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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에 JOBS란에 한국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고 글을 썼었습니다.
많은 선배님들께서 말리시더군요, 지금도 답글을 가끔 달아주시는데도 여전히 말리시는 이야기가 주입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린 축(30초반)에 속하기 때문에 여기 계신 많은 분들께서 선배님들이라고 생각됩니다.얼마전에 장모님께서 방문하러 오셨더랬습니다. 한달정도 계시다가 오늘 떠나셨습니다. 언제나처럼 부모님들께서 오시면 올때는 좋지만, 떠나실때는 마음이 많이 아립니다. 오늘 공항에 다 같이 나가서 장모님께서 게이트로 들어가시면서 참으셨던 눈물을 보이셨고, 또 제 와이프도 흐느끼고 양볼에 눈물이 흐르더군요. 두 사람 우는 모습을 보니, 특히 와이프의 눈물을 보니 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반나절이 지난 지금까지도요. 우는 것을 모른체, 아버아버 하면서 제게 안겨있는 제 아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참 슬퍼짐을 더 느꼈습니다.
한동안 엔지니어로서 미국에서의 삶이 참 편하고 경제적으로 많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엔지니어의 삶을 생각할때, 감사할 때가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구요. 6년째 미국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참 미국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9시반에서 10시사이에 출근해서 6시면 회사서 나옵니다. 한국 같으면 상상할수 없는 일이겠지요, 대부분의 직장에서요. 사실 저 내세울거 별로 없습니다. 그저 제 나름대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게, 또 저보다는 남을 생각하면서 살려는 게 목표인 청년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장모님 오시기전부터, 이런 편안함이 어쩌면 제 개인적인 이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인데, 제 커리어의 편안함과 만족을 위해서 와이프의 삶과 제 아이의 삶을 희생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요.
가족과 떨어져서 미국에서 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이 곳에 오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친정엄마를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나.. 부모님들께서 손자 손녀 얼굴을 보시러 놀러 오시기가 쉽나..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것이 홀로 미국땅에서 사는동안 얼마나 와이프에게 힘든 일인지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 아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친척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번 기회를 통해서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저 바라는 것은 제가 이번기회에 제 자신을 반성하고, 와이프가 행복해지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한국에 들어가려는 이유도 그게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와이프가 행복하지 않은 미국 생활은, 의미가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가려해도 모든 상황들이 다 제가 원하는대로 풀리라는 법도 없고, 가기전에 직장도 구해서 가야 하는데, 가서도 쉽지 않겠지만, 그저 와이프가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더 행복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길을 만들어야 하는게 남편인 제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이런저런 제 이야기 넋두리를 적어보았습니다. JOB란에 다시 쓸 수도 있었지만, 그냥 커플들 게시판이 더 맞을것 같아 여기다 올립니다.
와이프가 조금전에 자기 시작했는데, 오늘따라 저를 믿고 결혼해준 아내가 많이 고맙고 안타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미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