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모르겠고, 글 읽다보니 20년전 추억이 생각나네. 내가 한국에서 일할때였는데, 인디에나로 반년 정도 파견 나갔을때, 거기 지사 변호사가 엄청 미인이어서 첫 미팅때 넋을 잃고 멍청하게 보고만 있었음. 백인 여자한테 반한게 그때가 처음이었던듯.. 그리고 한달쯤 지났나? 새로 친해진 그쪽 세일즈 팀 직원이 이야기하길 그 변호사가 내가 귀엽다고 했다는거야. 그동안은 그 변호사만 보면 얼굴이 빨개져서 말도 못건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자신감이 넘쳐서 그 다음날부터 그 변호사하고 마주칠때마다 말걸고 친해지려고 노력했지. 며칠뒤에 근처에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가봤냐고 물어보더라고. 내가 아직 못가봤는데 가보고싶다고 했더니 자기랑 지금 같이 가자고 하는거야. 그렇게 첫 데이트를 하고 사귀게 되었는데, 첫인상은 차갑고 도도해보였는데, 알아갈수록 착하고 순진하더라. 내가 입는 옷이나 구두 벨트들 브렌드도 전혀 모르고 가격을 알고는 엄청 놀라더라고.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큰 부담없이 사는 브렌드들인데, 그런 높은 가격대 옷은 자긴 평생 사본적이 없다고.
예전 여친들 생각하면 항상 끝이 안좋았어서 다들 별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데, 그 변호사는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다. 갑자기 생각나서 linkedin 찾아보니 시카고에 있는 로펌에 있네.. 사진은 여전히 이쁘지만 20년이 지나서 예전하고는 다르겠지. 그러고 보니 딱 20년 전이네. 2002년 9월에 만나서 2003년 초까지였으니.. 머리카락이 스프링같이 딱딱하다고 신기하다고하면서 밤새 내 머리카락 만지작 했는데 그 손길이 이제 먼 기억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