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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날아온 전화 한 통에 맘이 착잡하네요.
작년 연말 미국 생활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친구가 었어요.
취업비자 파트타임 가지고 풀타임보다 더한 근무조건과 시간으로 일하며 영주권 스폰서 해준다는 말로 참고 기다리던 친구였는데, 6년 다 채우고 나니 정작 그 한인회사는 그 친구 앞으로 할당된 영주권 몫을 회사에 다니지도 않는 사람에게 스폰서 하는바람에 그 친구는 정말 무슨강 오리알된 신세랄까. 그 사실도 그 친구 학교 선배인 모 변호사랑 밥먹는 자리에서 니네 회사 누구 이번에 영주권 들어가는데 넌 안해? 라고 알려줘서 깜짝놀라 그사람 누구냐고 그런사람 회사에 없다고 해서 알았지 아님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그러니 이해하라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을뻔 했다고 하더군요.미국 생활 미련없다며 그렇게 짐싸서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한국에 와보니 서른 다섯 나이에 미국회사 경력6년으론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는 말을 하네요.
부모님이 조그만 아파트 한 채 내주며 이걸로 뭘 해보라고 하셨다지만, 장사 경험이 미천한데 뭘 처음부터 장사냐고 지금은 좀 더 직장을 알아보겠다고 하는데 사실 막막하다고 하더군요. 한국으로 떠날땐 결혼도 할 수 있을거라 기대 반 희망 반였는데, 다드 왜그리 이것저것 묻는게 많고 따지는게 많아 동남아에서 캄보디아 아가씨 데려오기 전엔 결혼하는거 그냥 포기하는게 더 나을 거 같다고 합니다.미국에 남아있는 저 역시 그 친구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에 맘이 씁쓸합니다.
뒤돌아보면 20대 중반에 유학와서 어려운 형편 이겨내느라 4년만에 졸업할 거 6년걸리고, 회사 취직해서는(저 역시 한인회사지만, 이것도 참 운이 좋았었죠)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걸 보면 그리고 정작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모습인거 같아 깊은 한숨이 나오네요.
굳이 다른 이와 비교해봐도, 나 사치한 거 없는데…
학생때는 한국에서 받는 학비일부와 그 나머지 학비 그리고 생활비를 벌기위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순간였던거 같고 주 6일 일하는 회사 다니면서는 이것저것 다 세금 떼고나서 받는 오백불 조금 넘는 돈으로 맨하탄의 이 비싼 방세와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으로 헉헉대는 모습이…참 어렵습니다.요즘은 just…시골로 가고픈데, 켄터키나, 인디애나, 오하이오, 미주리같은 그런 곳이 그립습니다. 욕심 안내고 싶고, 사람이 사람답게 일할때 일하고 쉴때 여가생활 즐길 수 있는 그런 곳. 그런 곳에 살고픈데 제 자화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현실에 맘만 더 분주해집니다.
저 역시 미혼이지만, 이젠 굳이 한국여자 바라지도 그리고 한국여성을 만나기 위해 믿지도 않는 신앙을 팔아 교회에 나가는거 또한 이미 버린지 오래입니다.
누구 말처럼 멕시칸 여자 한 사람이나 애딸린 과부라도 서로 이해해 준다면 그게 행복한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저도 한때 꿈은 많았는데, 그게 꺽이는게 보입니다.
꺽이기 싫어도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이게 현실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