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직장일로 힘들어 할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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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사랑 72.***.230.178 5374

    그동안 Couples 에 올라왔던 글들을 읽으며 마음이 너무나 아프기도 했었고 그래서 눈물도 흘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섰던 글들을 이제는 용기를 내어 올려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곳에 올라 있는 이름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내 사랑” (Lovely Wife – 사랑스런 아내) 으로 Couples 에 조인하면 어떨까요?

    아내는 공립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 년차). 11년 전에 결혼으로 미국에 들어 왔습니다. 오늘 한 학부모가 와서 자기 아이가 왜 Fail 했냐고 난리를 피웠나봅니다. 이러 이러해서 그랬다고 하면 그러면 니가 더 잘 가르쳐야 하지 않냐고, 니 월급 우리 세금에서 나오지 않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막무가내 부모들을 만나고 나면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고 말합니다. 선생님이 돼기까지도 긴 시간동안 (아이가 있어서 Full Time 으로 못해서) 공부하니라 힘들었는데. 아이들은 또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특히 수학과 담 사은 아이들반도 가르치는데, 시큐리티 불러 교장실로 아이들을 보내기고 하고. 아침에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면 6시 넘어서 퇴근하고, 그러면서도 채점할 것들을 한아름 가지고 오늘날들도 많고. 제가 요즈음은 방학이라 많이 도와주려고 하는데 음식 만드는 것은 많이 어렵더라고요. 홍삼 액기스 사주면서 전쟁에서(-_-) 이기려면 체력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웃어 넘겨습니다. 특히 이번주 동안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오늘 퇴근하면서 차안에서 (퇴근길 교통체증) 이번주는 너무 힘들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무엇인가 따뜻한 말로 아내의 일주일동안의 피로를 다 풀어주고 싶었는데. 아내가 일식을 좋아해서 일단 일식집으로 진군. 회덮밥과 스시를 맛있게 먹는 아내를 보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선생님이 되라고 푸시를 했거든요. 대학교에서 파타임으로 아이들도 가르치는 것을 보니까 정말 잘 하더라고요. 학생 평가가 전체에서 3등이니까요. 그래서 힘들때면 고등학교 때려치우고 대학교에서 파타임으로 가르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또 속없이 그러지 마라고 고등학교에서 Tenure 받으면 평생 계속 할수 있지 안냐고, 그러다 보면 Pension 도 받고, 그리고 마지막 제 무기, 방학이 있지 않냐고.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생각일뿐이지요. 아내가 매일 매일 학교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르고 하는 애기일 것입니다. 며칠전 일이 생각납니다. 아내가 저녁에 커피를 밖갔에서 마시고 들어와 그날 저녁 한숨도 못잤거든요. 오늘 저녁 먹고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당신 그러면 오늘 저녁 또 잠 못자잔아 그랬더니, 내일은 학교 안가는 날이라 괜쟎다고. 주일 오후만 돼면 머리가 아파진다는 아내. 나는 이런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옆에서 아내가 자고 있습니다. 사랑스런 아내 (Lovely Wife), 소중한 아내, 끝까지 같이 할 아내.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스트레스가 만병에 원인이라는데. 많은 고견 부탁드립니다. 이제 아내 옆에서 꼭 켜안고 자러 갑니다. 자주 뵙겠씁니다.
    감사합니다.

    • eb3 nsc 69.***.166.173

      아내사랑님의 글 안에…정말 아내 사랑하는 남편의 맘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남편이 학원 원장으로 있어서 학원에 가서 보면, 정말 엉망진창인 아이들이 많아요..(아이들은 애라서 그렇다 치고..) 부모들이 더 설쳐서, 자기 자식이 그런것을 인정 안하고, 모든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데….정말 돌아 버리겠더라구요..
      남편은 정말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키는것을 좋아 하고 그랬었는데, 아이도 그렇고, 그 아이의 부모가 진심을 몰라줄때, 정말 힘들어 하고 스트레스 많이 쌓여서, 다 때리치우고 한국 가자…그런말 합니다.
      부모들이 좀더 자기 자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가르키는 선생님을 위해줘야 하는데, 자기 자식이 우선인 부모들이 너무 많아서, 아내사랑님으 아내가 많이 힘들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집에와서 편안하게 해주는게 좋을것 같은데..
      님은 아주 잘 하시는것 같아요.. 그 맘을 부인이 다 알고 있을거예요..
      화이팅….

    • 산들 74.***.171.216

      아내사랑님~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커플스 방에서 자주자주 뵐수있음 좋겠어요^^
      부인분께서 고등학교 선생님이시라니 보람도 있으시겠지만 정말 스트레스 많으실것 같네요. 지금처럼 곁에서 사랑과 이해로 지켜주신다면 하루하루 겪는 스트레스도 잘 이겨내실수있지 않을까 싶답니다.
      매 주말은 아니지만 가능한 주말이나 연휴동안 가까운 곳이라도 함께 기분전환삼아 다녀오시고 저녁시간 함께 여유로이 커피한잔 마시러 나가거나 영화한편 보는 것도 소소한듯 하지만 일상에 기쁨을 드릴수있을것 같네요.

    • 건들면 도망간다 71.***.107.70

      이렇듯 아내가 힘들다고 말할때 들어만 주어도
      아내는 큰 힘이 되지요.
      스트레스 없는 직업이 어디있겠습니까마는 부부가 서로의 직업을 잘이해하고
      힘들때 부축해주는 시늉이라도 내어준다면
      그것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의 자상한 아내사랑으로 이미 부인께서 큰 힘을 얻으셨을것 같네요.

    • 꿀꿀 129.***.69.169

      저도 그런 상황이면 매우 곤란할거 같아요,, 제 주변분 중엔 와이프께서 간호사로 일했는데,,미국 실정상 간호사 분들이 근무시간외 근무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인력부족으로 말이죠,,물론 돈은 맞춰 받지만,,매우 힘드셨던 모양이에요,, 그러다 둘째 가지고 그 핑계삼아 일을 관두시더군요,, 그뒤로 아무리 경제적으로 도움되도 간호사로 복직은 생각도 안하고 계신다고 하네요, 일단은 일하시면서 관련 직종중 좀더 편하게 일할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시는쪽으로 해보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 아줌마 128.***.149.164

      저도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쳐 봤는데요 (한국에서), 그거 좋아서 하는 일 아니면 정말 못 합니다. 애들 잘 이해하시면서 잘 가르치시는 분도 많지만, 저같이 스트레스 엄청 받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들 한국에서 여자 직업으로 교사가 최고다 그러지만 전 그만 둔 것 잠시도 후회해 본 적 없습니다. 방학도 좋고 연금도 좋지만 사람이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크리스맘 24.***.151.53

      다솜님 말씀 참 와 닿습니다.. 저도 오늘 무척 속상한 일이 있어서..,
      저의 베스트프랜에게 전화해서 이러고 저러고 다 털어 놓았지요.
      울컥하는 맘에 눈물이 나더라구요.. 참….
      괜히 맘쓰게 한것 같아 좀 그랬지만,,,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다시 걸려온 전화!
      “자기 힘들지.. 힘 내고! 조그만 참아.
      있다 저녁에 맛있는 거 먹자!.. 사랑해…”

      속상한 일이 없어지는 것도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요..
      아내사랑님도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신 것 같으니,
      아내도 그 맘 알아주실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