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기 슬라이서를 사놓고 안쓰는 이유:
– 고기가 걸리지 않고 매끄럽게 잘 자르려면 살짝 얼려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번거로움. 냉동실에 넣어놓고 깜박하면 꽁꽁 얼어서 잘 안잘림. 다시 녹여서 자르기도 힘듬. 가정용이 아닌 대형 상업용 슬라이서는 굳이 얼리지 않아도 어느 정도 잘 잘리지만 그만큼 크고 비싸고 얼지 않은 고기를 주물거리면서 잡다가 놓치면 스치기만도 손끝이 잘려나감. 영주권 닭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잘려나가는 이유랑 같음.
– 청소하기가 바베큐 그릴 수준으로 귀찮고 힘듬. 고기 자체가 살모낼라균 덩어리라 구석구석 고기 찌거기를 이쑤시게로 구석구석 제거하고 락스로 살균해줘야 함. 그러게 안하면 온가족이 식중독으로 골로 갈수도 있음. 큰맘먹고 코스트코에서 큰 고기덩어리 하나 나서 다 자르고 냉동ziplock에 소분해서 넣고 뒷정리하고 청소하면 대략 한시간 걸림.
– 잘 고장남. 주기적으로 식용윤활제로 관리 필요. 꽁꽁 얼거나 질긴 고기 자르다가 모터가 타버릴수 있음. 손가락 안잘리려고 젓가락이나 막대기로 고기 잡다가 씹혀서 고장날수 있음. 그리고 어설프게 고치려다고 역시 골로 갈수 있음. 결국 어느 정도 쓰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버리고 다시 새 제품을 사야함.
결론: 곧 죽어도 바로 잘라 먹어야 한다는 미식가거나 엄청난 양을 먹는 대식가가 아니라면 슬라이서 사서 이 고생을 할바에 그냥 돈 조금 더 주고 슬라이스 된 고기를 사는게 백배 나음.
저는 아마존에서 befen meat slicer와 mesh metal glove를 사서 쓰고 있습니다.
상업용기계만큼 원하는대로 썰리진 않지만 가정용으론 간편하고 좋습니다.
코스코에서 브리스킷 사다가 썰어놓으면 샤브샤브, 마라탕, 된장찌개 등등에 해동없이 바로 투입해서 먹을수 있습니다.
저 기계 구조를 보면 고기를 썰다 손가락 잘릴 일은 없습니다. 근데 방심하는 순간(청소할때라든가) 스쳐도 바로 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