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엎어버릴까?

  • #84049
    아내의 변 98.***.113.186 5021

    주말에 피곤한데도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은 건너 뛰고 늦은 밤에 일어나 라면 먹다 집나간 남편…

    그 앞상황…
    어제 새벽까지 뭘하고 있는지 잠도 안자더니 아침 11시에 일어나 우체국 들러, 꼴랑생수 2갤론짜리 두개 받아오고 허리가 땡긴단다. 밤에 뭘 했다고? 그래도 한번 참았다.

    애들 방학한지 벌써 3주째…. 지척에 있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싶다고 보채는 아이 꼴랑 아파트 수영장에 데려가서 한시간도 안되 돌아와선 준비해준 피자 꺽꺽 거리며 먹고 낮잠을 잔다. 주말에 할일이 산떠민데 그래도 두번 참고 수박이나 사다가 일어나면 시원하게 해서 주려고 아이를 데리고 장을 보고 왔다.

    평소엔 손이가서 잘 안하던 돼지제육 볶음해서 저녁 먹으라고 불러도 잠결에 너희 먼저 먹으라며 몇번을 불러도 올 생각을 안는다. 온기가 가신 음식 앞에 아이와 둘이 앉아 애비 없는 자식 처럼 밥을 먹는 아이가 안스러웠다. 설것이도 끝나고 늦은 저녁참 그이가 일어났을때 어찌나 미운지 나도모르게 첫마디가 골라온 수박 잘 안익어 내일 반품하겠다고 했더니 대꾸도 안하고 혼자 라면을 끌여 TV 앞에 앉는 꼴이 …..10년전 옛날 자취방에서 본 모습이다, 청승맞게…

    갑자기 짜증이 올라와 아이 교육도 있고 해서 식탁에서 먹으라니까 한술 더떠 컴터앞으로 라면을 가져간다. 아이를 방에 밀어 넣고 쫒아가서 ‘식탁에서 먹으라니깐~’ 하니 라면을 채에 걸러서 국물만 싱크대로 내리고
    비닐봉투에 먹다만 라면 건더기를 부은 후 꽁꽁 묶어 베란다 쓰레기봉투에 넣었고 집을 나가 버렸다. 성질머리 하고는 … 세번은 못참겠다.

    들어 오기만 해봐라, 내 오늘 그냥 앞뒤 안가리고 엎어버릴까 보다 …..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건강한 가정을 꾸밀 수 있입니다. 기게 어렵지만요 …. please have a nice rest of weekend :)

    ps. 오해하지마세요. 그냥 웃자고 꾸며낸 소설입니다. none님 가정에 행복이 가득 하시길 ….

    • 쌈구경 24.***.227.228

      이리 글로 싸우시면 절대 재산상 손실 없어요~~
      부인께 한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되시길………

    • ㅎㅎ 76.***.255.204

      하하하.. 남편이 쓰신글이 부인께 바로 발각이 되셨네요.
      이렇게 두분이 의사소통을 하시나 보네요. 하긴 마루 얼굴대고 부딫히시는것보다 좋을수 있겠네요.
      후후후.. 두분 재밋게 사시는듯…
      한참 웃었습니다. ^^

    • tracii 130.***.148.187

      ”) 아내분이 쓰신게 아니고..다른분이..상황을 만들어보신거 같은데요..

    • 사오정 24.***.227.228

      저… 사오정 맞아요~

    • ㅎㅎ 76.***.255.204

      에구… 글을 끝까지 다 안읽었더니, 진짜 사오정이 되었네요.
      어쨋든 잘 웃었습니다.

    • 지나가다 66.***.91.248

      ㅎㅎㅎㅎ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

    • 한스파더 72.***.106.41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리얼하게 반박의 글을 쓰시는지..

    • ISP 24.***.99.238

      남자가 죄인입니다. –;

    • none 216.***.173.106

      푸훗… 너무 재미있는 상황극이네요.

      지척이 바다라면 좋겠습니다. 바다 한번 보려면 넌스탑으로 7 시간 달려야합니다.

      소리지르고 아내가 먼저 방으로 들어가버려 아내는 제가 라면을 먹었는지 버렸는지 모를 겁니다.

      Thanks…

    • 저도 136.***.2.26

      실은 저도 이렇게 사실 상상했었어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남편이 낮잠자는거 어지간히 안스러운 상황 아니면 보기는 않좋거든요.
      분명히 남편분이 짚고 있지 못한 부분에 아내의 불만이 있을겁니다. 대화가 아님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수 있구요. 아내의 입장에서 본다면 남편들은 늘 헛다리 잡고 자기 마눌이 엄한걸로 화낸다고 생각해요. 원인도 모르면서..그럼서 또 미안하다고도 잘해요. 뭐가 미안한지 물어보면 또 엄한걸로 미안하다네요..^^

    • 꿀꿀 63.***.132.170

      저도 집안일을 좀 알아서 능동적으로 하는 편도 아니고,,애들하고 놀아주는 거도 승질이 드러워서 잘 못해서리,, 주말이면,, 힘쓰는일 좀 도와주고,, 소파에 누워서 티비 보는게 잦은 일인 입니다,, 맨날 욕먹으면서 살죠,,ㅋㅋ

    • 보스톤 76.***.37.139

      라면 그릇을 씻어 놓고 나오면, 먹고 나갔을거라 생각하지요.
      굶고 나갔다는 것을 알리려면, 라면 담긴 냄비를 그대로 식탁위에 놓고 나와야죠.

    • 미안 74.***.204.180

      none님 원글 지나간거 읽고 사진보니, 왠지 미안하고, 안됬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