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여자가 연애하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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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normalog.com/140

    어제 발행한 [연애하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들(남자편)]을 읽고, 수 많은 예비 마법사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셨다. (남자는 솔로로 30년을 보내면 마법을 쓸 수 있다) 메일주신 분들 중에는 182cm에 스물다섯청년도 있었는데 매뉴얼을 보며 영어학원에 등록했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영어강사분에게 벌써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남자만 <남중-남고-공대-군대-여자는 1g도 찾아볼 수 없는 직장> 이런 엘리트 코스를 밟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 역시 <여중-여고-여대-남자는 1g도 찾아볼 수 없는 직장> 이런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중-여고-여대> 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여성들은 아직도 순정만화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많다. 지인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어 물어본 적이 있다.

    “학교다니면서 연애는 안 해봤어?”

    “나… 일반사회 선생님 좋아했었어.”

    “……”

    <여중-여고-여대>의 그랜드슬램 달성자와의 인터뷰 중(응?)

    뭐, 아무튼 그들(?)의 판타지를 방해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젠 좀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 드라마는 결혼한 후에도 충분히 볼 수 있으니, 연애를 할 생각이 있다면 드라마 시청을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남자는 솔로생활 30년이면 마법사가 되지만, 여자는 솔로생활 30년이면 아줌마가 된다. 어제 라라윈님의 발행글에서 나온 이야기 처럼 마트에 갔다가,

    “어머니, 이거 세일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남자로치면 대 마법사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은 어제 예고한대로 <연애하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들> 여성편을 준비했다. 나이가 들며 냄새와 주름살 말고 번듯한 미남을 사로잡아 나에게 청첩장을 보낼 날까지 이 매뉴얼은 계속되니, 똥꼬에 힘 꽉 주고 따라오길 바란다.

    1. 긴장을 늦추지 말자

    여자에 대한 내 환상이 깨진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 야간 자율학습등으로 피로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대부분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일이 많았는데 그 날도 여지없이 내 앞에는 인기가 꽤 있는 여자애가 엎드려 자고 있었다.

    ‘뿌~웅’

    그렇다. 다들 예감 했겠지만, 자느라 괄약근의 힘조절을 못한 그녀가 뒤로 살포한 그 가스는 1차적으로 소리에 놀랐다. 양촌리 김씨의 소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그 걸출한 소리. 학급의 모든 학생이 쳐다봤지만 그녀는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아.. 얼굴은 살짝 한예슬인데, 방귀는 양촌리 김씨…’

    게다가 뒤이은 냄새의 2차 공습. 나와 케이군은 백골이 진토되고 넋이라도 있고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10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그 냄새는 대단했다. 마치 뱃속에 스컹크가 들어있을 거라는 상상까지 하게 만들었다. 케이군이 입을 열었다.

    “쟤, 똥 싼거 아니냐?”

    물론, 위와 같은 상황은 의도적인 것이 아닌 자연적인 현상으로, 남자들이 그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기 보단, 여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내 개인적인 환상이 깨진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외모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란 이야기다. K양(27세,판매직)의 경우 술을 마시고 잠든 날이면 다음 날 똑같은 옷에 똑같은 헤어스타일, 그리고 군데군데 수정한 듯한 화장으로 마치 ‘데쟈뷰’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뭐, 피곤한 날은 그럴 수도 있다. 남자의 경우 팬티를 3일에 한 번 갈아입는 사람도 봤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향수라도 뿌려라. 윤기가 한결 더 많아진 머리에서 나는 깊고 슬픈 냄새, 본인은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절대로 아무 긴장감 없이 다니면서

    “난 이런 모습까지 사랑해 주는 남자가 좋아”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

    난 이런모습까지 사랑해주는 남자가 좋아? 뒤쪽을 잘 보기 바란다. (출처 – 사진표시)

    2. 확인하고 싶은 본능은 버려라

    남자들이 이모티콘을 사용한 무료문자를 마구 뿌린다는 단점이 있다면, 여자들은 확인받고 싶어하는 단점이 있다. 36년간 솔로생활을 하며, 이제는 전철 빈좌석에도 눈치 보지 않고 앉을 수 있게 된 S양(36세,회사원)의 경우, 소심해서 전화는 못하지만 문자로는 ‘미저리’의 포스를 자랑한다.

    “점심시간 이네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 ^^”

    (10분 후)

    “점심 다 드신건가요? 오후시간도 화이팅!”

    (10분 후)

    “답장이 없네요… 핸드폰을 놓고 나가신 건가?”

    (10분 후)

    “…제 문자가 부담스러우신가요?”

    (10분 후)

    “부담스러우신거면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10분 후)

    “………………..”

    남자는 바이어와의 상담 때문에 문자에 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SHOW를 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혼자서 SHOW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서야 문자를 확인한 그 남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자를 보내는 사람은 잘 모른다. 가끔 자신의 핸드폰 ‘보낸 문자함’에 들어가 그 문자를 받은 남자가 어떤 생각을 할지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좋아하는 감정이나 사랑은 말로 확인받거나 증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달을 걸고 한 맹세도 내일 아침이면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로 조금씩 알아가는 것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자신의 행동을 남에게 물어보는 것은 위험하다. 내가 보내는 문자 ‘테러’가 부담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더 잘 알지 않는가. 무언갈 확인하고 싶다는 욕구 이전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충분한지 꼭 살펴봐야 한다.

    3. 미래를 알려고 하지 말아라

    사주나 이름점, 별점, 꽃점, 타로카드 등에 너무 심취하면 곤란하다. 여성의 경우, 남자들과 달리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경우 득달같이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동에서 손바닥만한 천막 안에 손금이나 관상을 보러 들어가는 경우 대부분 여자 둘인 경우가 많다. 당신이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일면식도 없는 그 분들이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위의 업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죄송하지만, 어설프게 점을 보고 와선 그 말에 계속 불안해 하거나 남자에게 다 털어 놓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것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에게 메일을 보내신 분들 중 점을 보고 나서 나에게 털어놓으신 분이 있었다.

    “점을 봤는데요, 4월에 만난 이 남자는 결혼상대가 아니래요…”

    처음엔 재미로 봤다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까지 쥐고 흔드는 것은 그 점괘가 된다.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면, 절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의심하는 것이 사람이다. 이미 마음속에선 선입견을 가지고 결혼상대가 아니라 생각하며 만나는 남자와 어떻게 결혼을 할 수 있겠는가.

    정 미래를 알고 싶다면, 비싼돈 주고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말고 그냥 동네 화단에서 꽃을 꺾었다가 꽃잎을 하나씩 뜯으며 ‘사귄다, 안사귄다, 사귄다, 안사귄다’ 놀이를 하길 바란다. 정말 용하다는 도사(?)가 있다면 나는 연애상대에 대한 물음 보다는 로또번호를 물어볼 것 같다.

    4. 백마 탄 왕자님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남자들은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인어공주를 찾지 않는데 비해 여자들은 아직도 백마탄 왕자님을 찾는 경향이 있다. 내가 장담하는데, 백마탄 왕자님 같은 것은 없다. 그저 백마에 사는 J군이나 9사단 백마부대를 나온 M군이 있을 뿐이다. 다만, 다분히 한국적인 ‘바보온달’ 같은 남자들은 많다. 당신이 ‘평강공주’가 되어 가르쳐야 그 바보온달이 왕자가 될 수 있단 얘기다.

    숲속에 자빠져 자고 있으면서 왕자가 말타고 와 키스해주길 기다리는 것은 동화속에나 나오는 얘기다. 지들이 잘생기고 인기가 많은 걸 아는 남자들에게 ‘왕쟈뉨~’ 이따위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바보 하나 픽업해서 자기만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빠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야기가 너무 솔직했다면 미안하다. 어제 솔로부대 남자대원들의 댓글과 메일을 받아보니, 그 절절한 이야기들에 눈에서 라면국물을 너무 많이 쏟아내서 그렇다.)

    솔로부대 남자대원의 절규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맞선을 보러 나갔는데… 마음이 어쩌구 저쩌구.. 다 뻥이구요

    결국 보는 건 외모,키,학벌,돈 이더군요…

    전 그냥 대 마법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물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리며 숲속에서 자고 있거나, 일곱 난장이들과 어울리거나, 어류같은 하체를 뽐내며 인어흉내를 내는 동안 일찍일어나는 새들이 왕자님은 다 잡아가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머.. 어떻게 쟤가 저런 남자를…’

    믿기지 않는 연애소식과 결혼소식들, 그저 ‘난 지지리 복도 없지’ 라고 생각하긴 이르다. 이젠 솔로부대 여성대원들도 행동해야 한다. 스키는 혼자 타야 실력이 는다는 것이 솔로부대의 철칙이지만, 백날 스키실력 늘어서 뭐 하겠는가? 동계올림픽이라도 참가가 목적인가? 이젠 기다리지만 말고 활동할 시간이다. 사랑과 연애는 타이밍이지만 그 타이밍은 종종 누가 먼저 쟁취(?)하느냐가 관건이 되기도 한다.

    움직임이 없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이로써 여성편도 마무리가 되었다. 궁금한 점들이 샘솟듯 많은 여성대원들이겠지만, 다음 매뉴얼등의 요청은 normalog@naver.com 으로 해 주시길 바란다. 현재, 집의 모니터가 고장나서 수요일쯤부터 다시 답장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답장이 없다고 ‘이 색히, 내 메일 씹은거?’ 이런 생각은 하지 말길 바란다. 답장을 왜 안보내냐며 일주일 사이 7통의 메일을 보내주신 분에게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솔로부대의 자격요건이 충분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