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세대들, 인생 설계 어떻게 하시나요?

  • #410198
    walnut 70.***.213.244 4751

    제 성장 과정과 비슷한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때 처음 APPLE II 컴퓨터를 만져봤죠. 
    하루 3끼 다 챙겨먹은 세대는 우리부터가 유일했을 겁니다. 먹는 것에 한 맺힌 것 없고, 편식 없이 이것저것 잘 먹습니다. 
    중학교 때는 왕따 같은 게 요즘처럼 기사화 될 정도로 심하진 않았지만 없지 않았죠. 제가 다니던 학교는 똥통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깡패가 많았습니다. 수업 끝나면 으레 다른 학교 깡패넘들하고 패싸움 하는 게 드물지 않았으니. 저도 한 두 번 성격 안 좋은 애들한테 엮여서 맞은 적이 있지만, 절대 사람 치지 말라는 보안부대 출신 삼촌 얘기 듣고 심하게 싸운 적은 없습니다. 실수로 한 번 얄밉게 구는 친구 얼굴을 때렸다가 심한 부상을 입히고 부모님 낯짝 보기 어려운 경험을 하고 나서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eggshell skull 같은 케이스를 배우고 난 이후로는, 폭력은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만 쓰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상당한 문화충격과 환경변화를 경험했죠. 청소년기에 겪었던 경험들이 성인이 된 지금의 attitude나 가치관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성격은 어렸을 때랑 같은 것 같다고, 몇 년 전에 만났던 국민학교 때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아무래도 대부분의 고등지식들을 영어로 배워놔서인지, 기술적인 지식이나 current events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땐 영어가 더 쉽고, 정보도 google이나 학교 library 접속하면 일반적인 지식부터 학술 논문에 이르기 까지 컴퓨터나 전화기로 툭툭툭~샤샤샥 하면 짠 하고 뜨는 게 익숙합니다. 부모님 눈에는 그런 게 신기하고 기특해 보이지만, 20년 넘게 컴퓨터를 끼고 산 저 같은 사람에겐 식은 죽 먹기.
    imdb.com 에서 좋아 하는 감독, 영화배우 이름 검색해 thepiratebay, eztv 같은 사이트를 통해 영화,tv show를 받아보는 게 주말 취미. 좋아하는 장르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코미디. tv에 등록된 favorite channel은 oasis, discovery, history, bbc, pbs, 그리고 집에 관심이 생긴 이후로 hgtv 추가.
    워낙 비쥬얼, 멀티미디어 세대라 그런 지 아니면 그냥 공부에 한국식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였는 지 책이라곤 학교 교과서랑 보물섬 만화책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책장에는 howard zinn, bertrand russell, noam chomsky, harry g. frankfurt, 법정, 이외수, 탁석산, 장하준 같은 사람들의 책이 있고 일 때문에 business analysis 관련 책들이 좀 있네요. 지난 봄에 산 kindle에는 버스 안에서 심심풀이로 읽을 논픽션들이 좀 있고요. 대학 다닐 때 물리, 경제, 심리학 수업을 듣고나서부터 인문사회, 과학 쪽에 관심 폭발을 경험한 이후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히 독서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즐겨보던 잡지 중에는 scientific american이나 psychology today 같은 게 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고 부터는 iphone을 써서 facebook으로 간간히 기사들 몇 개 씩 읽는 정도입니다. imac을 사고 나서는 우월한(!) 스크린으로 ted 동영상을 즐겨 봅니다. higg’s boson 의 정체를 밝혀줄 lhc의 빅뱅 실험결과와 분석이 대학 때까지만 해도 열심히 성당 다니던 저에게 요즘 최대 관심 거리 중 하나죠. 
    연애도 대학 입학할 때부터 부모님 몰래 해 보고, 헤어지고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또 헤어지고 연애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몇 년 혼자 살다가 결혼하고 싶은 생각까지 있었던 여자와 또 헤어지고….지금은 노후계획을 잘 세워놓는 게 가장 중요한 priority가 되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자를 찾을 때까지 열심히 일이나 하고 간간히 부모님, 친구들과 여가생활 즐기고 있습니다. 연애 안 하니 돈 나갈 일이 없어서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들 정말 잘 즐기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등산, 바베큐 파티도 하고, 자전거 좋아하는 친구들과 산으로 강으로~ 다음 주엔 race track 가서 생전 처음으로 kart race를…
    얼마 전엔 친한 친구 소개로 비영리 단체에 가입해 mentorship, career networking, 각종 workshop 에 참여해 여러가지 도움들을 필요로 하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위해 자원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던 저에겐 아주 좋은 자선활동이 된 셈이죠. 
    좀 내향적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인관계도 좋고 주변에 좋은 친구,지인들이 많이 있다 보니 모아 놓은 재산이 없어 가끔 아쉬울 때도 있지만, 가끔 출퇴근 길에 신체 장애가 있어 훨씬 불편함을 겪거나, 여러가지 크고 작은 가정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동료들, 불우한 환경에서 교육 받지 못 해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살면서 불평할 이유가 하나도 없음을 항상 되새기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민주적인 가정에서 자란 덕에 부모님과 대화도 원만한 편이라, 부모자식 간에 서로 상처 주고 사는 사람들 얘기 들으면 섣불리 위로해 주기가 두려울 정도로 공감하기 어렵더군요.
    이제 같이 가정을 꾸려갈 여자를 만나려고 주변을 살펴보는데, 나이 또래 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을 찾기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쉽지가 않네요. 백인 여자친구도 사귀어 봤지만, 아무래도 cultural reference를 공유하지 못 하니까 공백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여기서 태어나 자랐다면 모를까… 한국인 교민사회가 상대적으로 워낙 작다보니까 기회도 제한적인데, 알아보면 전부 교회 다닌다고… 교회인이라고 모두 종교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식구들이 종교생활을 하는데 나만 싫다고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관심을 뗄 수 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운동 좋아하는 여자분들 찾기는 더 힘듭니다. 여기서 태어나서 야외활동에 익숙한 여자들은 또 한국말을 잘 못 하고… 데려다 키워야 할까요. 아무튼 혼자 살기는 싫고, 자식 욕심은 없다 보니 이런 비한국적인(?) 취향을 마음에 들어할 여자를 찾기는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나이든 티 안 내려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피부관리도 잘 하는 편인데, 머리털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흰머리 뽑는 게 너무 잦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귀찮아지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다고 염색하긴 또 싫고….  밀리어네어가 될 팔자는 아닌 게 거의 확실하니, 은퇴 후 노후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게 지금은 제일 중요한 것 같네요.
    저 같은 분 또 있나요? 
    금요일은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이라 얼른 자야겠습니다. 
    황금같은 주말을 앞두고 횡설수설했네요. ㅎ
    • hmmm 167.***.133.216

      what year did you graduate high school?

      • maybe 65.***.51.126

        91 or 92 ??

      • walnut 70.***.213.244

        참고로 8-bit Apple II는 한국에 87,88년도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범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할 때 배치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힌트가 되려나요. ㅎ

    • ㅎㅎ 71.***.213.51

      교회 안다니고, 운동 좋아하고, 여행 및 밖에 나다니는 것 좋아하고, 자식 욕심 없는 미국 사는 여자 있습니다. 저요! ㅋㅋㅋ

    • 7651 98.***.224.54

      오래간만에,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특히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좋게 느껴지는 글을 읽게 되어서 기쁩니다. 가까이 살면, 진지? 라도 한 끼 같이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글을 너무나도 잘, 조리있게 쓰시네요. 어른들이, 친구 만나고, 사람 사귀고 할때 편지써보라고 하는 이유를 잘 몰랐느데, 이제는 알것 같아요. 말하는 것에서는 잘 모르겠으나, 씌여진 글에서는, 그 사람의 모든것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대는 축복받은 분입니다.

      흰머리가 고민인거 같은데, 제가 하나 좋은 팁 하나 알려드릴게요. 남자분이시면, 나이 40정도부터 흰머리가 나는데, 여러요인이 있지요. 신체나이, 스트레스, 본인성격, 등등. 고기 먹는걸 자제하시라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흰털?이 검게 변하고, 흰머리가 사라집니다. 즉, 흰머리가 majority 가 되는걸 한 10년 늦어지게 할 수 있어요.

      일주일에 고기 먹는거, 고기 반찬을 한끼/week 으로 만드세요. 너무 안 먹으면, 힘드니깐, 일주일에 한끼로. 한국분이니, 집에서 밥먹을때는, 김치 한가지만 놓고 드시고, 밖에서 먹을때는, 그냥 맛있게 가리지 말고, 잘 드시고. 특히, 햄 같은 가공고기는 절때 드시지 마세요. 이 얘기는 외식을 줄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혹시, 운동 하시면, 유산소 – 무산소 병행하는걸로 하시고. 이건 운동 전문가 한테 말하면, 잘 알려줍니다.

      아래 케이스는 Walnut 님에게 중요할거 같아서, 적을게요. 조금 야해도 새겨 읽으세요. 제가 다른분과 함께 상담한 케이스 입니다.

      아마도 님 나이 비슷한 때에 결혼 하신분이 있습니다. 부인이 젊은 분, 나이차가 8살 연하, 이셨는데, 두분다 몸도 마음도 젊고, 특히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원글님하고 많이 비슷하신분들 입니다. 크리스찬 인것만 빼고.
      두분이 다 공부하시는 분들이라, 결혼하고 아기는 천천히 갖는 걸로 계획을 세웠지요. 그런데, 남편되시는 분이 고민이 하나 있는데, 부인이 남편 흰머리털에 많은 걱정을 했나 봅니다. 아빠가 이렇게 흰머리털이 많으면, 2세가 튼튼하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걱정.
      그런데 하루는, 흰머리털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분 성기 주위의 흰털이 너무 많아진다고, 걱정, 또 걱정을 한다고요. 여기는 염색? 도 불가능 하잖아요. (요새는 할수있나?)
      그래서, 위에 적은 그런 팁을 알려주었고, 한 3개월 지난후부터는 흰털이 검게 변했다고 합니다. 즉, 고기반찬은, 일주일에 한번, 교회 갔을때, 교회점심 먹을때 고기반찬 맛있게 먹고, 집에서는 김치를 위주로, 야채를 많이 먹는 식단으로 해결 했답니다. 외식은 될수있는대로 줄이고. 위에 팁은,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주시는 분들에게 잘 들어맞는 조언 입니다. 즉, Walnut 님같은 분들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 됩니다.
      이게 해결되면, 원글님의 현재 상태에서 가장 큰 고민이 해결될수 있다고 볼수 있나요?

      • 2 76.***.36.10

        다른 상담 케이스도 좀 공유해주세요. 깔깔깔.

        제 거시기에도 휜털이 나기시작해서 나도 이제 다 끝났구나 하고 있었는데…그냥 알아서 없어지던데요.
        근데, 눈썹 흰분들이 난 의심스럽더라구요. 속썰에 눈썹이 희어지고 그리고 거시키털이 젤 나중에 희어진다나 어쩐다나…(산신령은 왜 눈썹이 흴까)…연로하신분들 흰털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좀 알려주세요. ㅋㅋㅋ.

      • 169.***.3.21

        염색 다 됩니다.. 전문 염색약도 있는걸로..
        (어차피 요샌 왁싱이 유행아닌가요?)

    • walnut 70.***.213.244

      7651님의 세심하고 재미있는 조언 낄낄 거리면서 잘 읽었습니다. 염려하신 것과는 달리 저의 pubichair는 탈색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6살 때 도라에몽 얼굴 달린 삼천리자전거 산 이후로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학교 통학은 거의 자전거로 다녀서 하체 근력은 제 또래들에 비해 좋은 편인 것 같습니다. 중학교 시절 태권도 배울 때 관장님도 쓸데없는 과시용으로 가슴 운동만 하지 말고, 나이들면 다리 힘부터 빠지고 아장걸음 되니까 항상하체 운동을 많이 하라는 말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리 근육에 풍부하게 저장된 글리코겐은 노년에 당뇨예방 효과가 크다고 하니, 출근할 때 마다 ‘당뇨예방’을 외치며 아침을 시작하지요.

      하지만 육식관련한 지적은 좀 새겨들어야겠습니다. 육식,채식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지만 고기도 정말 많이 먹거든요. 뜨거운 방귀냄새 찐하게 진동하는(!) 날은 단백질 섭취가 좀 많은 날이죠. 저도 흰머리는 유전+스트레스가 요인이고, 한 번 색소가 빠진 머리털은 다시 검게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채소섭취량을 좀 늘려보고 경과를 지켜봐야겠네요. 좋아하는 닭가슴 살은 예외가 안되나요?

      내일 드디어 근처 공원에서 고등학생,대학생들 불러서 삼겹살 파티를 합니다. Raw meat 60kg를 정육점에서 사 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비도 살짝 온다는데 지역 커뮤니티가 삼겹살 기름 냄새로 진동을 할 것 같습니다. 가끔 이런 행사를 할 땐 Tacoma 같은 작은 pick-up 트럭을 사고 싶은 충동이 드네요.

      • pilates 68.***.143.225

        자전거 많이 타시는 분들이나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는 현대인들에게 backbend 는 필수죠. 아장걸음은 안해도 꼬부랑 걸음 하면 안되잖아요 ^^;;

        stability ball 같은걸 이용해서 하루에 backbend 몇분이라도 꾸준히 해주면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요통도 많이 없어지고 flexibility 도 키우고 좋습니다. 저는 가끔 책상의자 대신에 저 ball 에 앉아서 책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하는데요, 나쁜 자세 교정도 되고 balance ability 도 키워주는 동시에 졸음도 싹 달아나게 해줘서 밤늦게 집에서 해야할 일들이 많을때 도움이 되더라구요. 미끄러지는건 순식간이라 무의식중에 긴장을 하게 되는지 눈도 초롱초롱 해지고 집중도 잘 된다는…

        • walnut 70.***.213.244

          말씀하신 게 gym ball 좀 큰 거죠? 집에서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땐 쓰는데, 제가 일하는 곳은 구글 같은 IT 회사가 아니라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

    • walnut 70.***.213.244

      오늘 오랜 만에 우리 회사 뒷 블럭에 일하는 친한 형을 만나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형수님은 병원 의사이신데, 요즘 클리닉 레노베이션 하랴 집 잔디 까는 공사 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이더군요. 게다가 내년이면 아기까지 낳으려고 계획 중이라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합니다. ㅎㅎ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솔직히 형처럼 그렇게 살 자신이 없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언제 포기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나는 내 개인 시간이 중요하고 언제든지 일하다 들어와서 피곤하면 내 마음대로 잠도 푹 자고 싶고, 주말이면 책 읽으러 학교 도서관도 가고 혼자 조용히 등산 가는 것도 포기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이죠.

      다른 때 같으면, 모르는 소리 한다며 얼른 장가갈 생각이나 하라고 했을 사람이 이번엔 그냥 아무 말 없이 살짝 한숨을 쉬며 웃기만 하더군요.

      물론 저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companionship 을 원하긴 하지만, 저의 부모님들을 비롯해서 많은 부부들이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성인이 된 관점에서 보면서 배우자 선택에 있어 조심하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 수록 두터워집니다.

      무서운 여자 잘못 만나 평생 벌어온 재산을 이혼으로 다 날려버린 한 이웃 아저씨의 말로를 보면서, “고통을 피하기 위해 쾌락을 포기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적이지만 현실적인 명언을 잊지 못 하게 하는 경험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equal pay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경제적 지위의 향상으로 더 이상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나이차면 결혼하려는 여자들이 크게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를 정부에서 법적으로 간섭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한 이혼 시 발생하는 엄청난 경제적 피해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고 cohabitation 형태로 사는 커플들도 서양사회에서는 드물지 않죠. 그러나 제가 살고 있는 교민사회는 이민 1-1.5 세대에 한 해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norm 인 것 같습니다. 물론 동거를 하는 커플이 있다 하더라도 드러내고 disapprove 하지는 않지만, 아줌마 아저씨들의 뒷담화 재료가 되기 쉽지요. 교민사회에 크게 노출이 없거나 의존하지 않는 경우에는 – 2세들인 경우 – 예외적으로 생각해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영어를 잘 하시고, 교민사회로부터 좀 더 독립적인 환경에 있다면 저 좋아하던 백인 여자친구들 중에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도 몇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개인적으로 결혼은 가족을 포함한 social union 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문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결혼 생활은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래서 potential spouse 에 대한 선택의 폭이 바늘 구멍처럼 좁은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 많다는 그 큰 서울에서도 짝을 못 찾는 싱글 친구들도 많은데, 저 같은 사람은 화개장터에서 처녀불알 찾고 있는 격이지요.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해 두면서 관심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잘 찾아보면 언젠가는 7점짜리 짝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희망만 가지고 있습니다. ㅎ

    • 재밌네요 98.***.227.197

      옛날같으면 일기장에 쓰거나 밤에 혼자 낙서하듯이 적고 아침에는 없애버리는 글을 요즘에는 익명이라는 장점을 이용해서 이렇게 여러사람들에게 공유하네요.

      원글님과 같은 분을 자유분방하다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 자유분방한 사람의 결혼이 늦습니다. 결혼을 일찍하냐 늦게하냐에는 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고 사회적인 추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중문화권에 사는 이민 1.5세라서 미국인과의 결혼은 꺼린다. 한국인 부모들은 한국인 며느리를 선호한다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미국인 며느리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그 선호도가 달라지겠지요.

      노총각들이 갖고있는 사고의 전형이라는 생각입니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무나 하고는 할 수 없고 또,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도 부담이 되고…

      재밌네요. 빨리 배우자 될 분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 ISP 38.***.181.5

      나이때가 지금 대략 30대 초중반 같으신데,

      아직 결혼 늦으신거 아니니 그건 천천히 생각 해 보시구요.

      그보다 더 중요한건, 결혼은 좀 미쳐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은 님이 포기 할 수 없다는 것들이 다 포기가 되고,

      오직 이 여자 한테 올 인 해야 겠다 라는 좀 미친 생각이 드는 때? 혹은 드는 여자가

      생기게 되는데, 그때 되면 하게 됩니다.

      그리고 3끼 다 챙겨 먹은 세대는 대략 앞에 7자 들어가시게 태어나신 분들 부터는 큰 문제

      없었습니다. 뭐 6자 중후반 부터라고 얘기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ㅎㅎㅎ

    • walnut 70.***.213.244

      아버지도 그런 말씀 하시더군요. 일까지 접어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여자 생기면 그 때 결혼 생각해 보라고 말이죠. 그 정도 commitment 없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매일 생활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vtback 209.***.195.66

      성의있게 쓰신 글 잘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가지시면 인연을 찾기 더 쉽지 않을까요?
      돌아보니 저도 결혼적령기때 외롭기도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린게 결정적인 소득은 없었지만 결국엔 많은 도움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사람들을 다양한 장소에서 접하다 보니, 인연들도 만나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