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미국 생활 적응기…(실제 상황)

  • #83524
    eb3 nsc 69.***.46.51 7599

    울엄마는 77세의 경상도 토백이 할머니다.
    저의 둘째 출산 뒷바라지 해주러 오셨다가… 한번 나갔다 오셨다가 눌러 앉으셨는데 (소위 불법체류??)

    갈수록 미국에 정이 떨어지는 나보다 적응을 너무 잘 하시는 울 엄마..
    한국 계실땐 병원을 달고 사셨는데… 미국 오셔서 3년이 넘어가는데 병원 한번 안다녀 오시고..
    한국서 다쳤던 다리를 절며 지팡이를 짚고 다니셨는데.. 미국 온지 1년 여 만에 지팡이도 버리시고 다니실 정도로 건강해 지셨다..

    근데…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울엄마는 영어는 A 도 모르는 순 시골 노인네 인데..그렇다고 한글을 쓸줄도 볼줄도 모르신다…말만 한국말로 하신다.
    우리 집에 잔디 깍으러 오는 멕시칸한테 일도 잘 시키고…(엄마는 한국말로만 한다.. 그것도 경상도 사투리로..) 어느순간엔 나도 나가면서.. 엄마한테 ….. 그사람들이 오면 …이런 저런것도 해달라고 해… 하고 … 엄마 한테 이야기 하고 간다… ㅋㅋㅋㅋ

    미국사람 전화 오면.. 순 경상도 사투리로…”지는 영어 몰라예..~~하고 살짝 수화기를 놓아 버린다..ㅋㅋㅋ 귀여운 울 엄마…

    어느날 ..나랑..남편이랑..우리 애기랑 같이 우리집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가는데…우리 앞집에 미국 아저씨 가 조그만하고 까만 애완견 강아지를 데리고 운동을 하러 나왔는데..
    우리 강아지와 우리 막내를 보고 아는척을 하면서… 울 엄마 안부를 묻는다..
    할머니 어디 가셨나고?? 그래서..내가 할머니는 집에 계신다고 했는데..
    그 미국 아저씨 왈…
    너의 할머니가 항상 자기 강아지를 보고….come dog!! come dog !! 그렇게 부르면서 반긴단다..
    엥?? 언제 울엄마가 영어를???????????????
    그때..나의 애기가 그 강아지를 보고 하는말… 컴둥아…. 컴둥아…???
    나는 너무 웃겨서 뒤로 넘어 가는줄 알았다…
    그 미국사람 귀에는 껌둥이가 컴독…으로 들렸단다…
    난… 이렇게 적응 잘 해가는 울엄마 때문에 산다..~~~~
    부모님 살아 계실때…다들 잘 합시다…

    어머니날을 맞이 하여 함께 웃자고 실제 체험기 적었습니다…
    엄마….사랑해요~~~~~~

    • 제이슨C 72.***.139.126

      읽는 동안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 bread 74.***.17.156

      어머님이 너무 재미있으시네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그리워지네요.

    • 산들 74.***.171.216

      어머님의 껌둥이 강아지와 잔디깎기 아저씨…너무 귀여우셔서 한참 웃었습니다^0^ 정말 미국생활에 적응 잘 하시는 어머님 화이팅입니다!!!^^

    • 건들면 도망간다 71.***.207.173

      저의 어머니랑 너무 닮아서 한참 웃었습니다. 경상도에 77세. 다니러 오셔서 6개월 계시는데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한달 지나시고 도저히 갑갑해서 못참겠다하시며 알파벳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하셔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일주일 만에 다 마스트 하시고는 한날 산책하고 오시더니 니가 안가르쳐준 글자들도 있더라고 질문했습니다. 저는 다 가르쳐 드렸다고 우기니 거리에 나가시어 소문자를 적어 오시데요.
      어쿠쿠… 대충할려고 하다가 한방얻어맞았지요.

    • eb3 nsc 69.***.173.135

      갑자기…우리가 울엄마 나이가 됬을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지는데요..
      우리자식들에게 뭘 가르켜 달라고 우길수있을까요??? ㅋㅋ
      안가르켜준 글자..ㅋㅋ 웃깁니다…
      울엄마는 페덱스, 유피에스 에서 와서 싸인 해달라고 하면, 첨에는 10 여분을 둘이 싸웠답니다.. 가라고… 안간다고(싸인해줘야 간다고) 그래서…지렁이 한마리 그려 줬더니 가더라고… 담부터 내내 울 엄마가 서류 다 사인해서 받습니다…ㅋㅋㅋ 대단한 70 대의 엄마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