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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한 여자를 알게 됐는데, 대놓고 살림만 하는 여자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전 여자가 집에만 있는 것은 싫다고 말을 했지요. 전 남자든 여자든 서로 종속적인 관계는 싫다고, 남자는 경제력을 제공하고 그럼 여자는 그 대가로 집에서 살림하고 애 낳아주고 길러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나중에 혹시 남자가 경제력을 잃거나 그러면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고 서로 힘든 부분을 보완해 주고 어려움을 같이 헤쳐나가는 관계여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남자 여자가 아니라 당신이 하기 싫은 것은 나도 싫어한다고 했죠.
남자가 돈을 벌어야지 집이 평안하다나요. 그래서 그럼 남자가 살림하고 여자가 돈 벌면 어떠냐고 했더니 그러면 슬플거라네요.
그래서 사람이 살다보면 여자가 돈 벌어야 할 경우도 생길지 모른다고 했더니, 처자식을 못먹여 살리는게 남자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여자가 말투가 여자가 나가서 벌면 얼마나 벌겠냐 처자식 못먹여 살리는게 남자냐 남자가 뭐 그런 걸 싫어하냐 이런식입니다.
하나님이 원래부터 남자와 여자가 할일을 따로 만들어 놨다나요.
그래서 자기는 선이 들어와도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하면 만나보지도 않는답니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가 제일 싫다면서, 자기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네요.
자기 주변을 보니 어떤 남자 만나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면서 자기도 남자를 잘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듭다니다.
또, 아이들을 잘 키우는게 돈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자기는 좋은 집안에서 자라서 자기도 사람 볼때 그 사람이 어떤 집안에서 자랐나를 중요하게 본다네요. 이야기 중에 누가 미국에서 직장을 잡아서 3만-4불 버는데 그걸로 어떻게 사냐고 하더군요.
한국에서는 비전이 없다고 미국에 가려고 한다는데,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일 한번 해 본적 없이 예체능학과 나와서 어학연수 갔다오고 알바나 하고 30넘어서 백수로 지내고 있는데, 미국와서 뭐하려고 하냐고 했더니 자기가 어학연수할때 보니까 한국 사람들이 가게 같은 거 하면서 돈 잘 버는 걸 봤다더군요. 그래서 그정도는 자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친구들은 다 잘 나가는데 자기가 제일 못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선 자리를 잡아야한다면서 그럴려면 미국시민권자를 만나야 한다나네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친구들 주변 사람들 보면 처음부터 집 장만해서 시작한 커플은 거의 없고 다들 맞벌이 하면서 애 키우고 대출 받아서 집 장만하고 그렇게 사는데, 그건 페이먼트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 이야기라네요. 정말로 제대로 된 중산층이면 집안에서도 여자가 나가서 일하는 것 보단 내조 잘하고 집안일에 충실하고 애들 잘 키우는 여자를 바란다면서요.
전 아무래도 서민인가봐요.
제가 싱글이라 미국아줌마들이 주말에 뭐했냐고 자주 묻거든요. 이야기가 나와서 위 이야기를 했지요. 그랬더니 자기도 남편보다 돈 많이 버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 일이 있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이어야 부부관계도 평등해 진다고 물론 미국에도 집안일만 하는 여자도 많지만 자기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하더군요.
대화를 하다 보니 말 끝마다 예전에 좀 잘 살았다는 말을 하던데,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고 지금도 그리 부족하지 않게 살고 있는 집안 딸같더군요. 3-4억 되는 집 하나 정도는 남자네 집에서 장만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당연스래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계속 자기 주변 친구들이 남자 잘 만나서 예전에 찌질했던 애가 돈 펑펑 쓴다는 이야기나 하네요. 그래서 그런 사람도 있다고 했더니 자기 주변엔 대부분이 다 그렇다고 자기가 제일 못나간다나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제가 더욱 못나 보이더군요. 저도 한국에서 나름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평균 이하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이 여자가 말하는 능력없고 못난 남자라서 결혼을 못하는 모양이네요.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가요?
-참고로 이 여자는 제가 관심있어하는 여자가 아닙니다. 예전에 있던 곳에서 일때문에 알게 된 여잔데, 자기 남친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내용들입니다. 외모는 그리 뛰어나지 않고 평범합니다. 남친이 회사 그만두고 다시 공부한다고 그럼 자기가 먹여살려야 한다고 고민하더군요. 자신은 지방대 나왔으면서 남자 학벌이 안된다고 집에서 반대한다고 하고, 하여튼 좀 씁쓸해서 적어 본 것입니다. 모두 속물근성 있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거 보고 좀 충격을 받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