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싶은날..

  • #409688
    회사안간여자 69.***.54.162 3536

    아무것도 없이 행복한데
    행복할때마다 늘 엄마생각이 나죠..

    지난 여름에 오랜만에 한국을 갔는데
    엄마가 많이 늙어있더군요.

    엄마는 매일매일 무엇 먹고싶냐며 아침에 일어나면 묻습니다.
    아침마다 한가지씩 메뉴를 말하면 저녁상에 그 메뉴가 올라와요.
    걸신들린듯 헤치워먹는 모습에 엄마는’나는 니가 왜이리 불쌍하노’합니다..

    도토리묵, 닭백숙, 쇠고기국, 고등어조림, 콩국수,,,, 엄마 요리솜씨는 정말 보석과도 못바꿀만큼 장난없어요.

    그런데 어느날 너무 고디국이 먹고싶었죠. (경상도에선 골뱅이국같은걸 고디국이라고 합니다)
    아침에 고디국 먹고싶다 했습니다. 엄마가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군요.
    다음날 저녁상엔 고디국이 올라와있었어요.

    손수 개울가에서 고디를 주웠다네요. 시장에서 파는 고디사서 끓여 멕이기 싫으셨을게 뻔합니다.

    하루종일 공장일로 피곤했을 지친몸끌고
    저녁에 가야 고디가 많이 나온다며 깜깜한 밤 혼자 시골길 구만리를 걸어
    손전등 비춰가며 고디를 주웠을 엄마.

    고디가 너무 많아 신나게 줍고있는데 손전등 베터리가 나가 그때서야 아쉽게 돌아오셨다고하는,

    손전등도 없이 먼 시골길을 다시 걸어오시면서 고디국 끓여 못난자식 먹이실 생각하면서 기뻐했을,

    고디국 훌훌 말아 넘기는 내모습에 너무 흐뭇해하시던 엄마.

    미국와 사는 이유로 딱히 돈도 많이 못모으고
    딱히 아무 효도못하는 그저 못난 자식인데…

    보내기 싫은 나를 다시 미국 돌려보내고선 방에 우두커니 앉아 “너무 못먹여보냈다”며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다는 엄마..

    다 갚을 수 없는 사랑..
    요즘들어
    너무 보고싶다…우리엄마..

    • 동감 173.***.10.204

      저도 이번에 한국 다녀와서 늙으신 부모님 모습 보며 계속 미국에 있어야 하나 라는 심각한 고민을 했어요. 잘난것 없는 딸래미..반찬 싸주신다고..출국 전날 하루종일 힘들게 준비해 주신 우리 엄마..
      아직도 고민중이에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서요.

      님..글 읽고 눈물나 버렸어요..

    • 울엄마 129.***.190.222

      우리 엄마는 추어탕 좋아하는 저때문에 제가 집에 간다하면 꼭 논다랭이 개울가셔서 혼자서라도 미꾸라지를 잡으셨지요….요즘엔 그 논다랭이들이 다 경지정리되어 그 개울들이 다 사라져버려서 미꾸라지를 시장가서 사오시지만…

      고디가 뭔가요? 다슬기? 우렁이? 이번에 시골가서 보니, 우렁이 비슷한 무슨 외국서 온 달팽이가 논들에 번식을 많이 하고 있더군요. 이 달팽이 먹지도 못하는거라는데…시골 생태계도 이전 예전같지 못하고…예전에 구부렁 구부렁 버들강아지들 사이로 흐르던 개울들도 경지정리 하천정리 한다고 다 없어져 버리고…부모님은 늙어 가시고…시골에 아이들 소리도 하나도 없고…

    • 독립녀 24.***.89.82

      저도 님의 엄마가 보고 싶네요. 좋겠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 굿펠라 206.***.21.246

      매번 한국을 갈때 마다 저희 엄마는 뭘 싸주십니다.
      제가 원래 반찬 같은거는 절대로 안가지고 오는걸 아시니까, 그런거 말고 그냥 다른것들을 주시는데.. 한번은 홍시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바로 한개를 꺼내서 먹고 터지지 않게 봉지에 써서 미국으로 가지고 왔습니다만, 노총각이 이런거 잘 챙겨먹지도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버렸네요.
      이번에는 찰 옥수수 삶은거하고 땅콩을 삶아 주셨는데요. 너무 많이 가지고 오셔서.. 어떻게 할줄을 몰랐네요.
      옥수수 삶은거는 그중에서 3개를 꺼내서 오는 도중에 다 먹었네요.
      땅콩은 삶은거지만 그래도 세관에 들어올때 좀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결국은 조금은 먹고 나머지는 상해서 버렸습니다.
      그래도 엄마인데는 맛있게 잘 먹었다고 전화를 드려면서 다음에는 조금씩만 싸달라고 했습니다.

      부모님, 엄마 마음이라는게 더 주고 싶고 그러시겠지요.
      매달 조금씩 보내 드리는 돈은 이런거에 비교하면 진짜로 아무것도 아니고 뭔가 더 보답할수 있는게 없을까.. 가끔 몸에 좋다는 센트룸 실버나 글루코사민을 사서 가지만.. 이게 진짜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후라시보 효과라도 기대해봅니다.

      모든 어머니들 아픈데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 음… 67.***.1.220

      님의 글 너무 공감가네요.
      아주 사소하게라도 몸 아프다고 하면 한시간마다 전화하는 엄니. 반찬 챙겨주고 싶은 데 너무 멀다면서 울먹이는 엄니. 가끔가다 약한 말씀하시는 엄니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합니다.

    • 지나갇 138.***.34.226

      좋은 글이고 좋은 마음입니다. COUPLES란에 보면 남자건 여자건 결혼후에 자신의 부모나 상대부모한테 못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때문에 이혼까지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결혼전이나 결혼후나 부모님께는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부모에게만 잘해서도 안됩니다. 자신이 상대의 부모에 못할때 누가 자신의 부모한테 못할 것 생각해야 합니다.

    • 저두 208.***.152.98

      오늘 회사에서 엄마가 보낸 소포를 받았는데, 소포안에 홍삼이며 얼굴팩이며, 또 미국사람들도 쵸코파이 좋아한다고 동료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쵸코파이 한가득에..정말 엄마, 아빠 너무너무 보고 싶은 하루네요..

    • ….. 156.***.193.80

      님 글 읽고 저도 우리 엄마 생각나서 눈물 참느라 혼났네요…. 남자라 여자들만치 자주 통화하지도 않고….. 엄마가 해 주는 밥 한그릇 먹고 싶네요…..

    • LAer 76.***.132.172

      한해 전에 아버지는 고인이 되시고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가 죄송해서 님의글을 읽고 울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내자신에대한 죄책감으로 어쩔줄을 모르겠네요. 이리 떠나보낼 자식을 왜그리 아껴주셨을까요. 오늘따라 엘에이는 비까지 내리내요. 어머니께 전화하러 갑니다.

      따뜻한글 감사합니다.

    • ㅠ.ㅠ 71.***.125.182

      전 직장땜에 지금 따로 나와있긴 하지만 식구들 다 여기있고 별로 멀지 않아서 자주 집에 가는편인데…님 글 읽고 울었어요..ㅠ.ㅠ
      지금 몸이 좀 안좋아서 그런지 엄마 생각이 더 나네요..

    • 아들 71.***.166.166

      엄마…

      엉엉………………………..

    • 68.***.21.171

      몇년만에 한국 나갔더니 우리엄마,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다 말해”
      “응, 엄마, 나 묵무침, 광어회, 장터국수 먹구 싶어~”
      .
      .
      .

      “밥이나 먹어”

      저는 아무래도 울엄마를 짝사랑하는것 같아요. 흑.

    • done that 66.***.161.110

      여름에 한국에 갔다가 걸리지 않던 향수병에 잠겨서.
      결혼했어도 엄마 보고 싶어요. ㅠ_ㅠ

    • hmm 169.***.150.194

      Whenever I read this kinds of posting, I think why I am here and what is the most important for me. I know I cannot always make a happy relation with my paprent if we live togather. Mother will say ‘quit smoking, call to your friends in Korea, send some greeting cards to grand parents and teachers……Now, I am avoiding these conversation But, once I imagine I will not hear their voice, ………………….

    • Y 66.***.65.196

      눈물이 핑 도네요….

    • 딸2 67.***.112.168

      저두 눈물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