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꿈…

  • #409915
    76.***.39.185 3770

    어제는 꿈을 꿨습니다.

    초등(그 시절엔, 국민)학교 시절 4학년때 우리반 여자애를 좋아했는데, 5학년땐 서로 다른반이었는데 전학가버렸어요. 그 애는 제가 좋아했던걸 모를겁니다.  복도에서 마주칠때마다 그 큰 우수어린 눈에, 가래걸린 구슬같은 목소리에 빨려들었던 느낌…난 아무말도 안하고 그애도 아무말도 안하고 눈만 마주쳤지만, 서로 뭔가 좋아한다는 느낌이 통하는것 같았던…

    근데 우끼는건, 이 애가 잊어버릴만하면 꿈에 나타나요. 국민학교 그시절, 소나기에 나오는 그 소녀같은 모습이 아니라, 꿈꾸는 시기에 맞게 적당하게 나이들어서 나타나요. 여전히 이쁘고 독특한 매력으로. 외모는 항상 변하지만, 꿈을 꿀때마다 그애가 그애라는걸 바로 알죠. 대학교때도 지하철안에서 우연히 이 애를 만나는 꿈을 꾸었었고…

    어제는 이 애가 티벳으로 살러 떠나간다고 꿈에 나타났어요. 여전히 이쁘고…여전히 설레이고…
    용기를 내서 “너 내가 너를 좋아했던거 아니?”……”학교는 어느학교로 전학갔었니? 오랬동안 너를 그리워했었는데…”   그 애가 전학간 학교이름을 꿈속에서 이야기 했는데….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선영이…
    지금은 이미 결혼해서 중학생보다 더 자란 애를 나아 키울만한 나이인데…

    나 참 이상해요. 좋아했던 여자들 별로 없는데… 이 애는 내 머릿속에 왜 이렇게 박혀 있는지…그것도 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나이든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나 연구대상아닌가?

    • 다그래요 209.***.62.145

      저도 그래요 국민학교 때 좋아하던 아이 꿈에 가끔 나와요. 그런데 살다보니, 그 아이가 그립다기 보다는, 나의 무의식에 숨겨진 뭔가에 대한 상징으로 등장하는거라는걸 이해하게 됐습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 감정”을 끌어내려할 때 등장인물로 가장 적절하니까요. 꿈에 나온 “그 애”는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허상이지, 실제 그 인물과는 상당히 다르죠.

      • dfa 76.***.39.185

        머리가 끄덕여지기도 하네요. 그 처음의 이성(?)에 대한 감정(?)을 그애로 부터 처음 느낀게 되는 거로군요. 근데 무슨 공상과학영화나 이상한 신비스런 유럽영화같은데서 이런식의 표현들을 봤던 것 같기도…

        그러고 보니, “그 애”뿐만 아니라, 내 꿈에 등장하는 “애기”도 그런식의 해석이 가능하겠군요.

    • 부럽 71.***.17.59

      사실 그런 추억이나 허상은 실재 인물을 만나면 산산히 부셔져 버리고 말더군요.
      그냥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 하시기를..

    • DK 167.***.38.118

      근데, 가래 걸린 구슬같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린가요? 표현력이 좋으신 거 같은데, 요 부분은 제가 잘 모르겠네요.

      • dfa 76.***.77.118

        그애 목소리와 그 얼굴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목소리는 아직 아무에게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을정도로 독특해요. 주파수가 높은 가느다라면서 질긴듯하며 맑은 목소리인데, 여기에 마치 스크레치가 난것같은 목소리입니다. 허스키하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구슬같은(아니면 버들피리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해야 더 맞을려나) 목소리가 오히려 약한 기침감기에 걸릴때 나는 목소리라고나 할까.

        그애 목소리 이외에, 그다음으로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목소리는, 정운임(정은임?) 아나운서 목소리입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술이 굴러가는 목소리…목소리만 이쁜건 아니었지요…안타깝게도 미혼의 젊은나이에 사고로 돌아가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