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세관에서

  • #84031
    done that 66.***.161.110 6838

    기간 : 일월초
    옷차림: 장기 배낭여행에서 아껴 두었던 옷 – 비행기를 탈 때 입을러고 잘 세탁해서 모셔 놓았던 옷이지만 가방안에 있어서 꼬깃꼬깃한 게 잘 안펴지고 지퍼가 있는 바지차림. 또한 따뜻한 지방을 여행하느라 공항에서는 추워서 윈드브레이커와 비옷을 겹쳐 있었음.
    얼굴 – 따뜻한 곳에서 새카맣게 탄 얼굴은 비행기안과 겨울공기를 접하면서 건조하게 일어나기 시작함.
    가방 – 배낭가방 두개와 7-80년대 시골에서 음식가지고 올때처럼 마로 만든 푸대자루를 서류가방처럼 만들어서 플래스틱 끈으로 묵었음.
    장소: 미국의 공항 세관(짐검사)를 지나는 곳

    사갖고 오는 게 세관에서 정한 금액보다는 높았지만 자진신고를 하고 싶지는 않고, 걸리면 어떡할 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세관을 지나는 중이었읍니다.

    아니나 다를 까 부르더군요. 그사람의 테이블로 가서 여권을 보여 주었읍니다.
    세관원 – 어디에서 오는 길이니?
    신랑 – 인디아

    우리를 아래위로 훓어 보고 푸대자루를 손짓하면서
    세관원 – 거기에 뭐가 있는 데?
    신랑 – 관광지에서 파는 이것저것들이지. 집에 가져가야 먼지만 쌓이겠지만 서도.

    여권의 도장을 보더니만,
    세관원 – 얼마나 있었니?
    신랑 – 칠주 반 있었지.
    세관원 – 여러나라를 돌아 다녔니?
    신랑 – 아니. 인도에서만 칠주반 있었지.
    세관원 – 거기서 그동안 뭐했는 데?
    신랑 – 그냥 여행 다녔지. 북쪽에서 시작해서 남쪽까지 다 돌아보면 칠주도 모자라지.

    우리를 아래 위로 훓어 보더니만
    세관원 – 어떻게 칠주반씩이나 휴가를 얻을 수 있었니?
    신랑 – BECAUSE WE ARE UNEMPLOYED.

    세관원이 손을 내저으면서 그냥 가라고 하더군요. 닥븐에 가방검사는 하지도 않았읍니다.
    요새 안좋은 소식만 포스팅되길래 웃으시라고요.

    ps) 다시 읽어 보니까 이해가 안되갰네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서 웃는 건 차림새가 보통사람들 같았으면 세관원이 짐검사를 했지 그냥 보내지를 않았을 것같고–. 얼마나 차림새가 허접했으면 unemployed란 말울 믿었을 까? 또한 차림새를 보고 상대방을 평가하는 건 어느 곳에서나 다 같구나.

    • …. 156.***.193.193

      뭐가 웃기다는 거쥐?

    • 그래서 68.***.20.254

      어딜가나 차림새가 중요한가 봅니다. 저로서는 꾸며입는 것이 참 힘들지만서도. 7주간 여행하신 인도 여행기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언제 이곳에 여행기를 올려주실수 없으신가요? 저도 인도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 진짜 직장을 그만 둬야지만 갈수 있을란가요?….

    • joe 157.***.98.203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상황이 떠오르면서 미소가 지어지던데, ….님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 sbux 66.***.80.228

      7주반 동안 어떤 깨달음이라도?…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여행의 참맛을 안다는데…
      부럽네요..7주반동안 인도에서 몸은 안아프셨는지.. 물이 안좋다던데..

      미국 공항입국할때는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행갔다오던 한국을 갔다오던…. 세관원도 부럽겠죠… 맨날 그딴일이나 (비하인가..) 하면서 딴지나 걸고…

    • 부러움 129.***.65.140

      휴가를 그렇게나 오래 다녀오시다니 부럽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부부이군요.

    • 인도가 궁금 72.***.253.96

      하면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함보세요. 인도의 작은 한편을 볼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이지만요.

    • 뭐가 68.***.37.45

      세관에 걸릴까 마음졸였는지가 빠진거 아니요? 그런 오그라드는 일 자주
      하면서 질기고 길게 사는게 인생관이라면 모르지만서도.
      항상 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닐것이고 그렇게 사는 것도 주예수가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아 마리아가 좋아 할려나? 김수환이 좋아하겠지.

      인생을 자기위주로 생각하면서 사는게 그런 종교관이라면 뭐 대책이 없지만.

    • done that 66.***.161.110

      세금을 내지 않을려고 한 것은 양심에 물론 걸리죠. 그런다고 걸렸으면 아예 낼 생각이었고요. 그런걸 개인의 양심에 비교하셔야지 종교를 들먹인다는 건 종교를 욕먹이는 겁니다. 참고로 전 예수님쪽의 종교와는 상관이 없는 데요. 그럼 나란 인간이 못되었다고 대답하실 것같다는.
      신랑은 인도의 다양성에 매료되어 다시 가고 싶어하고, 전 어디를 가나 복잡하고 박시문화가 주는 뻔뻔한 구걸행위에 두번 다시 가고 싶지않은 곳이네요.

    • 뜨로이 149.***.224.34

      제 친한 회사동료가 인도인입니다. 언제는 슬럼독 영화얘를 했는데, 영화는 영화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말로는 그게 현재의 인도인들의 삶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대도시는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인도의 철학과 문화는 흥미롭지만 그들의 계급체계와 뻔뻔함에는 구역질이 납니다.

    • done that 66.***.161.110

      인도에는 영어신문이 많이 있어서 매일 읽었읍니다. 그중에서
      “두사람이 한마을 사람들에게 살해를 당하였다. 이유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였는 데, 그호수는 브라만 계급이 쓸 수있는 곳인 데, 천민이 들어가서 오염을 시켰다는 이유였다.”
      그보다는 결혼상대자를 찾는 광고란을 보면은 계급체계가 살아있읍니다. 나는 이런 출신이니 이런 여자를 원한다하고 당당하게 씁니다.

    • 나도궁금 12.***.36.2

      미국에 이주한 인도 사람들도 본국에서 갖었던 계급에 준 해서 끼리끼리 만나는지 궁금 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오른쪽 옆집 인도 아저씨랑 왼쪽 인도 아저씨랑 이야기 하는거 본적이 없습니다.

    • josh 204.***.62.237

      제가 봐왔던 인도 사람들의 경우,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도, 결혼할때 보면 아직도 계급의식이 있는 부모들때문에 결국엔 같은 계급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josh 204.***.62.237

      done that님, 인도에 갔다오셨다니 많은 것을 보시고 오신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쓰신 글은 재미있네요.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 67.***.163.10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시는 지인이 인도만큼 매력적인 곳이 없었다는 얘길듣고 인도여행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류시화씨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인도에는 여관방에도 큰 쥐가 늘 있다는 글을 읽고 포기했어요.
      미국에서도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결혼상대로 찾는걸 보면 여기도 인도랑 별 다를바 없는 계급사회인듯…
      어쨌든 done that님 참 멋지게 사시는것 같아요~

    • done that 74.***.206.69

      가본 사람들에게서 인도는 100% 사랑에 빠지는 곳이거나 100% 싫어하는 나라라고 하는데, 극과 극으로 달리는 부부라서 그런 지 그런 관계에 빠졌네요.
      그리고 오래 가는 여행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불가능이라고 생각됩니다. 둘다 휴가를 몰아서 장기여행을 갔다가 목을 잘린 경험이 있어서—. 파트타임의 조건을 그걸로 걸고 들어갔는 데도 나중에는 자진사퇴지만 압력비스므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세요.
      (특히 이동네는 평생 옆의 주에 안가본 사람도 늘늘하네요. 다리만 건너면 다른 주인데도요.)

      좋게 읽어 주셔서 모두 감사합니다.

    • Chris 69.***.220.124

      7주나 계셨으니 Done That님 부부는 인도를 사랑하는 분들이시네요. 주변을 돌아봐도 인도를 여행가면 인도를 너무 사랑하게 되던지 극단적으로 혐오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우연의 일치인지 사회생활하면서 만나게 된 인도사람들도 너무 착하고 좋은 사람이거나 진짜 가급적 떨어져 있고 싶은 유형이거나 극단적인거 같으네요. 인도에 채식주의 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 문화나 음식은 참 대단히 매력적이더군요. 제 경우에는 인도가 그저 그런 나라였는데요. 개인적으로 너무 인간 많고 바글거리는걸 싫어하는데다가, 사소한것도 굉장히 끈질기게 딜을 해야되고 이 딜을 깨고 그 다음날 사소한 이유로 다시 딜을 하자는 인도, 파키스탄 쪽은 업무할때 가급적 피하고 있습니다. 하하하하.

    • 기내식 76.***.11.24

      요즘 한국행 비행기에는 인도사람 제법 많더군요. 옆에 인도할아버지는 스페셜로 커리를 주문 했는데 저는 스테이크를 시켰더니 먹는 내내 째려보더군요. 결국 반도 못먹었습니다. 소가 신이라서 그랬던 건가요?

    • lms 69.***.217.250

      인도사람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안먹더군요. 그런데 비즈니스상 만났던 사람은 공식적으로 안먹는다고 했습니다. 고기 뭔지 얘기안해주면 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은 라면도 남을 줘버리더군요. 아까워라. 거기에 고기 그림있잖아요.

    • solo 75.***.160.197

      약 12년 전에 회사출장관계로 인도에 2번 출장을 간 적이 있었읍니다. 많은 분들의 지적대로 내 돈 내고는 가보고 싶지 않은 나라였읍니다. 지금은 아마도 많이 바뀌어 겠지요.
      심지어는 고속도로에도 중앙선이 없는 나라. 신호 대기중에 소가 다가와 열린 유리창 안으로 고개를 내 민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은 겁 없는 동물이 있는 나라, 그 엄청난 빈부격차가 있음에도 심각한 폭동없이 사회가 통제가 되는 조금은 신기한 나라, 신호 대기중에는 거의 모든 차량이 시동을 꺼버린 나라, 포크레인 혹은 트럭 안쓰고 머리에 바구니 이고 있는 아줌마들 이용하여 도로 건설하는 나라등…
      미국에서 많은 인도인들을 사귀게 되었지만 거의 채식주의자들이라 식사초대 등을 통한 인간 관계가 많지 않아 아직도 인도인들은 잘 모르겠읍니다.
      확실한 건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동쪽을 아주 좋아합니다. 혹시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동향의 집들을 유심히 보시면 아마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