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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3년 두아이가 있구요. 초,중생 한명씩입니다.
전 첨에 부부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하는 막역한 사이라고 생각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남편에게 이야기
하고 , 물어보고 하였습니다.
남편은 별로 말없는 과묵한 편이었구요.
연애때도 저혼자 말 다하고 떠들고 웃고 그랬는데, 그땐 그런 제가 신선했답니다.
결혼후 2-3년이 지나서 아이가 생기고 그러면서 힘든 것들, 여러가지 의견을 물어보는 것들을 묻다가, 이상하게 첨엔 대화가 되다가 쌈이 되거나
언쟁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한번은 중국영화보다가 ‘장동건’ 같이 생긴 사람이 있어서
저사람 장동건 닮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 별 대답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자꾸 혼자말로 저사람 진짜 장동건 닮았다고 몇번이야기 했더니
남편이 기분이 안좋았나봐요.
자기두고 그런이야기 하면 좋냐고…
전 남편두고 일부러 그런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냥 한번 그래 닮았다 하면 끝날걸 갖고 말입니다.이런일이 몇번 있고 나니(정말 말갖지도 않은 싸움들) 그냥 또 말다툼이
날까 말하기가 싫어집니다.
근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남편과 안하게 되니 또 맘을 터놓을 사람들을
찿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하도 좁은 한인바닥이니
누구하나 속터놀 사람도 없고. 자꾸 움추려듭니다. 우울증도 생기는 것같고. 근데 제가 느낀것은 남편도 똑같이 생각한다는 겁니다.
웃기게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부부개개인의 일을 남편과 아내가 아닌 남에게서 들을 때가 많구요.
언제부턴간 넘 남편을 믿고 있다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왠지 나중에
배신감을 느끼게 될것 같아) 그냥 무덤덤한 맘으로 살아갑니다.
서로 일하고 와서 밥차려주고, 먹고 씻고 자고 …
그생활의 반복들…
서로 인터넷에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우린 서로 대화하는 법을 모르나봅니다. 첨엔 대화하자고 시작해도
말하다보면 자꾸 감정이 섞인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냥 기본적인 말만 하고 삽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도 남편을 사랑하지만, 갑자기 없어진다해도 그냥 무덤덤할 것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얼 풀어야하는지…
그냥 오늘 가슴이 답답한게 어디 털어놀데도 없고 해서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