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들은 빈 자리가 있는 낮에 지하철을 탄다. 빈 자리에 노인이 탔다고 전기가 더 드는 것인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16일 ‘도시철도 무임수송,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춘천에 가서 닭갈비에 막국수 먹고 소주 한잔 하면서 노인들이 얼마나 행복해하나. 왜 이런 행복을 빼앗으려고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지하철 운영 적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노인 무임수송이 지목되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서울시와 노인단체들은 지하철 운영 적자 이유를 다르게 분석했지만,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분을 중앙정부가 일부라도 보전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노인회와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등이 마련했다. 서울시가 당초 4월이었던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지만, 만 65세 이상 노인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 증가로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서울교통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하반기(7~12월) 지하철 우대권 사용자, 이른바 ‘무임승차’ 시간대별 현황을 분석해봤습니다.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사용 현황도 포함된 수치지만 이 가운데 84.5%가 노인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대권 사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3시부터 4시 사이(1천122만 명)입니다. 그런데 출근 시간대인 아침 7시부터 9시, 그리고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도 사용자가 적지 않습니다. 합산하면 65세 이상 노인 2천255만 명이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 가운데 18.3%가 출퇴근 시간대에 탑승한 겁니다.
서울교통공사 자체 집계에 따르면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은 2021년 2천311억 원, 2022년 2천665억 원입니다. 출퇴근 시간대 노인 우대권을 100% 유료로 전환한다면 1년에 500억 원가량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용 시간대나 소득 구간별로 할인율을 차등 적용해 손실 보전 폭을 더 늘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