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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들 ‘캘리포니아 엑소더스’ 가속화
대기업뿐 아니라 규모 작은 기업들까지 캘리포니아서 다른 지역으로 본사 이전 확산미국 경제계의 무게 중심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크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그동안 실리콘밸리 때문에 세계 최대 IT산업 중심지로 꼽혔던 캘리포니아주가 근자에는 가장 기업하기 안 좋은 지역으로 전락하는 대신 텍사스주가 가장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공공정책 전문 싱크탱크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후버연구소가 최근 펴낸 연구 결과의 골자다.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이같은 추세가 파악된 적은 있지만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서 본사 옮긴 기업, 2019년보다 3배 급증
1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후버연구소는 지난 25일 펴낸 ‘미국 기업들 본사가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미국 기업들의 본사 이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재계의 캘리포니아주 탈출 현상이 가속화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다른 곳으로 본사을 옮긴 기업은 지난 2020년에 비해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세배나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캘리포니아주에서 본사를 뺀 포춘지 선정 글로벌 1000대 기업 기준으로 따질 경우 총 11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11곳은 미국 최대 의약품 유통업체 맥케슨(포춘 1000대 기업 9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포춘 1000대 기업 65위),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포춘 1000대 기업 91위),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 HP(포춘 1000대 기업 123위),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업체 CBRES(포춘 1000대 기업 126위),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포춘 1000대 기업 188위),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KLA(포춘 1000대 기업 474위), 세계적인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파슨스(포춘 1000대 기업 733위), 미국 유수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카이저알루미늄(포춘 1000대 기업 906위), 미국의 보안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노튼라이프록(포춘 1000대 기업 917위), 원동기 제어 전문업체 우드워드(포춘 1000대 기업 972위)다.
지난 2018년부터 전체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주로 본사를 이전한 모든 기업으로 보면 총 352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 가운데 153개 기업이 지난해에만 캘리포니아 소재 본사를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평균 12.8곳의 기업이 본사를 옮긴 셈이다. 앞서 2020년엔 한달 평균 6.3곳이 본사를 뺐고 2019년엔 6.5곳이 본사를 이전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본사 이전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를 쉽게 짐작케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기업들의 캘리포니아 엑소더스 현상은 특정산업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제조업, 항공업, 금융업, 부동산업, 화학산업, 보건업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대안, ‘텍사스주’ 으뜸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캘리포니아주의 높은 법인세와 팍팍한 규제 환경이 지적됐고 캘리포니아주에서 본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한 기업들은 주로 텍사스주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버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 본사를 이전 글로벌 대기업들 가운데 테슬라를 비롯해 6개 기업이 텍사스주로 본사를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폭스뉴스는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탈출 현상은 글로벌 대기업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캘리포니아주의 미래에 짙은 먹구름이 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본사를 뺀 모든 기업들 가운데 132곳이 텍사스주를 선택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테네시주가 31곳, 네바다주가 25곳, 플로리다주가 24곳, 애리조나주가 21곳 등으로 그 뒤를 이었기 때문.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파악한 미국 기업들의 신규 사업 추진 현황을 파악한 결과에서도 텍사스주가 미국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텍사스주에서는 총 781건의 신규 사업에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나 압도적으로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오하이오주가 419건으로 2위, 조지아주가 360건으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는 103건으로 16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전문지 치프이그제큐티브매거진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텍사스주는 가장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꼽혔고 캘리포니아주는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