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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에 미국에 왔습니다. 정확히 5월8일에 어버이날에 한국에서 비행기를 탔고, 미국에 도착했죠..
그리고 거의 2년정도가 되어가네요..
많은 일들도 있었고.. 지금도 계속 불안한 상태의 연속입니다.
무슨 일이 하나 마무리 되려고 하면 또 뭔가가 터지고, 또 무슨일이 생기고,..
얼마전에는.. 아이가 생겼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축복받을 일인데도 보험도 없이 아이를 낳을생각을 하니 경제적인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그나마 전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돈벌 직장이 있고, 미래에 무엇인가를 하기위한 공부도 하고있고,
언제나올지 모르지만 영주권도 이제야 노동허가가 들어가 있는 상태이고..오늘 아는 동생이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한국으로 들어가서 취직하겠다고 하네요..
뭐.. 저도 어리지만, 그놈이야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잘 됬으면 합니다.최근에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생활도 힘들었고..모두들 그렇겠지만, 뭐랄까..
경제적으로나 모든면에서 점점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는데 그 짐이 점차 힘드네요..
한 6개월전에 한국에 돌아갈까를 심각히 고민한적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그래도 젊고, 한국가서 경력직으로 취직하고 차곡차곡 쌓으면 뭐 문제냐…
그전처럼 불끈 거리지도 않고, 충실히 직장생활하며 살겠지..결론은 이런저런걸 다 따져보면, 길게보면 미국이 낫겠다는거 였는데..
요즘들어 다른것보다 부모님이 참 보고싶네요.. 특히나 아이가 갑자기 생기고 나서는 더욱이나..
가끔 환갑도 훌쩍 넘은 아버지가 당신 홈페이지 고쳐보겠시겠다고 이메일로 물어보곤 하시고..
엄마랑 통화라도 하게되면 눈물이 핑도네요..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가족 떠나 여기서 이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나..싶고..
난데없는 효자 되려나봅니다..와이프가 입덧이 심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직 돈도 시간도 없어서 못가본 병원도 이번주엔 꼭 예약하고 가봐야지..
미국와서 이래저래 쓴돈으로 이미 가진돈은 바닥이 나고, 겨우겨우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고
지난달 말에 미국에서 세번째 이사를 해서 이제야 짐을 다 정리했습니다.
밤엔 틈틈히 준비하고 있는걸 공부하고 있고..
요새 계속 잠도 못자고.. 신경쓰는것이 많아서 많이 피곤하네요..같이 저녁먹고.. 같이 조그마한 쇼핑이나 가까운곳에 놀러 갈만한..그런친구들도 없네요..
처음에나 외국애들하고 많이 어울리려고 한다더니, 정말 결국엔 맘맞는 또래의 한국 커플들 만나기도 하늘의 별따기네요..
이러려고 미국왔나..싶고.. ㅎㅎ꼭 안정이 되면..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싶은데..
ㅎㅎ 그렇게 되면 엄마 잔소리가 참 짜증나겠죠??
형은 얘기할때마다 엄마 아버지 때문에 답답해 죽~겠다고 그러던데..
부모님이랑 누나도 보고싶고.. 형이랑 소주한잔 한지도 참 오래됐고..
나이차이도 있고.. 그냥 그렇던 형제사이도 학교 졸업한뒤에야 같이 운동하고 같이 술한잔 하고..
좋아질만 할때 결혼하고 미국으로 왔는데..참 보고싶네요..
이게.. 이민생활의 향수병인가보네요..부디 태어나는 아이는..
공부 잘하는거 바라지도 않고..
그저 건강하고 바르게만 자랐으면 합니다..
그래도.. 공부못하면.. 누구닮아서 공부못하는건지 잔소리를 할까요…
안그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