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내서 읽어 주시고 답글 달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답글 읽다 옆에 있으면 술한잔 하면서 속풀이 들어주고 싶다는 말씀에 울컥할 뻔 했습니다. 지금 저한테 필요한 게 딱 그거 같습니다. 만약 한국에 있다면 퇴근 길에 친구나 후배 만나서 내가 술 한 잔 살게 나와라 하고선 아내 이야기를 하며 푸념을 하거나 아니면 그 얘기는 아예 꺼내지 않더라도 그렇게 술 한 잔 하며 속 풀 기회가 있을 텐데, 여기선 그게 힘드네요. 이민 사회가 워낙 좁아서 어디 조금만 잘못 말했다가는..
“특히 자기 기준에 맞지 않거나 무시당한다고 생각할땐 정말 못 할 말까지 서슴치 않고 할 것 같습니다.”
–> 이거 읽고 아, 정말 정확하다 싶었습니다. 글에는 안적었지만 한국 시간으로 어젯 밤에 제 어머니랑 통화하면서 어머니께서 아내한테 위로와 안타까움을 전하고 5일장인데 기차표를 끊어뒀다가 3일장으로 바뀌었다는 소리 듣고 못가게 됐다고 하시는 중에 아내는 ‘끊을게요’ 하고 끊어버렸답니다. 저랑 Voice call 중에 자기는 오빠를 잃어서 슬픈데 내가 왜 어머니가 인사치레 못했다고 저렇게 변명하는 걸 들어야 되냐고 하네요. 하아. 그 외에도 차마 제가 여기 다 적지 못할 일도 여럿 있습니다. 선을 넘는 그런…
아, 정말 오늘 같은 날 제 이야기 들어줄 사람이랑 술 한잔 나누고 싶네요.
다행히 한국인 카운셀러랑 약속이 잡혀서 만날 예정입니다. 그 분께라도 털어놓고 나면 조금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