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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이 행복한데
행복할때마다 늘 엄마생각이 나죠..지난 여름에 오랜만에 한국을 갔는데
엄마가 많이 늙어있더군요.엄마는 매일매일 무엇 먹고싶냐며 아침에 일어나면 묻습니다.
아침마다 한가지씩 메뉴를 말하면 저녁상에 그 메뉴가 올라와요.
걸신들린듯 헤치워먹는 모습에 엄마는’나는 니가 왜이리 불쌍하노’합니다..도토리묵, 닭백숙, 쇠고기국, 고등어조림, 콩국수,,,, 엄마 요리솜씨는 정말 보석과도 못바꿀만큼 장난없어요.
그런데 어느날 너무 고디국이 먹고싶었죠. (경상도에선 골뱅이국같은걸 고디국이라고 합니다)
아침에 고디국 먹고싶다 했습니다. 엄마가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군요.
다음날 저녁상엔 고디국이 올라와있었어요.손수 개울가에서 고디를 주웠다네요. 시장에서 파는 고디사서 끓여 멕이기 싫으셨을게 뻔합니다.
하루종일 공장일로 피곤했을 지친몸끌고
저녁에 가야 고디가 많이 나온다며 깜깜한 밤 혼자 시골길 구만리를 걸어
손전등 비춰가며 고디를 주웠을 엄마.고디가 너무 많아 신나게 줍고있는데 손전등 베터리가 나가 그때서야 아쉽게 돌아오셨다고하는,
손전등도 없이 먼 시골길을 다시 걸어오시면서 고디국 끓여 못난자식 먹이실 생각하면서 기뻐했을,
고디국 훌훌 말아 넘기는 내모습에 너무 흐뭇해하시던 엄마.
미국와 사는 이유로 딱히 돈도 많이 못모으고
딱히 아무 효도못하는 그저 못난 자식인데…보내기 싫은 나를 다시 미국 돌려보내고선 방에 우두커니 앉아 “너무 못먹여보냈다”며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다는 엄마..
다 갚을 수 없는 사랑..
요즘들어
너무 보고싶다…우리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