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펀글:
기본적으로 좌파 정권은 ‘없는자’가 ‘가진자’로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소유권을 행사하고 정주하는 영토, 집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지킬것’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재산권과 책임감을 중시하는 우파 성향을 띄게 되기 때문이다. 표 날아가는 짓을 왜 하나. 그러니 세입자는 계속 세입자로 살게 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가질 수록 좌파 성향이 강해지니 든든한 표장사 고객님이 된다.
그래서 오히려 ‘없는자’들에 대한 주택구입자금의 대출을 LTV 40%로 도저히 사지 못하게끔 걸어잠그고, 대신 세입자로선 얼마든지 생활하라고 전세자금대출을 Max[LTV 80%, 전세가 80%] 까지 땡겨준다. 매매가 8억 전세금 6억의 성동,마포 아파트를 예로 들면, 구입자금은 3억2천만원까지밖에 대출되지 않아 매입해 살려면 4억8천만원이 필요하만, 전세자금은 4억8천만원까지 대출되니 전세를 택할 경우 1억2천만원만 있으면 이 집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세입자는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일단 8억 아파트 소유주가 주택매입시 내는 취득세 2.2%(1,760만원)와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8억을 내야 사는 집에 6억만 내놓고, 그것도 시세변동위험 없이 만기원금 전액보장으로 살게 된다. 집주인이 낸 세금으로 도로도 닦고, 학교도 짓고, 복지도 하는 동안 세입자는 사회 공동체에 단 한푼의 기여도 하지 않은채, 혜택만을 향유한다.
어쨌든 그렇게 자기 구매력보다 30% 높은 집에 세입자로 살고 있는데, 어느날 이 집의 값이 8억에서 9억, 10억으로 오르는 거다. 막상 자기는 무상주거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뭔가 배가 아프고, 상대적 박탈감을 풀 대상이 필요하다.
이때 좌파정부는 이 집을 전세끼고 보유중인 동네 아재 아줌마 ‘집주인’을 ‘다주택자’, ‘투기꾼’으로 레이블링해 공격한다. “세입자인 너의 배아픔은 전적으로 악마화된 ‘집주인’ 때문이다. 집주인의 시세차익을 세금으로 응징하겠다.”는 말로 세입자를 위로한다. 그러면서도 세입자가 집주인이 될 기회는, 세계에 유례없는 40~60%의 LTV로 철저히 차단한다. 특히 2030 청년층은 좌파정당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인바, 그들이 소득만으로 주택을 도저히 살 수 없게 대출을 철저히 막는다. 그들이 유주택자가 되는 순간 ‘기득권’을 갖게 되어 자신들의 지지층에서 떠나가게 되니까.
집값이 폭등할수록 2030과 무주택자의 ‘있는자’에 대한 적개심은 강해지고, 더더욱 좌파정당을 지지하게 되니 이득이다. 여튼 그래도 계속 소비능력 이상의 집에 거주는 할 수 있게끔 전세자금대출은 묶지 않고, 전세물건 공급이 끊기면 안되니, 뒤에선 다주택 갭투자자들에게 주택임대사업자만 내면 양도세 중과배제, 종부세 합산배제, 재산세 감면, 취득세 감면이라는 당근을 준다.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양도세가 전액 면제다.
전세대출로 전세가 올려주고, 그만큼 갭은 줄어드니, 갭투자 해놓은 10주택, 50주택, 100주택 투자자 입장에선 뭐 버틸만 하다. 세금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이미 해결됐다. 이건 앞에선 없는자의 불만을 선동하면서, 뒤에선 어설프게 있는 자가 아닌 진짜 있는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설국열차’의 절대자 윌포드와 성자 길리엄의 딜과 같다.
덕분에 어떻게든 자기 소득으로 감당가능한 대출을 일으켜 1주택 구매해 실거주하며 세금도 내려던 성실한 사람들만 계속 진입을 저지당하고 세입자이기를 강요받는다. 애매하게 임대사업자 등록 안한 순진한 2~3주택 보유 동네 노인과 옆집 사람들만 악마화되어 양도세 폭탄의 상징적 희생양으로 복무한다. 이런 무대 뒤에서 100주택 갭투자자는 지긋이 웃는다. 역시 ‘투기꾼’이 되려면 확실히 ‘투기꾼’이 되어 무주택 전세민을 양산하는 매트릭스의 설계에 협조하라는 정권의 암묵적 승인이다. 그리고, 성실한 바보들은 자기들을 계속 무주택자로 남게 한 것이 바로 정권의 의도된 설계였다는 것을 모른채 계속 좌파정당의 열렬한 호갱님으로 남으며, 유주택자를 증오하라는 선전에 중독된다.
히틀러가 소수의 유대인을 악마화해 지지를 확보했던 것처럼. 그렇게.
좌파는 없는자가 계속 없는자로 살면서 그 대가를 지불해주는 있는자를 증오하게끔 하지만,
우파는 없는자도 어서 있는자가 되어서 그 대가를 스스로 지불하며 책임감 있는 사회 일원이 되게 한다.
그게 각자의 표밭을 늘리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