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그리고 타국생활

  • #83904
    영어 199.***.103.254 4801

    미국에 온지 10년이 조금 넘었네요.
    회사에서 발음교정 클래스가 있길래 요즘 그거 듣고 있거든요.

    근데 오늘 같이 일하는 팀원한테 그거 듣고 있다고 말했더니, 저보구 미국온지 얼마나 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10년됐다고 말했더니 좀 놀래면서
    You don’t sound like 10 years… 이러는거예요.

    이게 무슨 뜻일까.. 혼자 생각했죠.
    바로 오전에 발음교정 선생님으로 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받은후라 이 친구도 잘한다는 칭찬일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는데,

    바로 한다는 말이
    You have strong accent. 이러더군요. ㅠㅠ

    그말을 듣고… 제 사촌(여기서 태어난 혼혈)이 제게 한 말이 생각나더군요.
    자기는 이중언어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기 때문에, 그리고 타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니가 영어를 그정도 하는거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혹은 대부분) 미국인들은 그런 이해가 부족하다 라고…

    그말이 공감되더구요.
    이 친구도 딱히 악의가 있어서라기 보다, 무신경(Ignorant)한거였겠죠.

    이를테면 내가 다이어트를 10년동안 해왔고, 지금도 다이어트 트레이닝 중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거기다 대고 놀라면서.. 어머.. 너 전혀 10년동안 다이어트 한 사람 같지 않아. You look so fat~ 이렇게 말하지는 않을꺼라는거죠. 적어도 이 경우 그 말이 듣는 사람에게 어떤 뜻일지는 알꺼라는거죠.

    그만큼 자신이 한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뜻인지, 어떤 상처가 될지 , 이중언어나 이민문화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는 무지에서 나온 행동이겠죠.

    순간 다시한번 내가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는지 정신이 들더군요.
    이중언어의 어려움은 어디까지나 내가 겪고 있는 문제이지, 저들에게 이해받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요.

    여긴 미국이고, 여기 사람들에게 여긴 자기네 땅이고,
    그니까 너 스스로 자진해서 여기와서 살고 있으니 당연 니문제고 니가 노력해야하는거지 내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랄까? 상대방에겐 전혀 문제가 아닌거지요.

    다시말해 양쪽의 노력으로 풀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끈임없이 내쪽에서 노력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인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을 하니 무지 맥빠지고 피곤하고 그러네요.

    세상에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다른나라는 다 말도 안돼고 웃기다고 생각하는 미국사람들… 다른 나라들은 다 미국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사람들…

    참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그런 사람들이 사는 이곳에서 살자면 감당해야 할 몫인게지요….

    • done that 66.***.161.110

      두나라말을 하면 bilingual
      세나라말을 하면 trilingual
      한나라말만 하면 American

      구구절절이 와 닿네요. 손님들 상대로 서비스나 안하면 덜 힘들어요. 전화걸면, 특히 연세드신 분들은 어–엉?하면서 짜증내실 때도 있네요.

      그래도 객지에 와서 자리를 잡고 사는 우리들이 대견합니다.

    • Manager 71.***.106.253

      맞는 말씀입니다만, 배타적인 것으로 따지면 한국이 더 심하지 않나 싶은데요. 미국 사람이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한국 사람이 미국에서 사는 게 그나마 더 수월하지 않을까요?

    • msw 69.***.89.52

      strong accent가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의사소통에 문제가 될 정도가 되면 그건 얘기가 달라지지만요. 언어학적 구조가 달라, l과r, g과j, th등의 발음은 좀 연습이 필요하다고는 생각됩니다.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사람들중에 자연스럽게 영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언어적 감각이 있냐없냐의 차이겠지요. 어떤 사람은 영어를 하긴 하는데, 한국식 영어, 한국식으로 표현되는 영어를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길밖에 뭐가 있겠어요..

    • joe 157.***.98.203

      직원의 80%정도가 백인 남자인 회사에 다니는 입장에서 요즘 절 힘들게 하는 것중의 하나가 ‘영어’님이 토로하신 것이네요. 이해한다는게 뭔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니 뭘 기대하겠습니까.

    • 제생각 192.***.227.200

      전 Manager님 의견에 반대 한표 던집니다. (^_^)
      배타적이긴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국에서 한국사람들이 미국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미국에서 미국사람들이 한국사람 대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사람들운 미국사람이라면 호기심도 가지고 어떻게든 친해지고 영어 몇마디 더하고 싶어 살갑게 굴기도 하는 것 같은데 미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을 또하나의 마이너리티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tracii 24.***.92.29

      세상에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다른나라는 다 말도 안돼고 웃기다고 생각하는 미국사람들… 다른 나라들은 다 미국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사람들..

      전 이 부분이..확 와닿네요..
      저만..이렇게 생각하는줄 알았어요..^^

    • icarus 71.***.248.220

      많은 공감이 갑니다.

      제생각/님
      Manager/님이 얘기하는 배타성은 한국에 있는 동남아 3국인들을 생각하면 공감이 가시지 않을까요?

    • CP 24.***.209.146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래도 나이 든 사람은 세상 경험이 있어 이해심이 있어 저희 같은 사람 강한 액센트 있어도 배려해주는 미국 사람도 많이 있읍니다만,, 젊은 놈들은 전혀 그런 배려가 없다는것 저도 절실히 느끼고 삽니다.. 죄가 있다면 미국에서 못 자란 제가 죄죠… 내 자식 한테는 이런 후회 안 남길려고 여기서 키울려고 하는데.. 저도 여기살면서 알게모르게 언어때문에 많은 무시를 받고 삽니다.. 가능 다 때려치우고 한국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객관적으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이라.. 건디고 살아야죠.. 나이가 드니.. 이놈의의 한국 액센트 안 바뀝니다.. 도대체..노력한다고 하는데…

    • 참내 76.***.129.185

      Manager님 같이 물타기하는 사람 참 보기 그렇네요. 지금 미국얘기하고 있는데 한국과 비교를 하는 저의가 뭔가요? 한국보다는 외국인으로서 살기 나은 상황일 것이니(이것도 별로 동의를 못하겠다만) 참고 살라는 건가요?

    • 75.***.148.99

      유 헤브 스트롱 액센트 하신 분은 그냥 무시하고 편하게 넘기세요.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게 미국사람이나 한국사람이나 일반적 예의인데 예의가 없는 사람인 듯 합니다. 미국 살면서 이런 일 당하면 영어땜에 왠 고생이냐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게 사실입니다만 전 가급적 그렇게 생각치 않으려 많이 노력합니다. 한국 살더라도 같은 한국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 들을때도 많으니요. 그 때는 한국말도 나름 했는데도 말이죠. 어디서나 예의없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합니다. 한국서도 지방(서울아닌 지역)이면 살짝 깎이고, 미국서도 저 어디 메브라스카 이런데서 오신 분이면 살짝 깎이는게 다 사람사는 데인 듯 합니다. 하물며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더 하겠지요. 미국사람들에게 너그러워지라는 말은 절대 아니구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여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nnn 12.***.110.2

      Manager님은 아니지만,

      물타기라는 말.. 참 거시기한 말인데요.

      참고 살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생각해보면 다른 느낌이 들 수 있고 그러면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는데에 도움이 될 수있다..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배타적인 속성 (물론 백인은 한국인보다 더 위에 있고)은 미국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지요.

      우리가 미국에서 겪는 설움을 겪는 다고 느낄때, 한편으로 봐서, 동남아인들이 한국에서 어떤설움을 겪고 있는지, 또 백인이 아닌 미국인들이 한국에서 어떤 설움을 겪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조금 이해가 되고 우리가 어떤식으로 이걸 대처하고 살아야하는지 생각이 조금 서지 않나요?? 전 그런 의미로 보이는데요.

    • grace 97.***.237.38

      액센트강하다고 하는말 저도 듣는데 저는 별로 기분나쁘지 않던데요. 당연한거 아닌가요? 10 년이건 20년이건 그것은 고칠수 없을뿐더러 액센트가 있다는것은 여기서 자라지않고도 이만큼 영어한다는것을 증명하는 것이고요. 또 백인들중에서 가끔자기들은 액센트있는 발음 너무 좋다는 사람도 들어요. 특히 유러피안 액센트는 섹시하다나 뭐라나. 액센트에 너무 컴플렉스갖지 마세요.

    • 1010 75.***.224.179

      같이 일하는 사람중에 중국인이 있는데 영어 발음이 정말 알아듣기 힘들어요. 그 사람과 이야기 할때에는 제가 못알아 들어서 다시 질문하고 좋지도 못한 제 발음으로 되풀이해보고… 그러다가 가만 생각해 보니 나랑 대화하는 미국인들도 내 못하는 영어실력 때문에 답답해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0년 넘게 미국 살아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제자리 걸음인 것이 영어 실력이더군요.
      방금 전에도 코스코가서 leather와 ladder 발음때문에 사촌동생(2세)에게 놀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