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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이와 함께 한국에 놀러 가는 바람에 한달 조금 넘게 밥을 혼자 챙겨먹어야하고 빨래와 청소를 해야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인터넷도 자유롭게 하고 TV 도 채널선택권을 독점하는 자유를 누리는 “개인”이었으나.. 이제 열흘뒤면 다시 아빠로 남편으로 가장으로 살아야한다. 사실 별로 자유를 만끽하지도 못했다. 회사 프로젝트 기한에 쫒기고 거기에 그 한달 사이에 2차시험과 기말고사 term paper … 학업과 회사일을 병행하는게 이론적으론 가능한 거였지만 실행하기엔 정말정말 힘들었다. 계획한 것의 반의반도 못했다. 4일전 학기가 끝나서야나 심적으로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나마 이틀은 시체처럼 잠만잤다.
그동안 느낀점..
1. 논문과 회사, 혹은 회사와 수업은 병행 가능하지만 그 세가지의 병행은 이번처럼 아빠의 역할 남편의 역할을 내려놓는다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 그냥 하는데까지만 하려고 해야지 괜히 더 하려고 하다간 몸만 축나니 살살 해야겠다는 것…2. 역시 지난번 처럼 한달정도 떨어져 있어도 아내는 그립지 않은데 아이는 정말정말 그립다는 것.. 한달 떨어져 있으면 아내가 보고싶어 힘들다는 주변사람들을 보면 잘 이해가 안된다. 당근.. 내가 문제가 있는 것.. 해결방안을 조심스레 생각해보기 시작해야겠다.
3. 설겆이를 제때 바로바로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띄는 바퀴의 숫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부모님이 오셨을 때 그리고 지금 내가 설겆이를 할 때.. 날이 더 덥지만 바퀴의 수는 현저하게 줄고 있다. 근데 바퀴약도 많이 놓고 했는데도 아직도 계속 눈에 띄고있다. 이게 거의 사라져야 아내한테 설겆이 제때해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데.. 아님.. 앞으로도 계속 설겆이를 내가 전담하던가.. 아무래도 후자쪽이 선택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4. 성과..
결혼 1년차에 아내가 혼자 한국에 다녀올 때는 술에 취해 전화하며 나랑 살기 싫다고 밥맛이라고 했었는데 6년차인 이번에 한국에 가서는 전화하며 우리 한국에 돌아오면 못 살 것 같다고.. 미국에서 어떻게든 잘 붙어있어야하겠다며 예전부터 내가 하던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한 것..근데.. 참.. 이제 열흘뒤면 쉬는 것, 공부하는 것의 스케쥴을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쉽다. 회사에서 머리 많이 써서 피곤해 쉬고 싶은데 논문 안하냐 시험공부 안하냐 하는 소리.. 그러다 몸이 축나 아프거나 하면 왜 페이스 조절 제대로 못하냐 하는 소리..들을 생각하니 참.. 내가 빨리 언제 혼자 한국엘 다녀와야할텐데.. 그래야 정말 내가 집안일 아이일 도와주는 것이 없으면 어떻다는 것을 직접 체험해야 하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