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삶 커리어 – 지옥같은 일년이 끝나가며

  • #3833306
    K-Worker 174.***.84.89 528

    그냥 연말에 한국갈 여유도 없어 홀로 외로이 보내는 30대 직장인이 씁니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디든 풀어보고 싶어서 익명글을 적습니다

    현재 본인은 두번째 이직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입사한지 3년차 사실 올해 승진이 안되었거든요. 작년 한해는 육개월동안 세번에 이어진 레이오프로 너무도 많은 친구들 선배들이 떠났고 부족한 인원 줄어든 일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오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갈아넣던 한해입니다. 내심 기대도 컸죠 매니저와 어긋남이 있었지만 실적이 있었거든요 대신 저 말고 다른 백인 그리고 오래 있었던 직원의 승진 그리고 레이즈는 1%… 하나 좋은 일은 있었죠 H비자가 된것? 대신 세금이 늘어나니 임금 삭감이 된것 같습니다.

    참 인생이 뭔지 이번 땡스기빙동안 고민이 많았습니다. 경제적인 자유? 학자금과 생활비를 혼자서 감당해야하니 (한국의 부모님도 힘드시거든요) 매번 페이첵으로 겨우겨우 살아가는 하루가 된지 일년이 지났네요. 그래서 결심하게 된거죠 어디든 임금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곳으로 옮기자. 사실 어릴적 순수하게 꿈꾸던 커리어와는 멀어지겠죠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한사람 몫도 못할것 같은데 이렇게 살면 .. 그런데 이직 참 그것도 쉽지 않네요.

    어제부터 심한 감기기운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견디다보니 무섭기도 하고 겁이 나더군요 아 내 혼자인 내 삶은 지금 내 모습은 뭐지 ?
    사실 결혼을 하고싶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지게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가족이 소원해지고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코로나 몇년사이에 참 많은게 바뀌었더군요 예전엔 참 잘 살았는데 .. 하지만 과거에 붙잡혀 있으면 안되겠죠
    트루먼쇼가 생각이 납니다.

    일년이 끝나갑니다 연말이 오고 새해가 오겠죠. 혼자서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만 내년에는 변화와 좋은일이 가득하길 소망해봅니다.
    서른의 시작 그리고 과정은 참으로 힘듦의 연속입니다. 더욱 굳건해지겠습니다..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저의 건강과 행복 기원해봅니다
    이런 끄적임을 봐주신 여러분께두요.

    • 유학 97.***.64.183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무슨 상황인지 알거 같습니다.
      몸 추스리 시고,
      영주권 될때까지 버티란 말….
      너무 가혹한 말이지만
      이말 밖에 할 말이 없다는게 미안합니다.

      • brad 96.***.188.186

        Thank you for your message!

    • ㅇㅇ 140.***.198.159

      힘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참 잘 버텨오셨네요. 대견합니다.

      개인적으로 레이오프도 당해보고, 깻잎 한장 차이로 면해보기도 하고, 주변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보스도 만났었고 정말 뛰쳐나가고 싶게 하는 보스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버텼는데, 직장 자체가 나쁘지 않으면, 뻘짓하는 리더쉽 팀이나 골치아픈 보스도 참고 지내면 outlast할 수 있습니다. 직장 자체에 정이 떨어졌다면 물론 이직하는게 좋은 옵션이겠죠.

      그래도 H1b를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영구적 신분 확보에 유리한 쪽으로 생각해보세요.

    • rui 71.***.82.71

      힘든 일년 잘 버티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살다보면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는 일이 여럿 터지는 해도 있고, 정말 서바이벌 그 자체로 지나는 해도 있더이다. 그럴 때는 마음을 잘 지키면서 그냥 버티는 것만 해도 벅찼는데, 지나고 보면 또 그때 기른 체력이도움이 되고 하더군요.

      저도 유치원 때부터 쭉 가졌던 꿈을 가지고 박사까지 했다가 지금은 다른 일 하고 있지만, 어렸을 적 꿈을 나중에 직업으로 가지는 게 꼭 좋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순수한 면도 있지만, 심각하게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상상했던 꿈이나 직업이 나중에 알고보면 실재는 상당히 다른 경우가 대부분 이기도 하구요. 대학원까지는 어쨌든 하나의 푯대를 보고 달려가는 게 좋기도 하지만, 사회에 나오셨으면 그 때 그 때 코스를 바꿔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다른 필드로의 전향을 무슨 패배감에 연결시킬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같은 시기에는 대부분의 신분 없는 분들에게 승진 vs H1B 하나만 고르라면 아마 대부분 H1B 고를 것 같습니다. 살아 남으셨고, 비자도 해결하셨으니, 결과적으로 그리 나쁜해도 아니지요. 맘 잘 추스리시고 연말 즐겁게 보내시길.

    • 1 108.***.160.194

      글을 읽다보니 몇년 전 저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사셨으니 좋은 날 분명히 옵니다^^ 마음 잘 추스리시고 다시 한번 화이팅 하세요! 어디에 계신지 모르지만 응원 할게요, 혼자시니 더 아프면 안돼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