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 산악회.

  • #3661518
    N 104.***.152.37 2027

    등산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금 타주(오하이오)로 이사가네마네 이러는 와중에 등산을 어디서 할지 고민이기도 합니다.
    매주 일요일 마다 뉴욕 근처 해리만이나 캣츠킬에 지인 또는 혼자서 잘 다니는 편인데 얼마전 산악회에 가입한 후배 하나가 자기네 산악회에 들어오라 하더군요. 딱히 생각이 없는건 아녔기에 연말 자기네 술자리에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가라는 말에 흔쾌히 들렀는데, 그 모임에서 이런얘기가 나오더군요. 뉴욕의 대부분의 산악회는 노인네들 위주라 소풍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나…
    자기들은 산악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모임 및 원정 산행을 갖기 때문에 꼭 나오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잠깐…
    산악인???
    1. 다들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말에 산 즐기는건 똑같지 않나라는 생각.

    2. 원정산행은 말그대로 자기 사는데서 멀러 떨어진 산(그래봤자 산소통 짊어지고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길어봤자 서부가서 존뮤어 트레일, 동부 와잇마운틴 정도일텐데…) 가는건데 그런거 가야 정말 산악인인가? 궁금함.

    3. 하루에 10마일을 5시간 내에 무조건 주파해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미친듯이 걷기만 해야 또…산악인인가?

    4.암벽 등반에 대한 자부심에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고 또 그걸로 산악인임을 은근히 과시아닌 과시를 하는바, 대꾸 안하고 조용히 속으로 “황천길 익스프레스 너나 빨리 타세요. 갠적으로 가을에 높은 산 올라갔다가 장비 미비로 빙벽에 미끄러져 추락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노노노!!!”

    5.다 떠나서 내가 잘났고 남들은 나보다 못하다는 식의 사고방식 자체가 맘에 안들어서 그자리 파하고 후배한테 그냥 너 즐기는 대로 즐겨라. 난 관심없다며 자리 파하고 나옴.

    그리고….산악인이라 자부하려면 생업 다 팽개치고 꾼이라는 소리 들을만큼 산에 미쳐서 살던지…아님..
    내가 누구고 남은 나보다 못하다는 소리는 안했으면 해서 몇 자 끄적여 봅니다.

    • 쓴소리 173.***.54.2

      답변해 드립니다
      1번 : 이미 아시는 가까운 사람들과 또는 혼자서 등산 하세요 조용하고 좋습니다
      2번: 산악인 이라기보다는 등산객 입니다 여기저기 모여서 어울리는 수준 그저 새로운 곳의 경치 감상 하는 정도 슬럼프를 특히 화잇마운틴 볼것 없습니다
      3번: 평지에서는 별것 아닌데 산길로 간다면 코스에 따라 능선을 타지않고 잘못 길을 잡아 계곡으로 빠지면 일반 등산객은 지옥행이 될수도 있음
      4번: 예전 고등학교 때부터 인수봉 도봉 봉우리 자일 하나 가지고 토요일 마다 공부 안하고 교복차림으로 암벽등반 한 경험으로 산과 바위에 겸손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대단하면 네팔 히말라야를 등정 하시라고 하세요
      5번: 그렇게 잘 난체 하시는 분 들은 거리를 멀리 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여기서 잠깐,, 뉴욕 뉴저지 산악회 => 남녀간 로맨스 로 악명

    • 뉴욕 108.***.144.127

      저도 한국에서 20대를 보내며 등산학교 졸업하고, 워킹, 암벽, 빙벽, 산악회 모두 경험해본 현 40대 뉴욕 거주 남성입니다.

      뉴욕 살면서 미치도록 산이 그리울 때가 있지만, 서울처럼 인수니 선인이니 쉽게 어프로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 그냥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뉴욕 산악회 가입하면 그래도 좀 다니기 수월하고, 동기부여도 되겠지만 그 외에 사람들간의 교류가 싫어 생각을 접었습니다.

      자기 비하 일 수 있겠지만, 산악회에가면 오만가지 사람들이 다 있고, 어느 부류가 주류가 되느냐에 따라 모임 분위기가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알피니스트부터, 건강도모, 외로운 사람들, 캠핑 매니아, 장비 매니아, 등산복 패션쇼 까지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모여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안에서 소그룹으로 나뉘고, 반목도 생기고 등등등…

      그런 기억에 뉴욕에 살면서도 한인 산악회 기웃거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대자연과 산 앞에서 겸손한 인간이고 싶은 마음만을 간직하고 살고싶네요.

    • N 174.***.225.154

      싱글이나 동호회 하는거지 굳이 왜 같이 가요? 가족이랑 가야죠.

    • 앞날 100.***.181.196

      저도 산 좋아해서 혼자는 좀 위험하기도 하고해서 산악회 가입생각중이었는데 씁씁하네요. 나이들면서 한인의 정이 그립기도 하고 그런데 에잇~ 다시 생각을 떨쳐버리고 개하고 계속 산길이나 걸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