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07/2010090700105.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1_rel01
러 보고서, 대통령직속 ‘안보회의’ 전달
한·러 정상, 10일 천안함 논의 가능성
러시아가 천안함 사건 자체 조사 결과를 종합한 최종 보고서를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안보회의에 전달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4일 “지난 6월 해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고 조사에 참여한 군사 전문가들이 천안함 선체에 대한 정밀조사와 자료분석 결과를 국가안보회의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천안함이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와 로시스카야 가제타 등 러시아 주요 일간지도 이날 천안함 보고서 소식을 전하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전문가 집단이 조사를 벌였지만 정확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분명한 것은 외부 충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하면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며 “작성된 보고서는 외교부를 통해 적절한 시점에 한국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안보회의는 대통령행정실과 더불어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러시아 내 주요 사안들이 통상 며칠 뒤에 언론에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Medvedev) 대통령은 이미 천안함 사건 조사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외교부 경로를 통해 한국 전달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9∼11일 ‘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며, 10일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창설한 포럼으로, 이번에 이 대통령을 기조연설자로 초청했다. 포럼에는 20여개국 정부와 학계, 전문가 집단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국가 정상으로는 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만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이 오는 10월 벨기에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회의 동안 한·러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도 러시아를 굳이 방문하는 목적은 천안함 사건에 관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최근 한국과의 관계가 원활치 못했다. 러시아의 한 외교 소식통은 “야로슬라블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천안함에 대한 러시아의 공식적인 입장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며 “이 기간 동안 러시아가 작성한 천안함 보고서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자국 해군 소속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지난 6월 1일부터 1주일 동안 한국에 파견해 천안함 잔해를 둘러보고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