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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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 96.***.68.174 7624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풀타임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고요. 한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30세가 지나 석사 후 직장을 잡은 케이스입니다. 

    여느 워킹맘들처럼 회사 퇴근하면 또다른 풀타임이 시작되죠. 보통 저녁 10시 반이 되야 모든것이 정리됩니다. 
    주말에 쉬는 거 포기한지는 오래됐죠. 주중에 에프터 스쿨 못따라나니니까 주말에라도 열심히 쫓아다니자는 심정으로 아침 일찍이 일어나 각종 스포츠 경기에 따라다닙니다. 그래야 워킹맘으로써의 죄책감이 조금은 가시는 듯 해서 그러네요.
    아이 따라다니고 돌본는 건 사실 크게 힘든 것은 없습니다. 몸이 좀 피곤하지만 대체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회사에서 정신적으로 받았던 스트레스를 오히려 풀때도 많고 애들 크는 것 보는 것도 행복하고..
    문제는 오늘 같은 날입니다. 그래도 나름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한 지역이라 교회에 가면 아이가 한국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제가 가진 가치와 부합되는 바른 가치들을 습득해 그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습득해 나가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구요.
    제 삶을 아이와 직장에 투영했을 때 그리고 그 주변이나 직장 밖의 제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지 않고 지나가는 날들은 나름 만족하게 하루를 만족합니다. 그런데 오늘 같이 항상 알고 있던 사실을 우연히 되새기게 될 때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생각보다 미국에서 워킹맘으로 사시는 한국 엄마들이 없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전문적인 일을 하는 분은 더더욱 없구요 저처럼 한국에서 뒤늦게 와서 취직한 경우는 더욱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저를 신기하게 봅니다. 그리고 저도 다른 엄마들이 저를 어려워하는 것을 느낍니다. 저도 아이들 엄마들의 일상적 대화가 너무 생소할 때가 많습니다. 어울려 보려고 노력도 많이 해보지만, 별로 수다스러운 편이 아니라서 가끔은 오늘처럼 너무 피곤한 날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가며 힘들게 그 무리에 껴야 되나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기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느낌….
    제가 보면 남자들끼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직장이야기 프로페셔널한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의 대화가 그렇죠. 그 대화가 제게는 더 흥미로워 보여도 선뜻 끼어들지 못합니다. 그 분들에게 저는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정체성이 먼저 다가가기 때문에 어색해 하는 것을 여전히 느끼죠.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만 이런 외로움이 선을 넘을 정도로 제 정신력을 흩으러 놓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하루 정신을 놓으면 너무 많은 일들이 흐트러지니까 어떻게든 정신 차려야 겠죠.

    • 화이팅 171.***.160.10

      지금은 그렇게 느끼실지는 모르지만 애들 조금 있다 키워놓으시면 일한것이 정말 낫다라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물론 지금은 힘들수 있지만 지금 전업주부로 매일 하는 얘기가 한정되어있고 자칫 잘못하면 이상한곳에 빠지는 여자분들과는 사회생활면에서 자기계발 면에서 분명히 낫고 나중에 나이드셔서 치매예방이나 건전한 노년을 계획하기에도 좋습니다. 외로눔을 즐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워킹맘이시면 왜 남자들과 사회생활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꼭 여자들과만 어울려야 됩니까? 드라마 애들 육아만 얘기인가요? 저는 남자지만 그렇게 외로할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회사다니는 것이 억지로 라면 그건 얘기가 다르겠지요. 하지만 앞으로 5-10년 후를 생각하고 이 외로움을 달래시기 바라며 외로움을 달랠수 있는 뭔가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화이팅하셨으면 합니다.

    • 워킹대디 67.***.118.2

      저 와이프가 일을 안하고 저만 일은 하는 경우입니다.
      저도 한국에서 대기업 5년이상 다니고 미국이민와서 10년이상 괜찮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워킹맘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집에만 있는 와이프를 보면 자주 많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 케어하고 집안일
      하는게 힘들다는 건 인정합니다.
      아쉬운건 예전에 나름 똘똘하고 유식했던 제 와이프는 없는 것 같고..이젠 그냥 세상물정 모르는
      중년의 여자가 된게 많이 아쉽습니다…..ㅜㅜ
      님은 그래도 아직 능력이 있으시다는 증거이니…계속 화이팅하세요 ^^^^

    • 동감 24.***.68.88

      부부가 둘 다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많이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둘다 full-time으로 일하면서 애들 키우기 많이 힘듭니다. 더군다나 미국에 친인척도 없고 도움 받을 수 없다면 부부가 전부 다 커버해야하는데 이런 부분은 정말 많이 힘드네요.
      어린 애기 둘을 가진 가장으로서 님께서 고민하시는 부분 정말 제 와이프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과 많이 일치하는거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옮고 그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젠 젊지도 그렇다고 늙지도 않은 30대 중반으로 부부간에 시간이 없으시겠지만 많이 대화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님만의 시간도 가지셨으면 합니다. 애들에 대한 죄책감..워킹맘들이 많이 느끼는 거지만….장기적으로 받을때는 애들한테도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엄마 모습…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사도 본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허허 166.***.191.26

      원글: 직장맘이라 전업주부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
      댓글: 돈버는게 최고. 울마누라도 돈 좀 벌었으면…

    • 쒜틀 131.***.147.92

      싱글 맘이신가요? 아니시면 남편과 학교/애들 일을 요일을 나눠서 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희는 집사람이 주중하루를 꼬박 쉬면서 애와 시간을 보내주고, 저는 반나절 쉬면서 애에게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리고, 스포츠도 아이만 보내는게 아니라 아이랑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하시는게 본인도 운동하고, 애들과 친밀감도 키우고, 애도 운동되고, 일거 삼득이 될 수 있지 싶습니다.

    • AKY 75.***.35.247

      이런 글조차 흔하지 않지요…워킹맘들은 항상 바쁘니깐요. 아침에 아이들 아침먹고 학교 보내고 남편/제 도시락싸서 회사에 가서 않으면 한숨돌리고 부지런히 일시작합니다.

      사실 동양인 여자들은 보통 평균 미국인보다 많이 더 많이 노력해야하죠, 동양인에다가 영어 딸리고 여자이고 작은 체구에….이런 곳에서나 이야기 하지만 제 자신이 자랑스러울때가 많지만 항상 외롭긴 합니다. 하지만 글 올리신 분들처럼 주말에 만나는 한국아주머니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습니다.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그 분들이 부러워 하면서도 거리를 두시는 것 같기도 하고 주중에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한국분 보다도 회사 여자동료들하고 이야기가 가장 잘 통합니다.

      아무튼 이젠 직장생활를 오래해서 나이들어서 않하고 집에서 있으면 뭘하나 하는 생각에 계속 자기 계발중입니다. 60이 넘어서도 파트타임으로 할수 있는 자격증도 알아보고 있고요.

      워킹맘, 단점이라면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는 건데요…청소하는 아주머니를 불러 청소는 하는데 정리정돈은 안주인이 해야 한는데 이게 사실 잘 않됩니다. 항상 시간에 쫒겨 사는게 습관이 된지라 최소한의 정리만 하지요.
      또 본인한테 해야 하는 투자 – 운동/피부관리,,등에 소홀해 항상 집에서 살림하면서 예쁘게 하고 다니는 한국 아주머니들 보면 주눅들리죠…사실 집에 와서 최소한 필요한 식사준비와 아이들 봐주고 나면 녹초가 되서 피부 마사지 할 생각 엄두도 못냅니다.

      왜 이러고 사냐고 물으시면…..글쎄요…..집에서 살림할 엄두가 않나서입니다…차라리 일을 하지요.

    • 공감 124.***.157.93

      전 싱글인데도 많이 공감되요. 결혼 후에도 살림보다 일하는편이 적성에 맞아 계속 일할 생각이고 딱히 결혼생각도 없구요. 결혼해서 살림하는 친구들 만나면 친한 친구들인데도 점점 더 대화가 겉돌고 불편해요. 일하는 곳은 80%에서 90%가 남자인데 남자동료들하고는 또 대화가 한계가 있지요.

    • AKY 174.***.226.75

      윗글님, 씩씩 하신가 봐요, 근데 결혼은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전 아마 결혼을 안했으면 계속 찾고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옆에 의지할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게 이민생활에서 얼마나 든든한지, 물론 싸우기도 하지만은 가족들덕에 더 감사하며 삽니다.

      워킹맘이 힘든건 사실이나 뭐 못할 것도 없습니다. 희노애락 골고루 맛볼수 있습니다. ^^*

    • 저도 워킹맘 66.***.86.2

      저도 애 초등학교 다니는 워킹맘인데, 너무 반갑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면 일하는 엄마가 그렇게 드믈지는 않더라고요..
      모 아줌마 싸이트이 가면 많이 있어보이던데,
      결정적으로 미국 전역에 흩어저 있고,
      온라인 상으로나마 좀 친해 볼려고 해도..
      다들 너무너무 바빠서 그럴수가 없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도 좀 한가하면 인터넷 떠돌아다니면서 막 놀다가
      바빠지면 국물도 없이 딱 끊어비리거든요..

      그래도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면 그렇게 힘들진 않은데..
      제 시간도 나고요..
      주말에는 친구도 만나고 그러고 싶은데,
      전업인 친구들은 주말에 너무 바쁘더라고요..

      근데 음.. 별 기대는 않하지만 지역이 어디세요?
      저는 중부요.. 저는 그나마 교회도 않다녀요..

    • bay 66.***.72.64

      저도 일하는 엄마로 많이 공감합니다. 저는 아이가 킨더 시작하면서 한국 엄마들을 많이 만나게 된거 같아요. 학교에 있는 엄마들 한 두명 알고 나서 제가 먼저 플레이데이트를 만들어봤어요. 생각보다 괜찮은거 같아요. 괜찮은 엄마들도 많고 그래요. 애들이 주 관심사다 보니 고민거리도 비슷한거 같구요.

    • Haha 122.***.173.23

      힘내세요, 그리고 직장생활은 게속하셔야해요. 자식이 인생보장 않해줍니다.

    • Mom 122.***.173.23

      First of all,l I think you are amazing that you are working in a foreign country so you owe to be proud of yourself. Secondly, do not worry about those house wives at the church as they are just threatened by your achievements and independence. If you are a single working mom, i suggest to joint local “single parents group” ie if you are comfortable in communicating with non-koreans. I think if you want to expand yourself think outside korean community and join some American groups. You can research on google for such groups. Wish you all the best! 저도 아이 혼 자 키우는 워킹 맘이에요, 영어가 좀 되 시면 인터냇에서 싱글 맘 아니면 홀로 아이 키우는 컴뮤니타 찾아 보세요. 아마 도움 될꺼애요. 화이팅!

    • 나도워킹맘 71.***.151.88

      싱글 워킹맘인데 님 글에 공감합니다.
      저는 아이가 어려서 시간이 더욱 없네요ㅠ 외로움을 느낄 시간 조차ㅠ

    • coonskin 184.***.46.74

      라인 주세요
      우리 친구해요
      momsf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