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삶의 전환점 앞에서..

  • #409663
    24.***.156.187 5094

    이곳 workingus를 알게된지도 꽤 오래 된듯 하고, 미국에 온지는 13년이 막 지나갔습니다. 참… 삶의 굴곡이 많았던듯 하구요.

    학교 졸업하고, 군대갔다오고, 그리고 짧은 직장 생활을 하며 느낀것이 있어 이곳에 1년 계획으로 왔었죠. 그러다 삶을 바꿀 사고.. 나 스스로도 한번 보지 못한 중증 장애인이 되었고… 병원 퇴원후에는 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재활훈련이란 것도 없이 학교로 돌아 갔었죠. 정말 휠체어에 앉을 힘도 없었었는데…

    당시 CS 전공은 닷텀 붐이 일어나려 할때라, 전공에 들어 가는 것만으로 모두가 ‘야… 너 똑똑하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경쟁이 심했었고 사람들은 모두 백만장자가 되는 것을 꿈꾸며 치열하게 공부 하던때였죠. 그 와중에 영어 한마디 하는것 조차 어려워 하던 참 불쌍했던 장애인은 단지 침대에 누워 삶을 보내지 않겠다는 희망으로 백만 장자를 꿈구던 똑똑했던 사람들 속에서 경쟁을 시작 했던듯 합니다.

    혼자 나가지를 못해 굶기도 많이하며 유지했던 삶에 대한 치열함은 백만장자의 희망을 꿈구는 자들보다 강했던듯 합니다. 졸업시 누구보다 좋은 결과를 갖고 졸업을 했고 상당히 큰 직장에서 조금더 좋은 연봉을 받으며 이곳에서의 직장 생활들 시작 했는데… 내가 그토록 치열하게 살면서 얻으려 했던 삶이 좋은 직장에서 돈 조금 더 버는것은 아니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기까지 1년이 채 안 걸리더군요.

    그후… 늘 한국에 가자, 가자… 라고 생각을 했지만.. 집안의 경제력 없이 혼자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중증 장애인에게 돌아가는것이 쉽지는 않았죠.

    정말 돌아 가자는 공상만 오래 했습니다. 하지만 저… 이틀후에 편도 비행기표만 들고 들어 갑니다.

    지난 금요일이 이곳 사무실에서의 마지막 날이였구요… 한국에 들어가 집에서 회사일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놀랄정도로 회사에서는 한국에서 remote으로 일하는것을 허락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많은 사람을 해고하는 그 와중에서 말이죠.

    회사에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돌아 온다는 말은 안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아직 모르니까요. 하지만… 솔직히.. 다시 돌아오게 될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움직이며 일하여야 할 나이라 생각하니까요.

    늘 혼자 였기에… 13년을 이곳에 있으면서 사진조차 거의 없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의 또 다른 삶…. 분명 제 삶에 중요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 합니다. 함께하고 사랑하는 삶의 모습을 배우는 시간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고 사랑하며 사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 Esther 69.***.123.164

      24일쯤에 가신다더니…ㅠㅠ
      머야요!!!!!!!!
      암튼..조심해서 한국가시구, 한국에서 뵈요..^^
      커피는 제가 살꼐요…^^

    • 71.***.36.171

      ^^ 싱글방에서 Esther님이 친하게 대해주는것은 영광이지만….
      만나본적 한번 없는 저에게까지 이렇게 친하게 대해주시면 (진짜 남자 친구될) 남자들은 별로 안 좋아 할거예요.. ^^

      만약 볼기회가 생긴다면 한번 보도록 합시다. 커피는 누가 사던지요.
      잘 지내세요.

    • Esther 69.***.123.164

      사람이 살면서 한번을 만나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또 매일 만나면서 죽을때까지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사람도 있죠..^^
      음…..
      요즘 저를 태클 걸고있는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요…
      그게 세치 혀로 사람을 살리고 죽인다는 거죠…^^
      그냥..
      좋은 마음으로, 인사한거라 생각해주세요..
      부담느끼시는 거 같아서 저도 죄송하네요…^^

    • 고릴라 98.***.1.209

      용기있는 분 같네요. 행복하세요~

    • 오마이 24.***.147.135

      어디서 무얼 하든 행복하시고 열심히 사세요.

    • 행복하세요 66.***.15.53

      어쩌다가 타국에오셔서 큰일이 생기셔서 정말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원글님 멋지시네요 원글님은 어디에서 어떤일을 하든 성공하실 분이네요. 제자신이 게을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글님은 정말 멋지시네요 한국은 살기 쉽지않은 나라에요… 하지만 어디에서든 행복하시고 꿈을 이루세요!

    • 71.***.36.171

      모든분께 감사합니다.
      Esther도 알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인사도 고맙구요. 즐겁게 지내시기를…

    • greenmind 71.***.178.22

      저도 10월말에는 한국에 있는 상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 서로 화이팅해봐요.

      그리고, 윗님 미국은 살기 쉽지 않은 나라라고 생각하는데요…테클 걸 생각은 없지만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 글이네요.

    • . 67.***.213.126

      이글에 좀더 머물러있으면 눈물이 날꺼 같아서 빨리 댓글쓰고 나가야 겠어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또 축하드립니다. 한국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중입니다. 아직도 갈길은 멀겠지만.
      저도 13년, 그리고 저도 한국에서 일할수 있는것을 꿈꾸고 있는차라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정말 모든걸 버릴 작정을 하면 모든것이 잘 풀리는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아마 곧 모든걸 버릴작정이라도 하고 보스에게 말해볼 참입니다. 아마 1년정도라도 가능하면 좋겠습니다. 근데 저는 장애인도 아닌데 별로 능력도 없고 삶에 대한 치열함도 없었지요.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열심히 일도 하시고 가족들이랑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 sunk 71.***.222.153

      WAH 하게 되신 건 정말 잘 된 일 같습니다. 어디서든 행복하시고 한국에서도 좋은 소식 올려주세요.

    • 행복 24.***.117.98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 Y 66.***.65.196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도 한국가고 싶은데…. 기회가 된다면 정말 어떤 분인지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꿀꿀 64.***.152.131

      13년이나 고생하면서 사셨는데 한국으로 가신다니 아쉽네요,,그래도 일도 꾸준히 하실수 있고,, 한국 도 경험하고 좋은 기회가 될겁니다,, 다만,,한국은 아직 장애인에대한 배려나,,시선, 또 시설등이 많이 부족하여 어디 나다니기도 힘들지 모릅니다,,무쪼록 잘 적응하시고 힘드시면 다시 돌아오세요,,
      미국은 아무래도,,안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몸이 힘든 분들을 위한 배려가 한국보단 나은듯 합니다,,

    • 용기 173.***.187.201

      용기있는 마음이 건강하신 분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몸의 장애는 극복할 수 있지만 마음의 장애는 극복하기 힘들지요. 마음이 건강하신 ㅅㅏㄼ님께 보람있게 하실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