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잘 다녀왔습니다…

  • #83989
    eb3 nsc 76.***.35.239 4946

    2002년 미국 입국, 2003년 비자스탬프 받으러 한국방문..그리고 나서 영주권받고 거의 6년만에 한국 입국.. 올때 식구 3식구 였으나 지금은 두 식구를 미국에 남겨 두고 가는데도 3식구 출국.. 경비때문에 일본 경유하는것을 타고 갔습니다.. 거의 12시간 비행기 타고..일본 나리타에서 비행기 연착하는 바람에 일본 공항에서 마냥 4시간정도 기다리다가 한국행..
    새벽 1시 가까운 시각에 인천공항에 발을 내 딛는 순간…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고.. 왜그리 어벙벙 한지… 너무 늦어 픽업 나오지 마라고 해서..공항 리무진타고…. 잠실도착..새벽 2시 넘어서도 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번쩍 번쩍… 집에 들어가기 전에.. 얼큰한 아구찜한그릇 뚝딱해치우고
    한국에서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딸아이 치과 치료를 시작하고.. 썩은이를 빼고 한쪽에 피가 줄줄 나는 아이를 데리고 시댁이 있는 시골(경기도 가평)으로 언니차를 빌려서 가는데..너무나 변해버린 길… 어디가 어딘지 몰라..한국의 거의 모든차에 장착되어 있는 네비게이션을 보고 찾아간 시골집… 집앞까지 너무 변해 버려서 뉴턴을 해야하고..
    시어머님 맨발로 뛰어 나오시고..아버님도 나오시고.. 사가지고 간 사골에 쇠꼬리는.. 시골 아궁이의 무쇠솥에 넣고.. 한참을 우려내고..
    우리딸은 할머니 할아버지 거의 처음 보다 시피 하는데도 노인네들 무릎에 앉아서 귀염을 독차지… 대견하고 이쁩니다..
    아버님 우울증도 우리가 와서 다 고쳐진듯 하고..어머님 다리 아프신것도..우리가와서…아픔도 잊어신듯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이렇게 알아보시고..이렇게 함께 여행도 할수 있을때 우리가 왔다는게… 동네 노인분들 다 찾아뵙고..인사 드리고..
    하루만 있다가 넘어 가자는 신랑을 말을 무시하고 하루 더 있다가..뜨거운 아궁이 불에 데워진 방에 몸을 이리 저리 뒹굴 거리다가..이틀을 꼬박 있다가 넘어왔습니다..(왜냐하면.. 그 담주에 제주도 여행이 있었거든요..시댁식구모두) 친정식구 만나고..인천,부천,용인,일산,서울..경기도 일정을 먼저 하고, 다들 너무 오랫만에 만나서 반갑고 또 반갑고..정말 좋았습니다.
    언니한테 불편할까봐서.. 전철타고 버스타고..택시타고…정말 원없이 타본 대중교통… 딸아이도 첨엔 신나 하더니… 며칠이 지나니까.. 계속 업어달라고 하구…ㅋㅋ 오랫만에 타 지하철엔 사람들 모두 핸드폰을 손에쥐고 다들 tv를 보느라 정신이 없고..집집마다.. 도어락에다.. 비데에다.. 참으로 공통적인게 많더랍니다.. 미국보다 훨씬 빠른 시스템인거 같아요…
    그렇게 서울 경기의 일정을 끝내고.. 시댁식구 모임이 있는 제주도행..
    제주도는 지금 한창 유채꽃이 만발하고.. 2남 5녀가 다 모인 제주도에서 차를 빌려서 여러곳을 다니고.. 5일을 함께 하고나도..시부모님은 아쉬운듯..
    그렇게 3주 여행 계획중 2주가 훌쩍 지나고.. 3주째에 저의 고향이 있는 대구로 그렇게 타 보고싶던..ktx를 타고 1시간 40분정도 걸려서 동대구행..
    정말 일일 생활권이다..싶어요… 거의 30년만에 만난 초등동창생들..
    친구들… 고향 어른들…
    다들 반갑고…어른들은 많이 돌아가시고.. 남아있는 분들도 사람도 잘 못알아보시고.. 거동도 못하시고… 이제 보고 가면 마지막이구나 싶은 분들도 많이 있더라구요.. 그런것에 비하면 울친정 엄마는 참으로 건강하시구나…싶기도 하구요..
    그렇게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마지막날 서울의 남대문과 명동거리를 돌아 다녀 보고… 새벽 늦도록 친정 식구와 포장마차에서 한잔하고…한국 여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엊그제 3월 30일 도착해서.. 다시 우리 미국의 식구 (엄마와 큰딸)와 함께 하니.. 그래도 내가 몸담고 잇는 이곳이 내가 정착할곳이구나..식구들 다 함께 모이니 기운이 나고..행복합니다..
    지금 경제적으로 힘이 들고 하지만.. 가족이 함께해서 행복하고..이렇게 어려운가운데 한국에 시부모님 건강하실때 뵙고 와서 행복하고…(울 시부모님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십니다.)
    한국에서는 없든 시차가..여기서는 남편,딸,저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깨어서 밥을 먹고 컴터를 합니다… ㅋㅋ
    다들 궁금하셨죠??? 한국은 갔다 왔나??

    그리고..영주권 받고 한국 다녀오니깐… 정말 수속이 빠릅니다..
    시민권자 줄에 서서..딸아이(시민권자)랑 농담도 하고.. 열손가락 지문찍고 사진찍고 해도 얼마나 빨리 나오는지…정말 좋더라구요..
    여러분들도 빨리 영주권 받아서 한국 한번 다녀오세요..
    좋은 여행 하고 왔습니다.. 너무 길었나요?? 행복하세요..

    • joe 157.***.98.204

      전 2002년에 와서 한번도 안 나갔는데요, 그동안 별로 가고 싶지 않았었는데, 주변에 한국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한번 애들이랑 가보고 싶은 마음이 부쩍 드네요. 근데 아직 영주권도 없고, 다섯 식구 비용도 그렇고.. 엄두가 안나네요.
      아침부터 부러웠습니다.

    • 나그네길 216.***.221.218

      읽는 저 또한 맘이 흐뭇해졌습니다… 이번 여행이 좋은 추억이 되겠네요…

    • Hi Shane 68.***.253.168

      한국 여행 부럽고 축하 드립니다. 저도 한국한번 갈려고 합니다. 매번 갈때마다 틀려지는 감회를 무어라 할까, 조금씩 이방인이 되면서 멀어지는 기분,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한것을 느낍니다.
      이 여행, 저 여행, 모든 여행에서 만족을 느끼며 행복을 찾는것이 축복의 길인것 같습니다.
      미국여행 오신것 축하드립니다.

    • done that 66.***.161.110

      잘다녀오셨다니 반갑읍니다.

    • 치토스 66.***.147.118

      아이고 반가워라…제 친정이 대구에요. 전 매년 가는데도 또 가고 싶네요~~~그리운 동대구역….동성로, 들안길, 팔공산~~

    • 핑크팬더 98.***.126.216

      아이구 좋은 시간 보내셨다니 좋으시겠네요.
      저도 대구 생각이 좀 나네요. 팔공산 카페들을 광고한다고 수많은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하고 이런저런 정보도 얻고 그리고 좋은 인심으로 맛있는것도 먹었던. 특히 해질녘 직접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이야기하던 그시간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 치즈 157.***.211.80

      너무 짧아요~~~ 조금만 더 이야기 해 주세요~~o… ^.^…

    • 꿀꿀 75.***.115.173

      아무래도 6년 만기님처럼,, eb3 nsc 님도 한국 방문기 시리즈로 자세히 올려주셔야 할듯 한데요,,
      안타깝게도,,대구는 가본적이 없어서리,, 말로만 듣던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한데,,

    • Esther 99.***.158.197

      eb3nsc님..드뎌 다녀오셨군요..
      저도 벌써 3년째로 접어드네요…한국간지가..ㅠㅠ
      이글 읽고 나니까, 아구찜 먹고싶다는….
      KTX타고 우와..하면서 간지가 엊그제 같네요…^^
      위의 꿀꿀님 말대로, 시리즈로 맛집멋집 남겨주시는건 어떤지….
      저도 이번해엔 꼭 가야할텐데…^^(시집말구 한국이라도…ㅋㅋ)

    • NetBeans 74.***.199.194

      사진도 잘봤구요.
      행복하신 여행이었다니 기쁘네요

    • just 90.***.122.128

      사진은 어디서 찍으신건가요? 저는 노란꽃하면 제주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ㅎㅎ
      암튼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이네요 ^^

    • eb3 nsc 76.***.35.239

      joe 님… 괜스리 님의 맘을 아프게 한건 아닌가 걱정이네요.. 그래도 쬐끔만 기다리시면 좋은 소식이 들릴듯..
      나그네길 님 … 이번 여행은 거의 저의 시부모님 중심의 여행이어서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나이드신 부모님을 기쁘게 한게 행복한거죠..
      Hi Shane 님 … 엄청 기대하고 갔지만…말씀 처럼 ..점점 이방이 되어가는듯한 맘은 어쩔수가 없더라구요…ㅠㅠ
      done that 님… 여전히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이곳에서 열심히 살아야죠..
      그거시 님.. ㅋㅋ 혹시 와이프님과 제가 초등 동창 아닐까? 갑자기 그런생각이..ㅋㅋ
      치토스 님… 대구댁을 여기서도 만나니 반갑습니다.. 동성로… 이번엔 못가봤네요…
      핑크팬더 님… 대구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니..반갑습니다.
      치즈 님.. ㅋㅋㅋ 짧죠 ..쫌…ㅋㅋ 근데 그것을 다 적을래면…너무 길어서.. 저는 또 만기님 처럼 글재주가 부족해서리..ㅠㅠ
      꿀꿀님.. 셋째 잘 커고있죠?? 우리 조카랑 생일이 거의비슷해서..그 애 보면 꿀꿀님 셋째도 이정도로 자라고 있겠지 하고 있습니다..근데..시리즈 까지는 ..ㅋㅋ 만기님이 워낙 글재주가 있으셔서..ㅠㅠ 저는 깨갱…ㅋㅋ
      Esther님.. 드뎌 왔습니다.. 한국 있는 내내 이쪽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릴려고(?)노력하느라… ㅋㅋ 아구찜..해물찜… 울 시어머님이 해주신 도토리 부침..ㅋㅋ 제주도의 싱싱한 회… 정말 맛있었네요.. 이번엔 맛집위주보다..횟집 위주로 다녀서.. 입에서 비린내 날 정도로 회에 묻혀 있었다는…ㅋㅋㅋ
      NetBeans님… 사진을 좀 줄여서 올릴랬더니..솜씨가 짧아서.. 제주도 유채가 한창이더라구요.. 반갑습니다.
      just님.. 제주도 몇번을 갔지만..이렇게 유채 시즌은 처음이라.. 우리 사진의 반이 노란색 으로 물들여 있다는 사실…ㅋㅋㅋ 시누이들은 ..유채밭에서 모델 포즈를 하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관심 감사합니다.. 저만 다녀와서..쫌… 죄송하구요…행복하셔요..

    • NetBeans 74.***.199.194

      eb3 nsc님,
      일일이 아이디와 댓글달아주는 센스..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