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성장 과정과 비슷한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때 처음 APPLE II 컴퓨터를 만져봤죠.하루 3끼 다 챙겨먹은 세대는 우리부터가 유일했을 겁니다. 먹는 것에 한 맺힌 것 없고, 편식 없이 이것저것 잘 먹습니다.중학교 때는 왕따 같은 게 요즘처럼 기사화 될 정도로 심하진 않았지만 없지 않았죠. 제가 다니던 학교는 똥통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깡패가 많았습니다. 수업 끝나면 으레 다른 학교 깡패넘들하고 패싸움 하는 게 드물지 않았으니. 저도 한 두 번 성격 안 좋은 애들한테 엮여서 맞은 적이 있지만, 절대 사람 치지 말라는 보안부대 출신 삼촌 얘기 듣고 심하게 싸운 적은 없습니다. 실수로 한 번 얄밉게 구는 친구 얼굴을 때렸다가 심한 부상을 입히고 부모님 낯짝 보기 어려운 경험을 하고 나서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eggshell skull 같은 케이스를 배우고 난 이후로는, 폭력은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만 쓰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상당한 문화충격과 환경변화를 경험했죠. 청소년기에 겪었던 경험들이 성인이 된 지금의 attitude나 가치관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성격은 어렸을 때랑 같은 것 같다고, 몇 년 전에 만났던 국민학교 때 친구들이 그러더군요.아무래도 대부분의 고등지식들을 영어로 배워놔서인지, 기술적인 지식이나 current events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땐 영어가 더 쉽고, 정보도 google이나 학교 library 접속하면 일반적인 지식부터 학술 논문에 이르기 까지 컴퓨터나 전화기로 툭툭툭~샤샤샥 하면 짠 하고 뜨는 게 익숙합니다. 부모님 눈에는 그런 게 신기하고 기특해 보이지만, 20년 넘게 컴퓨터를 끼고 산 저 같은 사람에겐 식은 죽 먹기.imdb.com 에서 좋아 하는 감독, 영화배우 이름 검색해 thepiratebay, eztv 같은 사이트를 통해 영화,tv show를 받아보는 게 주말 취미. 좋아하는 장르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코미디. tv에 등록된 favorite channel은 oasis, discovery, history, bbc, pbs, 그리고 집에 관심이 생긴 이후로 hgtv 추가.워낙 비쥬얼, 멀티미디어 세대라 그런 지 아니면 그냥 공부에 한국식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였는 지 책이라곤 학교 교과서랑 보물섬 만화책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책장에는 howard zinn, bertrand russell, noam chomsky, harry g. frankfurt, 법정, 이외수, 탁석산, 장하준 같은 사람들의 책이 있고 일 때문에 business analysis 관련 책들이 좀 있네요. 지난 봄에 산 kindle에는 버스 안에서 심심풀이로 읽을 논픽션들이 좀 있고요. 대학 다닐 때 물리, 경제, 심리학 수업을 듣고나서부터 인문사회, 과학 쪽에 관심 폭발을 경험한 이후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히 독서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즐겨보던 잡지 중에는 scientific american이나 psychology today 같은 게 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고 부터는 iphone을 써서 facebook으로 간간히 기사들 몇 개 씩 읽는 정도입니다. imac을 사고 나서는 우월한(!) 스크린으로 ted 동영상을 즐겨 봅니다. higg’s boson 의 정체를 밝혀줄 lhc의 빅뱅 실험결과와 분석이 대학 때까지만 해도 열심히 성당 다니던 저에게 요즘 최대 관심 거리 중 하나죠.연애도 대학 입학할 때부터 부모님 몰래 해 보고, 헤어지고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또 헤어지고 연애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몇 년 혼자 살다가 결혼하고 싶은 생각까지 있었던 여자와 또 헤어지고….지금은 노후계획을 잘 세워놓는 게 가장 중요한 priority가 되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자를 찾을 때까지 열심히 일이나 하고 간간히 부모님, 친구들과 여가생활 즐기고 있습니다. 연애 안 하니 돈 나갈 일이 없어서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들 정말 잘 즐기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등산, 바베큐 파티도 하고, 자전거 좋아하는 친구들과 산으로 강으로~ 다음 주엔 race track 가서 생전 처음으로 kart race를…얼마 전엔 친한 친구 소개로 비영리 단체에 가입해 mentorship, career networking, 각종 workshop 에 참여해 여러가지 도움들을 필요로 하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위해 자원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던 저에겐 아주 좋은 자선활동이 된 셈이죠.좀 내향적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인관계도 좋고 주변에 좋은 친구,지인들이 많이 있다 보니 모아 놓은 재산이 없어 가끔 아쉬울 때도 있지만, 가끔 출퇴근 길에 신체 장애가 있어 훨씬 불편함을 겪거나, 여러가지 크고 작은 가정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동료들, 불우한 환경에서 교육 받지 못 해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살면서 불평할 이유가 하나도 없음을 항상 되새기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민주적인 가정에서 자란 덕에 부모님과 대화도 원만한 편이라, 부모자식 간에 서로 상처 주고 사는 사람들 얘기 들으면 섣불리 위로해 주기가 두려울 정도로 공감하기 어렵더군요.이제 같이 가정을 꾸려갈 여자를 만나려고 주변을 살펴보는데, 나이 또래 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을 찾기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쉽지가 않네요. 백인 여자친구도 사귀어 봤지만, 아무래도 cultural reference를 공유하지 못 하니까 공백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여기서 태어나 자랐다면 모를까… 한국인 교민사회가 상대적으로 워낙 작다보니까 기회도 제한적인데, 알아보면 전부 교회 다닌다고… 교회인이라고 모두 종교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식구들이 종교생활을 하는데 나만 싫다고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관심을 뗄 수 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운동 좋아하는 여자분들 찾기는 더 힘듭니다. 여기서 태어나서 야외활동에 익숙한 여자들은 또 한국말을 잘 못 하고… 데려다 키워야 할까요. 아무튼 혼자 살기는 싫고, 자식 욕심은 없다 보니 이런 비한국적인(?) 취향을 마음에 들어할 여자를 찾기는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나이든 티 안 내려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피부관리도 잘 하는 편인데, 머리털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흰머리 뽑는 게 너무 잦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귀찮아지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다고 염색하긴 또 싫고…. 밀리어네어가 될 팔자는 아닌 게 거의 확실하니, 은퇴 후 노후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게 지금은 제일 중요한 것 같네요.저 같은 분 또 있나요?금요일은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이라 얼른 자야겠습니다.황금같은 주말을 앞두고 횡설수설했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