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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고민이 많은 와중에 working us사이트에 이렇게 조언을 구하게됬습니다.
저는 27살, 여자, 뉴욕에서 E2비자로 노동착취 당하는 회사원이고. 3년사귄 남자친구는 25살, 시민권자이며, 저처럼 회사원입니다. 1년쯤 사귀었을때는 결혼의 ㄱ 자도 이야기를 꺼내지않더니만 시간이 점점 가고 우리가 여러가지로 궁합도 잘 맞으니 아마 남자친구도 제가 앞으로 생애를 함께할 여자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앞으로 빠르면 2년, 길면 3년 안에 결혼을 하자고 남친이 말했습니다. 저도 뭐 좋았죠. 길고도 짧은 3년동안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있고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저의 회사입니다. 저에게 남친은 이 노동착취회사라는 답답한 수갑을 풀어줄수있는 열쇠와도 같은데 굳이 앞으로 3년을 더 있다가 결혼을 하자고하네요. 저는 지금 당장 결혼해서 맞벌이 부부하고 돈 같이 벌고 애기는 나중에 나중에 낳고싶거든요. 물론 남친이 돈도 모으는 중이고 부모님이 예전에 이혼하셔서 어머니 혼자계신데 그것도 맘에 걸리나봐요.
남친은 제가 “왜3년뒤냐?” 고 물으면 돈도 벌어야하고 준비할게 많다고 말합니다.미국에서 J1, E2, 그리고 H1 비자로 한국회사에서 일해보신 분들은 알겁니다. 얼마나 노동착취를 하고 일을 많이 시키는지를요. 그리고 몇년에 한번씩 몇천불의 돈을 들여 비자를 연장해야하지요. 그게 싫고 돈이 아까워서 저도 실력 키워서 미국회사 꼭 도전해보고싶은데 비자때문에 저는 이회사에 묶여있을수밖에 없습니다. 남친에게 “나 미국회사 (더 좋은 환경과 더 나은 연봉)에 도전해보고싶은데 비자때문에 길이 막혀. 우리 결혼 지금 해서 나 영주권 받으면 나 꼭 미국회사에 취업하고싶은데 그렇게는 힘들까?” 라고 솔직하게 말해볼까요? 백번을 고민했지만 혹시나 남친이 자신을 어떤 “수단”이나 “목적”같은걸로 생각하거나 오해할까봐…..그래서 저를 떠날까봐….무섭기도했고…..여러가지로 너무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사실 저도 이야기 못했습니다.
심지어 남친은 비자서류연장이 몇천불이 드는것도, 수고로운것도 이해합니다. 저는 솔직하게 정말로 “$2000 비용 들일바에야 우리 결혼 일찍 해서 비자 연장에 돈도 안쓰고, 나도 취업 새로 하고, 우리도 적은 돈이지만 그동안 모은걸로 작은 집도 사서 같이 살고 싶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거꾸로 제가 시민권자고 남친이 이렇게 비자로 스트레스 받는다면 차라리 나랑 결혼해서 편해지라고 말할수있을것같은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문제인가요? 저는 괜히 남친이 저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주지않고 옆에서 꼭 남인것마냥 저를 지켜만 보고있는게 어쩔때는 밉고 서운합니다. 그 사람이 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제가 스트레스받는 문제에 도움을 주지는 않아서 그 사람의 사랑마저도 의심할때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서, 미국 사고방식이라서 결혼하기 전까지는 너는 너, 나는 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있는걸까요? 한국말은 완벽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 많은 뉴욕에서 25년을 살았고 어느정도 한국식의 생각을 갖고있을텐데…..제가 비자문제로 고민하는거 뻔히 알면서 저에게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있네요. 제가 너무 신데렐라처럼 왕자님을 기다리고있는걸까요?
그냥 훌쩍 비자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가버리면 저를 붙잡을까요……지금 당장 결혼할만큼 저를 사랑하지않는걸까요?어떤분들은 배가 부르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라, 남친을 왜 비자관련한 ‘수단’으로 쓰느냐, 라고도 말할수있는데….제가 3년동안 무슨 영주권에 목말라 그 사람을 일부러 사귄것도 아니고 우연히 사랑에 빠진게 시민권자 남친이고 서로 잘 사귀고있고……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왜 조금 더 빨리는 안되냐는거죠…..어차피 3년뒤에 우리가 결혼할거라면 그때는 저도 영주권자가 되겠지만 왜 조금 더 빨리는 제가 신분 혜택을 받을수없냐는거죠…
남친이 저와 결혼한다고했던게 진심이 아닐까요? 그건 정말 아닌데…. 그렇게 행동과 말이 다른 사람 아닌데……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인데……대체 왜 지금은 아닌건지…..머릿속이 너무 복잡합니다.