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다 키우고 나서 나이 들어서도 일 할 수 있을까요?

  • #83595
    diotima 210.***.83.39 4780

    남편은 미국에서 일하는 중이고, 저는 애 셋 데리고 한국에 있습니다.

    남편이 미국에서 일하길 원해서 영주권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올 여름에 한국 들어와서 같이 신체검사 받고 할 계획이네요.

    남편은 미국에서도 일 해본 적이 있고, 앞으로 일 할 곳도 있는 상태입니다.
    엔지니어라 미국에서 일하는 것이 훨 낫다고 하네요.
    저는 몇 년 전에 1년 정도 같이 생활을 했었죠.

    지금은 친정 식구랑 같이 애 키우면서 공무원으로 일 하는 중입니다.
    조금 후면 일 그만두고 미국에서 지내야 될 테지요.
    그래서 요사이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을 관두고 외국에서 살 생각에…..

    공무원인지라 도중에 일을 관둘거라 생각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물론 일 자체는 그닥 재밌다고 하기 힘들지만,
    제가 일하면서 사람들과 부딛겨 일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하고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이라서, 게다가 육아와 가사에는 자신이 없거든요.
    에고 부끄럽습니다…..

    간다고 거의 확정이 되니 자꾸 다짐을 합니다.
    아자아자 가서 잘 살자고 기합도 넣고, 원래 내가 뭘 하고 싶었나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사와 육아의 즐거움도 찾아보자고 기웃거리고….
    이게 다짐한다고 될 일이냐고 되묻기도 하고.

    막내가 이제 돌이라서 혹 제가 일을 하게 된다더라도 한참 후의 일이 되겠지요. 영어도 잘 해야될테고, 또 여러가지 준비도 해야하겠고…..

    미국에서도 애가 많으면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아니면 풀타임으로 하기 벅차 파트타임으로 한다든지….

    이런 역경을 딛고 일하시는 분이 많이 계시나요?

    미국에서의 생활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남편과 아이들의 생활도 덩달아 즐거울테죠.

    간다고 생각하니 한국에 두고 가야할 아쉬움이 자꾸 커보여서,
    자꾸만 마음을 다잡는 중입니다.
    나중에라도 일 할 수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주눅들지 않고
    제대로 생활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만 불안함과 아쉬움이
    잘 떨쳐지질 않네요.

    엄살 떨지 말라고 야단도 쳐주시고, 이러면 된다라고 방법도 좀 가르쳐 주세요.

    • 꿀꿀 136.***.158.129

      고민하시는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거기다 공무원이시면 나름 안정적이기도 하고,,저 미국올때도 같이 offer 받으신분중,,와이프께서 보건소 간호사여서 또는 공무원이어서,,포기 하지 못해 그냥 한국에 눌러 사신분들 몇분 계셨어요,, 울 와이프도 첨 미국올때 무지 망설였습니다,, 미국와서 아들 둘 낳고,,이제 셋째까지 임신한 요즘,, 울와이프는 나름 조금씩 사회생활도 많아지고,,친구들도 많아 졌습니다,, 셋째 낳고 조금 크면 작으나마 직장생활도 시작해보려 하고요,,님은 한국에서 공무원이시라,,나름 육아면에선 다른분들 도움이 많았을텐데,,미국오시면 아무래도 직접 하셔야 해서 더욱 힘드실건 같네요,, 그래도 남편분이 엔지니어시면 일단 오세요,,아이들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일단 오셔서 집에서 육아 가사 하시면서 꾸준히 ESL이나 영어공부도 하시고,, 조금씩 미국에서의 사회생활 늘려가면서 사시다 보면 좋은 직장도 구하실수 있으실테고,,오히려 좀더 느긋하고 느린 미국생활을 더 좋아 하시게될지도 모릅니다, 울와이프도 물론 한국가면 시댁챙겨야 대고,, 가족들이며 친구들이며 분주하긴 하겠지만,,나름 미국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물론 한국가고 싶은 향수병이야 누구나 늘 갖고 있는거지요,, 그래도 잴 중요한건,,,남편분께서 계속 안정적인 직장유지 하면서 ,,영주권이야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경제적으로 힘들기 시작하면 그때는 아마 훨씬 더 힘들겠지요,,그래도,,,꾸준히 경제적으로 안정되있기만 하다면 사시는데 크게 문제 없고,,아이들도 좋아할거에요,, 적응하기 좀 시간걸리겠지만,,일단 와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 eb3 nsc 76.***.2.159

      한국에서의 안정된 직장 (공무원)을 그만두시고, 미국와서 사실려면 일단 좀 심적으로 부담이 많을텐데요… 근데, 이런 기회가 있을때 또 새로운 생활을 한번 해보시는것도 괜찮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또, 자녀분들과 시간을 가질수 있고, 미국생활의 가족적인 생활도 한국에서는 잘 가져보지 못한 오붓한 시간을 가지며, 여행도 하고, 색다른 즐거움도 있으니깐요… 물론 힘든일이 더 많지만, 저도 한국서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한국의 향수병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냥 도전하는 기분으로요…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생활에의 도전을 위해 즐겁고, 설레는 맘으로 오시는게 좋을것 같은데요…. 영어공부도 하고, 나만의 시간도 가질수 있고..뭐..등등…

    • 산들 74.***.171.216

      한국과는 조금쯤은 다른 생활이 되시겠지만 곧 적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계실수있으니 큰 힘이 되실것같네요.
      실은, 전 가끔 한국 나가서 살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만, 어느곳에 살게되던지 이넘으 “마음”을 붙이고 살수있다면 의지로 적응해나가는 것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어디가 되었든, 좋은점, 아쉬운 점은 있게 마련이겠다…싶은 생각으로 저를 위로해보며 글을 올려봅니다.

    • 글쓴이 210.***.83.39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글 올리고 나서 승진을 해서요, 이리저리 정리하고 하느라고 좀 바빴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확 바뀌진 않지만(안 바뀐다고 미국 안갈 건 아니지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도움을 주시네요.

      일단 엔지니어면 오라는 말씀이나 아이들에게 좋다는 말씀들,
      직장 잡으신 Dreamin님 부인의 경험담 등은 기합을 팍 넣게 해주시네요.

      대학 졸업 후 갓 직장 생활 하면서 저를 판단해볼 기회가 생겼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다 ‘동중정’이라고 결론지었어요.
      주변 사람들과 무척이나 즐겁게 지내는 스타일입니다.
      삶의 활력소죠.
      그렇지만 휴일이면 돌아다니는 것 보다
      집에서 쉬면서 가만히 책을 읽거나 명상?^^하는 시간
      또한 너무 좋아하거든요. 뭐, 지금은 애들 때문에…..

      혼자 지내는 남편이 짠하다가, 낯 선 곳에 가려니 답답하고 두려워
      계속 휴직과 퇴직을 미루는 형상이었는데,
      다시 한 번 더 저를 진단하고 마음을 다잡으려합니다.

      여기 게시판 글이었는데, 다가올 미래를 너무 걱정말고
      ‘닥치는 대로 살아보라’는 말씀도 머리를 퍽 하고 치더군요.

      게다가 즐거워야 되니까 준비도 차근차근 해보렵니다.

      한 마디씩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꾸벅~
      저도 늘 읽기만 하지 답을 잘 못하거든요,
      가족과 친구 외에도 나의 고민에 동참해주시니 저는 복도 많네요.
      행복을 한 움큼 집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