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말이야,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하인리히는 섹스 없는 결혼을 원해. 그는, 섹스에 관심이 없대. 단지 네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하는구나.”
“네가 거기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너의 섹스 권리는 인정하겠대. 말하자면 자기와 안 하는 대신, 가정에 무리만 없는 선이라면 애인을 가져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야.”
“이 사람들은 일생 동안 평균 마흔 명 정도의 파트너를 갖는대. 대개 결혼하지 않고 움직이니까 순환이 되는 거겠지. 하지만 걱정 마. 결혼을 하면 무척 진지하고 성실해. 정말이야. 이혼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결혼도 정말 심사숙고해서 하거든. 그러니 결혼 생활이 오래되어 생활이나 마음은 편안해져도 늘 애정의 긴장감은 존재하지. 부부 생활도 직장 생활 하듯 아주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이야. 그래, 너도 직장 생활이라고 여기면 돼….”
“하인리히는 계약 동거 같은게 아니라, 정식으로 합법적인 결혼을 제안했어. 다만 백색결혼이라는 공증만 받으면 돼….”
‘천사는 여기 머문다(2007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中에서 – 전경린
물론 결혼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결합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결혼을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물을 볼 때도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듯 반드시 일반화된 결혼만이 진짜 결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백색졀혼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고 나름 더 나은 모습의 결혼생활을 만들 수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아주 친한 친구와 함께 생활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물론 어떤 불협화음도 존재할 것이고 또 예상치 않았던 문제도 생길 수 있겠지만 이또한 어느 결혼에서도 능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물론 섹스권리를 인정하는 부문에서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진다면 어쩌면 커다란 장벽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섹스에 대한 문제도 달리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섹스를 일반적으로 낯선 이와 나누는 악수나 포옹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물론 그 과정(?)과 그 속에 내포되는 의미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살과 살이 닿는 다는 큰 맥락에서는 같은 일 일 수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백색결혼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