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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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oica 69.***.144.179 3955

    어머니

    유 하

    아프리카 한 호수에 사는 물고기 중엔
    일견 서로 다른 종류인 듯, 어미의 몸집이
    아비에 비해 너무도 왜소한 것들이 있다
    호수에 버려진 빈 달팽이 껍질 속에
    알을 낳고 새ㄲㅣ들을 기르기 위해
    아예 달팽이 몸의 크기로 진화된,
    새ㄲㅣ의 안녕과 자기 본디의 몸을 맞바꾼
    그 어미 물고기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누구나, 달팽이집 속에 산다
    그녀들 생의 유일한 기쁨이 있다면,
    달팽이집 밖의 세상을 잃어버린 고통의 힘으로
    자신이 포기한 육신과 꿈의 부피 전부를
    어린 자식들에게 남김없이 옮겨놓는 일,
    무사히 자라난 자식들이 새삼 어머니의 왜소함을 비웃고
    뿔뿔이 흩어져갈 때에도,
    그녀는 그 비좁은 달팽이집을 떠나지 못한다

    다시는 달팽이집에 들어오지 못할 만큼 커버린,
    자식들의 낯선 눈동자에 감사하며

    ==

    The Steps of Positano – Chris Botti

    • 좋은시 18.***.2.216

      좋은 시네요… 시인이 영화감독 유하님인가요? 조인성 나오는 그 뭐더라…

    • . 67.***.213.126

      딴지가 까칠하지 않기를 바라며….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누구나, 달팽이집 속에 산다”

      =>
      오늘날 어떤 엄마들은
      달팽이집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은것 같다.

      세상의 많은 아버지는
      남들이 알아주든 모르든
      묵묵히 더 작은 달팽이집에 산다.
      어머니의 사랑은 아무리 평가해도 과대평가가될 수없는건 사실이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에 비해 과소평가되어도 슬퍼하지 않는다.

    • eroica 69.***.144.179

      좋은시님, 조인성이나온 영화제목은 모르겠지만 ‘말죽거리 잔혹사’가 첫작품이었던 그 영화감독 맞습니다. 시인출신 영화감독이죠.

      .님, 제생각에 시는 이성적인식이 아니라 감성적인식에서 나온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때문에 시를 어떤현상의 시시비비를 따지거나 어떤 fact의 논증거리로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듯하네요. 시를 비롯한 예술작품이나 사물이 아름다운건 어떤목적이나 시비에 부합하기때문이 아니라 보는이로 하여금 만족감을 주기때문이지 않을까요? 칸트가 말했던가요? ‘미에는 목적이없다. 다만 우리마음에 들기위해 존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