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이민 세관 단속국인 ICE 의 불체자 체포 건수가 40% 증가하여 매일 400여명을 체포한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ICE는 강력 범죄자가 체포되었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이 자료를 보면 사실은 단순 교통 법규 위반이나 단순 불체자 체포 건수가 훨씬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1월 25일 행정명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국에 “이민자들이 저지른 범죄 행위를 포괄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공람”시키라고 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후ICE 웹사이트에 가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ICE는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기록을 가진 불법이민자들을 포함한 불법 이민과의 전투를 최우선으로 다룬다.” 그리고 VOICE (Victims of Immigration Crime Engagement Office) 라는 핫라인을 개설하였는데 그 취지가 “범법 이민자들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를 돕는것”이라고 한다.

이민국장 존 켈리는 “모든 범죄가 끔찍하지만, 범법 이민자의 피해자는 독특하고 너무 자주 간과되어 왔다. 이 피해자들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범죄의 희생양이다. 왜냐면 이 범죄자들은 애초에 우리 나라에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얼핏 들어보면 범죄자를 색출해서 미국을 안전하게 하겠다는 좋은 의지로 보이지만, “이민자들의 범죄 행위”, “전투”, “범법 이민자의 피해자”, “애초에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들” 이라는 표현이 과연 2017년 미국에서 있을 수 있는 사고인가 의문이 든다.

시민들에게 공권력보다 더 무서운 힘은 없다. 막강한 공권력을 가진 이들과 기관들이 “불법 이민자”와 “범법 이민자”를 매일 논하고 있다. 왜 범죄와의 전투가 아니라 불법 이민과의 전투인가? 이미 911핫라인이 존재하는데 왜 특별히 범법 이민자들의 피해자들을 위한 핫라인이 필요한가? 이것이 과연 국가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것일까? 필자는 국가 안보가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민자의 범죄율이 일반 범죄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출처: 2007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Paper, 1980-2010센서스) 미국 범죄 통계를 보면 1990 부터2013 사이 외국 태생의 인구가 늘어나고 서류 미비자들도 늘었으나 강력 범죄율은 낮아졌다. (출처: American Immigration Council) 이민자와 범죄율의 상관관계가 없는데 이민자의 범죄를 국가 이슈로 삼는 이유가 궁금하다. 유색인종의 범죄라고 부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정당화 될수 없는 인권 유린 행위라고 해석한다.

전임 대통령 시절에도 범법 이민자들의 체포와 추방은 늘 있어왔다. 그 숫자도 상당하다. 강력 범죄자는 영주권을 박탈당하고 추방되어 왔다. 그러나 그 당시와 새 정권의 차이는 공권력이 이민자들과 범법자들을 동일시하는 언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오바마정권시 이민국이 갖고 있는 자원을 강력 범죄 단속에 집중한 반면, 새 정권에서는 체포 대상을 서류 미비자들중 유죄 판결이 없더라도 고소당할수 있는 법률 위반자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재 정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는데 ‘고소당할수 있는 법률 위반자’는 지난 시민권 관련 칼럼에서 설명했듯 시민권 박탈 이유로 “시속 55마일 존에서 60마일로 달렸으나 티켓을 받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논리는 Maslenjak판례에서 국가 변호사의 입을 통해 나왔으며 대법원장이 이미 불합리하다고 비판한바 있다.

둘째, 이민자의 범죄를 포괄적으로 리스트하여 공람하고 범법 이민자 피해자를 위한 핫라인을 통해 일반 미국 시민에게 협조를 구한다는 것은 일반 시민에게 이민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민자 단속을 부탁하는 것이다. 범죄자가 불법 이민자인지 서류 미비자인지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결국 인종 차별, 백인 우월 주의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이 방법은 과거 나치 독일이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나치 신문인 Der Sturmer에서 “Letter Box” 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유태인 범죄에 대한 시민 고발을 발표했다. 유태인들이 하나둘씩 체포되어 사라질때 시민들은 이들이 범법자라서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심지어 유태인들도 나는 범법자가 아니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때도 체포 사유에는 단순 법규 위반이 포함되어있었다. 불행하게도 범법자란 정의는 공권력에 의해 언제라도 늘어날수 있는 것이다.

세째, 다민족 국가이며 활발한 이민 영입으로 성장해온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자와 범죄를 한 단어로 묶어서 반복하여 공식 발표를 하며, 국회 세션에 범죄 피해자중 범인이 서류 미비자였던 이들을 게스트로 부르는 등의 TV쇼같은 행동은 무의식중에 이민자를 범법자와 동일시 시킨다. “멕시코에서 오는 사람들이 마약과 범죄를 가져오고 강간을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듣고 우리는 어떤 생각을 했는가? “우리 한국인은 모범 이민자니까 저들 멕시코 사람들과 틀려.”라고 생각했다면 현 미국 공권력이 이민자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범법 이민자에 대한 집중된 공격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않다. 서류 미비자들을 포함하여 이민자들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집단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우리부터 프로파간다에 휩쓸리지 않고 이유와 목적에 합당한 정책을 요구하여 부정당한 정책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때다.

주디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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