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임. 나는 그냥 익숙하고 편해서 여기가 좋아. 남들이 한미 비교 장단점 리스트를 만들면서 맨날 싸워도 아무 관심도 없고 상관도 없음. 내가 편하고 좋은게 가장 중요하지.
미국에서 살아온 세월이 더 길고, 결혼 생활, 사회생활, 애들 낳고 키우기 모두 미국에서 시작. 한국이 싫어서 떠나온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본격적 사회 생활하기 전에 미국에 와서 그런지, 나쁜 감정은 없다. 무슨 일이 벌어져 미국에서 못살게 되면 한국에 가서도 잘 살겠지.
원글은 미국에서 마음이 정착이 안되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거 같다. 우리는 가까운 미국인 친구들도 많고 (마실도 다님), 동네에 아프면 서로 챙겨주는 이웃들도 있다. 정말 좋은 친구들이지. 아마 이 동네가 좀 독특하기도 할거야. 한인들에게 인기 좋은 동네에 산다면 이런 기회가 없었을지도. 마음의 정착이 안됐다고해서 지금까지 뭔가 잘못했다는게 아니고, 지금부터 마음이 더 편한 곳을 찾아가도록 하쇼.
댓글 보니 추어탕 추억하며 한국 가보고 싶은걸 보니, 한국 가서 잘 살듯. 나는 그런 것들이 다 옅어져서 별로 남은게 없음. 내가 차남인데, 형이 결혼하며 집에 들어가고서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 여긴 내 집이 아니구나. 내 방도 내주고 물건도 다 뺐음. 나중에는 창고 속에 남은 약간의 짐도 곤란해 하기에 다 옮기고 정리함. 일부러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내 흔적을 열심히 지웠다. 그냥 추억 속에 있는거 뿐이지, 실제로는 한국에 내가 있을 곳은 없다는 것을 일찌기 깨달았지. 그렇게 정리하고, 미국 집이 거쳐가는 곳이 아니라 나의 유일한 집이고 내 마음이 속한 곳이 되어 버려서 더 정착을 잘 했는지도 모름.
하여튼, 이유불문하고 자신이 만족하고 행복한게 가장 중요. 남들이 어떤 이유로 좋아하는가는 큰 의미가 없다. 각자 살아온 궤적과 상황과 성향이 다르니까. 나는 다행히 좋은 환경을 만났고, 경제적으로도 운좋게 잘 풀렸고, 성격도 여기가 맞는다. 나이 들어서도 딱히 한국이 좋을거 같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우리 부부 얘기일 뿐이다. 누굴 설득하거나 이게 맞다고 주장하려는게 아니다.
최근 몇년 동안 노인의 삶에 대해서도 부쩍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사회 전반적으로 미국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좀 더 사회적으로 쓸모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귀찮아하기도 한다. 의료에서도 노인들 찬밥이다. “어르신”하고 우대하는거 같지만, 사실 배제하는 분위기가 더 많다. 그 안에서 살아가면 잘 모를 수도 있다. 돈은 물론 미국이 훨씬 많이 들지. 하여튼 이것도 크게 보면 사는 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자기 마음이 편한 쪽으로 가면 될듯.
우리는 지금 사는 곳에서 은퇴하고 계속 살던지, 나중에 애들이 좀 더 정착하면 대략 근처 지역으로 이사갈 생각을 함. 애들도 가족과 너무 멀리 떨어져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어찌 될지는 두고 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