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잠 못드는 밤에 우연히 글 읽고 남깁니다.
저는 미국에서 학부 나온 케이스이고 박사까지 했습니다. 학부는 아이비리그에서 공대 했었고 박사는 제 분야 10위권 내에 드는 학교에서 하고 faang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서울대, 카이스트, 미국 학부 등 다양한 저의 분야 최고급 인재들과 같이 일하는 중입니다.
저는 서울대나 카이스트의 학부 수준이나 인프라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제가 보는 건 그 학교에서 배출하는 결과물 중에서도 아마 최상위권 아닐까 싶네요. 한국에서 학부만 하던지 학부/박사까지 마치고 오시는 분들 보면 미국에서 학부를 한 사람보다 전혀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나온 학부도 mit는 아니지만 같이 공부 했던 친구들 중에 저희 학교에서 최상위권에서 졸업 한 친구들 대부분 박사과정은 top3로 가서 지금 t10 교수들도 꽤나 많구요. 그런 친구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고 제 대학원 시절에서도 서울대 학부 출신의 교수님들도 몇분 계셨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부에서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때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이 들어왔었는데 결국 잘하는 사람들을 모아두면 그 안에서도 갈리기 마련입니다. 위에 하바드를 가지 말아야한다는 영상과 공감하는게 그렇게 바닥을 깔아버리는 친구들은 오히려 다른 곳에 가서 자기 수준에 맞는 곳에서 시작하면 오히려 자기의 페이스에 맞게 공부하면 되는데 선행 학습 2년 정도 먼저 해버린 과고 출신들부터 시작해서 세계 곳곳에서 온 중국 인도 싱가폴 등의 친구들과도 경쟁하다 보면 서울대에서 지금 느끼시는 감정 그대로 여기서 똑같이 느끼실 수 있다고 봐요.
미국 교육이 좋다고 하는데 그거도 다 케바케라도 생각합니다. 모든 학교에 수업을 잘 하는 교수들이 있진 않아요. 학교 랭킹이 높은건 단지 학교 인지도를 바탕으로 좋은 학생을 데리고 오는 거 뿐이지 실제로 수업 수준을 보면 상위 학교 30-40 곳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교수의 실적은 수업에서 오는게 아니라 연구에서 오기 때문이죠. 물론 가르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대가 분들이 계세요. 근데 그런 사람들은 미국 전역에서도 정말 한 분야에 3분 정도나 있을까 말까고 그런 교수들은 랭킹도 중요할 수 있지만 자기 사정에 따라 그냥 하와이나 캘리포니아 날씨 좋은 곳 쪽으로 이직 한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인프라가 좋다 뭐다 하는것도… 제가 보기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공부는 혼자 하는거고 요즘 유튜브만 봐도 세계 최고의 교수님들이 칼텍 같은 곳에서 10년 전에 강의한 영상들 자료로 다 정리해서 올려 놨습니다. 배움에 뜻이 있으면 독학도 가능할 정도에요. 저도 박사과정을 해버리니까 취업을 했어도 매일 공부를 해야하는 길에 왔는데 요즘에도 유투브 보면서 예전에 들었던 과목들 잊어먹은 거 있으면 다시 들어봅니다. 주변에서 한국에서 과탑하고 미국으로 박사 왔던 친구들도 박사과정 시절에 나눈 얘기들 기억해보면 다들 mit open source 나 버클리 스탠포드 강의들 혼자서 찾아보면서 따로 공부했다고 하구요.
그 정도의 노력할 여유도 없이 따라가는데 급급하다면 지금 본인 수준보다 너무 높은 학교에서 공부하시는 거에요. 차라리 1년 정도 휴학 하시면서 본인이 모르는게 뭔지 인지 한 후에 복습 또는 예습을 따로 하시고 다시 공부하시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 공부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어차피 한국에 있거나 미국에 오거나 책상 앞에 앉아서 전공서적 보면서 똑같은 내용 3-4번씩 이해 할 때까지 읽어야 되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그 책상이 미국에 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