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권하는 사회’를 보고

  • #410105
    핫핑크 69.***.87.36 5075

    어제 저녁에 한국 티비 방송중에 ‘야근을 권하는 사회’ 라는 다큐프로그램을 봤네요.
    10년넘게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향수병 아닌 향수병 그리고 내 가족이 있는 한국에 대해
    약간의 환상에 젖어 있었는데, 그거 보고 다시한번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유토피아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야근을 하고 그래도 임원진에는 들어갈수 없는 파벌들, 미국도 역시 보이지 않는 차별, 그리고 위로 올라갈수록 복잡해 지는 정치구조들. 다 알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은
    현실인가 봅니다. 제가 여자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에서 결혼하고 애낳고 그리고
    맞벌이 하는 여자분들 다시한번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왜 한국의 애있는 엄마들이 날씬한지 조금은 알꺼 같더라구요.
    열심히 사는거랑 바쁘게 사는거랑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구조가 그러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눈코 뜰새없이 사는게 과연 삶의 질적인 부분에서 만족할수 있을지,
    ‘미국물’좀 먹었다고 망설여지고 꺼려지게 되네요.

    어제도 칼퇴근 하면서도 툴툴 댈일이 있어서 불만족 스럽게 하고 회사를 퇴근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하고 나니, 감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났습니다.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올라갈수 있는 한계점, 마이너러티, 영어한계…그런부분이 있지만,
    한국에서 같은인종끼리 살면서 줄잘못서서, 상사 눈치에, 야근하는게 미덕인 곳에서는
    도저히 행복할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더라구요. 지극이 저의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오늘하루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잠깐 매너리즘에 빠질쯤
    이었는데, 감사하며 미국생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디에 산다 해도 100% 만족은 없음을 느낍니다.
    JOBS 방에서 말하는 미국병 vs 한국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 우리 그런 불필요한
    논쟁은 싱글즈 방에서 만큼은 피하자구요.^^

    여기 있는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

    • 고고씽 71.***.213.51

      글쓴님에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왔고요. 그동안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해봤는데,,, 역시 어느곳이는든 ‘사는곳’이 되면, 그것이 어떤 종류이건 문제는 언제나 발생하기 마련이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그곳’의 겉모습만 보고 그곳을 동경하면서 내가 현재 속한 이곳에 불만을 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꼭, 제 삶을 돌아보며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삶에 대해 감사하고 만족하려고 노력합니다. 비록 그다지 크지않고 좋지 않는 회사에 다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정시 퇴근 후에 짐에가서 운동도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걸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한국의 제 친구들, 글쓴님 말대로, 이런 평범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친구는 한명도 없더라구요. 글쓴님 글을 보니, 오늘 하루 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모두 힘내고,, 화이팅.ㅋ

    • voip 208.***.234.180

      정말 사람 가치관은 다들 제각각인 모양입니다. 위의 고고씽님이 얘기하신 그런 삶을 저도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는걸 보면요. 차라리 제 눈에는 이제 다들 직장에서 자리잡고 능력 십분 발휘해가며 위를 보고 달려가는 한국의 친구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 지나가다 71.***.90.132

      고고씽님? 미국와서 사시니 살림이 많이 나아지셨읍니까? 글세요…그런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지긋지긋해지며 사람이 어느순간 뭔지모른 소름이 돋으며 단순함에 몸서리 쳐짐을 느낄때가 올것입니다…훌륭한 음식도 아무리 좋은 여자도 매일 같이 먹으면 ? 질립니다…변화가 없는 단순한 삶…그건 한편으로 무덤같기도 할겁니다.한국사시는 친구분들 여유롭지 않은게 아니라 바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입니다.여기보다 시각적으로 경쟁이 보이는 곳이라 긴장을 풀지 않는 삶을 보이는 것이죠…한국은 다 없어도 사람들하고 원없이 부딪히며 사는 맛을 느끼며 사는 곳입니다.이것저것 다 경험하시고 난후에 지금 이곳을 보면 그저그런 곳이란걸 언젠가 확 아실겁니다.한두가지는 좋아 보일진 몰라도 한국사람에겐 다 좋지 않습니다.그냥 살면서 적응하는 것 뿐입니다.자다가 문득 일어나 잠 못드는 시간이 올겁니다.그럼 그때 보시죠…

      • 진짜 궁금 173.***.114.13

        지나가다님/
        한국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경험하셨는지 모르지만, ‘행복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시는 거 같네요…

        “한국은 다 없어도 사람들하고 원없이 부딪히며 사는 맛을 느끼며 사는 곳입니다.”

        한국 가셔서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간에 회사에서 주는 저녁먹고 밤10시에 집에 오는 생활, 그리고 회식이다 접대다 해서 단란주점/룸쌀롱 돌고돌아 술도 덜 깬채로 다음날 새벽에 출근해서 조는 그런 생활, 일요일에만 볼 수 있는 가족과 아이들이 어디 좀 놀러가자고 조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꽉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졸고 있을 생활, 이런 걸 한 몇 년 해보시고서도 저런 맛을 느낄까요?

        제가 경험자로서 감히 말씀드리는데… 여기가 천국입니다.

      • 140.***.45.33

        지나가다님/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또다른 답은,

        행복이란, 다른 사람이 옆에서 절대로 이러쿵 저러쿵하면서 이것이다 저것이다 할수 없는 것입니다.

        나만의 행복을 찾으면 그 자체로 행복인 것이지요. 본인이 행복하다고 하는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이제 조금있으면 질립니다… 라고 얘기는 것이 꼭 필요할까 싶습니다. 설사 조금있다가 질리면 그때가서 본인께서 스스로 다른 행복의 길을 찾던지 아니면 질리지 않으면서 조금씩 변화해서 계속 행복이 유지될지…. 옆에서는 전혀 모르는 지 않겠습니까?

        설사 님이 원하는 대로 나중에 이분이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 쪽을 택한다 하더라도, 이분 입장에서는 한 몇년 미국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조금 지겨워지니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행복”하게 살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자기가 행복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니겠습니까? 거기다 대고… 당신이 아무리 지금 행복하게 느껴도…. 보시요.. 거 얼마 안 갈 겁니다… 문득 일어나 잠 못드는 시간이 올겁니다…. 라고 얘기를 하시는데….. 님이 맞건 틀리건 간에, 남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못 할망정, 불필요한 악담을 하시는 군요.

        • 동의 98.***.250.81

          저도 동의합니다. 지나가다님께서 굳이 불필요한 말씀을 하신 듯 합니다. 그것도 너무 단정적으로…

          상황이 다를 수도 있고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걸 단정적으로 조금 있으면 질릴 수 밖에 없는 별볼일 없는 삶일 뿐이라고 규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질릴 게 없는 다채로운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도 많겠지요. 직장에서도 잘 나가시면서…

      • .. 75.***.139.89

        행복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다 다른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대기업다니던 시절 (저는 찍혀도 칼퇴근하자는 정신이 있었습니다).
        제 입사동료는 오랫만에 집에 일찍 들어갔더니 딸래미가 보고 울더래요.
        처음 보는 아저씨가 눈앞에 나타나서 무서워하더라고.. –;

        싱글인 총각들이 O/T 수당으로 한달 너끈하게 살고,
        월급은 고스란히 저축하는 것..

        좋아보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좋아보이지 않더라구요.

    • 뭐.. 198.***.147.6

      한국에서 대기업에 5년 몸담고 있다가 여기서도 직딩생활을 하고 있는데..야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젊어서 그랬는지 그게 또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출장도 다른 나라로 많이 다녔었고, 높은 사람들도 많이 보고 기본기도 많이 다졌던 때고요. 싫기만 하진 않고 살짝 그리울 때도 있네요.

      미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좀 조직문화가 느슨한 편이지만, 개인역량이 좀 정체된 느낌이 드는 점이 걸립니다. 그리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미국회사도 위로 올라갈수록 주말이고 뭐고 없이 일하는 사람 비율이 그만큼 늘더라구요. 다 장단이 있습니다.

      • 역량 98.***.250.81

        좋은 지적하셨습니다. 반박하는 건 아니고… 저는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역량들을 배우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온라인 교육도 있고 파견 가서 배우는 경우도 있고 옆에서 같이 일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결국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나도 갖게 되기를희망하면서…

        높은 사람들은 일 많이 하는 건 맞지요. 그래도 한국보다는 덜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