느정도 규정하게 됩니다. 이 믿음이 없이 교회다니는것은, 언제든지 교회를 떠날수도 있는 믿음입니다.

    • . 67.***.223.144

      제가 교회를 떠난분들에게 tracer님에게 드린 질문과 같은 것들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사실 이게 저의 믿음과도 관계가 있기때문입니다. 저도 사실 저 자신을 믿지 못할때가 많아서, 저라고 언제 믿음을 떠날때가, 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어서, 그분들과 내 믿음의 차이가 궁금해지는 것입니다. (저 사실 예수님 영접한지 3년이 채 안되었거든요)

    • tracer 98.***.201.121

      개신교님/
      종교의 역할 중 큰 부분이 우리가 의문을 가지는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의 역할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god of the gap이라고도 하지요. 종교의 큰 폐단 중 하나가 바로 자유로운 질의를 억누를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이라는 아주 편리한 답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역사적으로 줄기차게 자연속에서 답을 알아내려는 과학의 발전에 종교가 종종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신이 채워 주었던 무지의 틈이 과학에 의해 채워지면 틈이 좁아지고 그 사이에 차있는 신의 크기와 입지도 작아짐을 느끼게 되니까요.

    • 신자 74.***.122.233

      저랑 비슷한 경우네요
      저도 마누라의 압력에 의해 성당을 다니게 된후
      어영부영 성경 공부 한 2년 했습니다.
      성경 읽어 보면 말도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고
      여자들은 거의 사람 취급도 안하고 특히 구약 읽어
      보면 거의 환타지 소설 수준입니다.
      그래도 꾹 참고 성경 공부 했습니다. 신심이 깊어서가
      아니라 성경 정도는 그냥 교양으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동시에 저의 정신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성경을 비판하는 책들도 같이 읽었죠.
      예상대로 성경의 오류및 카톨릭의 문제가 보이는게
      저보고 성경을 비판하라고 하면 책 한권은 쓰겠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마누라와 함께 주말마다 꼬박 꼬박 성당에 나갑니다.
      미사 보면서도 무슨 간절히 기도 대신에
      신부님들 강론 같은거나 듣고 나름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오는게 전부입니다.
      신앙이라는것은 불을 쬐는것과 같습니다.
      너무 가까이 가면 불에 데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열기를 몸에 쬔다면 나쁠건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저처럼 종교를 그냥 하나의 컬쳐로 받아
      들이신다면 마음이 편해질겁니다.

    • md 68.***.130.39

      답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 선배 68.***.158.11

      마누라 따라서 암말 안 하고 다니는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 그걸 그 사람은 천국이 있다면 그리 감니다. 믿고 안 믿고는 두번째 문제이고…….착한 남편이 가는 곳이 천당일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