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1월1일인줄 알았는데, 벌써 2일이로군요;;
크리스마스 연휴에 새해 연휴까지 집에서 너무 오래 쉬었나봅니다.
숲속 향이 나는 캔들도 켜놓고 맥주 한잔하면서 city of angel을 두번 연속 보기하다 지쳐서 새벽에 잠들었는데..아침에 너무 구리구리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어요.
특별히 평소에 그리워하지도 않던 5년전쯤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꿈에 나타났는데..이상하리만치 꿈이 선명하네요. 그것도 헤어진 상태에서 다시 컴백하는 상황으로 현실의 연속같은 설정으로..아침 생각도 없고, 언니가 서울에서 선물로 보내준 1Q84를 손에 들었습니다.
그동안 한글에 너무 고파서 아끼고 아껴두었던 책인데.. 좀 마음을 달래볼겸..그런데 자꾸 꿈 생각이 나면서 집중이 안되네요. 그래서 책 접고 facebook으로 달려가서 그 친구 사진첩도 보고..한마디로 바보짓을 좀 했는데 정말 스스로도 궁상스러운게 너무 싫은 이 기분.여자친구인진 모르겠지만, 어떤 여인네와 함께 스페인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간간이 보이네요. 흠~ 나보다 인물도 없네.. 하면서 꼬투리 잡으면서 보고 있었지만, 그냥 서러운 이 기분은 뭐지..싶은게. 옛날에 데이트 할 때, 그 친구가 질투해서 서로 다툰 기억, 나한테 다정한 말, 상처되는 말 했던 그 때 분위기하고 기억들이 새록 새록;;;;
사실은 한 6개월에 한번쯤 이런 이상한 무드가 되찾아 오곤 합니다.
평소엔 별로 무덤덤하게 혼자사는데 익숙해져있고, 딱히 남자친구를 구하려고 하는 편이 아닌데.. 꼭 가끔 꿈에 나타나서 마음을 뒤숭숭하게 해놓네요.꼭 남자친구 자체에 대한 그리움이라기 보다,
이젠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면서
뭔가 떨칠 수 없는 상실감이 크고 두려운것 같아요.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지는 것 같고.평소엔 너무 일-집 그렇게 살면 인생이 뭐 남냐고 남들이 그럴땐
한마디로 콧방귀 뀌는 저입니다. 좋아하는 책읽고, 공부하고, 일하고, 같이 사는 고양이랑 오손도손 사는게 평화롭게까지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제 이 나이에 제가 전에 사귀던 것 처럼 누군가를 만나지 못할 거란 생각이 크기 때문이겠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낯뜨겁게 순진하기도 했고 바보스럽지만, 그런 마음으로 또 다시 누굴 좋아하고 사랑할수 있나하면 못할 것만 같아서요.전 정말 허무주의잔가봅니다.
그래서 오늘 맥주를 홀짝 홀짝 마시면서 끄적 끄적 거려봅니다.이젠 미국에서 하는 자취도 지겹고.. 힘이 드네요.
그래서 더 과거(?)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히나 봅니다
남들은 새해계획을 짠다는데.. 이게 뭔가요.. 흑흑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